오버하우젠의 정신은 현재진행형
오버하우젠의 정신은 현재진행형
  • 김양균 기자
  • 승인 2013.04.09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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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문'기획, 재독한인의 어제와 오늘②

매년 8월15일이 되면 독일 중부 카스트롭 라욱셀 오이로파할레는 수천명의 재독한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3천여명 이상이 운집하기도 한다. 전체 재독한인의 수를 고려할 때, 10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600Km 이상 떨어진 베를린과 뮌헨에서도 찾아온다.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등의 독일 각지에 사는 한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이들이 수고를 마다않고 찾아오는 까닭은 바로 8·15광복절 행사 때문이다. 파독 광부 및 간호사들이 주축이 되어 자발적으로 시작한 재독한인 최대 행사인 8·15광복절행사는 올해로 43회를 맞는다.

43년 전 오버하우젠 광산

1971년 8월14일, 독일 중부의 오버하우젠 오스터펠더 운동장 곳곳에는 태극기가 걸려있었다. 4백여명의 재독한인들이 모여 있었다. 대개 정장을 입었고 한복차림의 여성들도 더러 있었다.

운동장에는 ‘주독 대한민국 김영주 대사님 환영’이라고 써진 현수막이 걸려있었다. 김영주 전주독한국대사를 태운 차량이 운동장에 들어섰다. 이 차량은 오토바이의 호위를 받고 있었다. 기다리던 이들은 박수를 쳤다.

광복절 기념식은 10시에 시작됐다. 곽태원 오버하우젠광산자치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송순천 광산자치회장의 인사말이 이어졌고, 김영주 전대사는 축사를 했다. 카알 환 베 광산사장의 축사도 더해졌다. 광부들은 태권도 시범을 보였고, 간호사들은 전통춤을 췄다.

기념식이 끝나자 축구대회가 열렸다. 딘스라켄, 함보른, 레크링하우젠, 겔센키르헨, 오버하우젠, 뮬하임, 보쿰, 캄프린트포어드의 8개 지역에 위치한 탄광별로 경기가 치러졌다. 김영주 전대사는 경기 전 시구를 했다.

저녁이 되자 오버하우젠광산 기숙사 홀에서 문화행사가 열렸다. 마이크와 앰프는 탄광회사 에서 빌려왔다. 노래자랑이 벌어졌고, 춤을 추는 사람도 있었다. 그 이듬해에는 광부들로 결성된 밴드가 공연했다.

오버하우젠의 정신은 현재진행형 

1963년부터 1971년까지, 광복절마다 각 지역 탄광에서는 소규모의 기념식과 체육대회가 열렸다. 그랬던 것이 1971년 이후부터 독일 전역의 한인을 대상으로 규모가 커졌고, 기념식, 체육대회, 문화행사 순으로 그 내용도 정해졌다.

1971 년 2월, 140명의 파독 광부들은 뒤셀도르프 공항에 도착했다. 98명은 오버하우젠 탄광의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이 중 일부가 독일에 도착한 첫 해 3·1절 행사를 주관했다. 같은 해 광복절에 개최된 행사가 발전, 지금의 8·15광복절행사가 됐다.

당시 독일탄광회사는 행사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탄광회사는 행사가 열리는 오버하우젠 기숙사로 돈을 보냈다. 이렇게 각 탄광에서 보내온 돈은 행사음식을 준비하는데 사용됐다. 광부와 간호사들은 직접 한국전통음식을 만들어 나눠 먹었다.

당시 함께 온 140명의 광부들은 강원도 탄광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기존 광부들과 갈등이 있었다. 화해를 위해 개최한 체육대회는 효과적이었다. 이때의 경험은 당시 처음으로 독일내 한인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광복절 및 체육대회를 주관하게 된 계기가 됐다. 오버하우젠의 기본 정신은 ‘화합’이다. 이 정신은 재독한인의 결속을 위한 원동력이 되었고,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독일내 한인들을 이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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