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간디의 무덤에 뭐라고 쓰여 있나
[시론] 간디의 무덤에 뭐라고 쓰여 있나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3.04.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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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간디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의 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인류가 존재하는 한 잊혀지지 않고 계속 인구에 회자될 사람이다. 석가모니나 예수 그리스도, 모하매트, 공자 같은 분들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신격화되어 있으니 비교할 바 아니지만 간디는 현대를 살았던 인물로 어느 종교인 못지않은 깊은 신념을 보여주고 갔다.

그는 인도에서 발행되는 모든 지폐의 도안으로 등장하는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되며 위대한 영혼이라는 뜻의 마하트마다. 1869년에 태어난 채식주의자로 깡마른 체구에 인도인 특유의 복장만 봐도 그의 독특한 인격을 짐작하게 한다.

20대에 영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획득하고 1891년 귀국하여 남아프리카 더반으로 건너가 백인들의 탄압과 인권유린에 시달리는 7만명의 인도인을 위해서 1914년까지 지도자로 활약한다. 여기서 그가 벌인 운동은 사티아그라하다. 진실에의 헌신이다. 비폭력 저항으로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이다.

간디는 영국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을 쟁취할 목표를 세우고 1915년 인도로 돌아온다. 1919년은 한국에서 3.1운동이 일어난 해다. 이 때 영국은 효과적인 식민지 지배를 위해서 론라트법이라는 민중탄압법을 제정하여 펀자브에서 일어난 민중봉기를 무력으로 진압한다. 400여 명이 죽었다.

이를 계기로 인도인들은 구름 속에서 비춰지는 태양처럼 찬란한 독립을 지향하는 희망을 갖게 되었다. 외국인 지배자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유혈폭동을 마다하지 않는 저항운동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

간디는 이 소용돌이 속에서 투옥과 석방을 반복한다. 1929년에는 인도의 독립을 선언하는 국민회의파 의장으로 추대되기도 한다. 그는 현재도 잔존해 있긴 하지만 그 당시에는 더욱 심했던 고질적인 카스트(계급) 폐기운동을 벌이며 하층민 지위향상을 제일 모토로 삼는다.

인도를 지배하는 영국세력에 맞서 싸우다가 투옥되면 단식으로 저항하고 그의 단식은 영국의 모든 매스컴에서 중대뉴스로 취급되어 영국의 여론을 움직이는 잣대가 된다. 그러나 그의 일생은 정작 제2차 세계대전이 연합국의 승리로 끝나면서 인도의 독립이 기정사실화 되었을 때 반이슬람 광신자세에게 암살되고 만다. 1948년 1월이다.

간디가 기원했던 인도와 파키스탄은 결국 통일을 이룩하지 못하고 분리된다. 국제정치의 술수다. 이는 우리나라가 미쏘 양 대국의 정책에 따라 남북이 갈라진 것과 맥을 같이한다. 통일을 갈망했던 간디와 김구가 각각 조국의 영광을 볼 사이도 없이 암살된 것도 똑같이 닮은꼴이 되었다.

간디는 저서 ‘인도의 자치’에서 서구 물질주의와 식민주의를 강력히 비판했고 김구는 ‘백범일기’를 통하여 한민족의 우수성과 일제의 간악한 통치를 질타했으니 비록 두 사람은 천리만리 떨어져 살았지만 나라를 생각하고 인류를 사랑하는 마음씨만은 한결 같았음을 알게 한다.

간디가 죽은 후 그의 무덤 앞 비석에는 일곱 가지의 경구(警句)를 새겨 놓아 후세인들에게 두고두고 가슴에 아로새겨야 할 보감(寶鑑)이 되고 있다. 이 경구는 평소에 했던 간디의 발언과 신념을 다듬어 놓은 것이다. 간디는 본래 사적인 이익을 배제하고 평등하고 청렴한 삶을 살아왔기에 종교의 경전을 대하는 느낌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원칙을 저버린 정치인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어느 나라 정치인들이나 대개 황금을 탐내는 사람들이 많다고 본 것이다. 간디는 말하고 있다. 정치인들이여, 돈 봉투를 탐내지 마라. 그대들은 진정 양심을 가지고 국법을 집행하고 있는가. 직책을 충실하게 지키지 않고 오직 사리사욕에 급급한 우리나라 정치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두 번째 노동 없는 부(富)를 경계한다. 요즘 노동귀족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노조간부만 되면 사용자를 윽박지르며 조직의 힘으로 사익(私益)을 도모하는 일이 비일비재한다. 노동 없이 분배와 무상을 바라면 안 된다는 말씀이다.

셋째 부자들은 가난한 이웃을 둘러보아야 한다. 혼자서 번 것이 아님을 깨닫고 양심 없는 쾌락에 빠지는 것을 경계했다. 넷째 교육자들은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여 교육에 임해야 하며 그것은 인격 없는 교육을 경계한 것이다.

다섯 번째는 기업인들이 이윤추구만을 목적으로 약육강식의 정글 세계에 탐닉하는 것은 도덕성을 상실하여 인성을 파괴하는 것이어서 자제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여섯 번째는 인간성 없는 과학에 대해서다. 과학은 차갑고 냉철하다. 과학이라는 이름으로 생명을 우습게 여기거나 인간위주의 연구에서 소홀하면 안 된다는 뜻이다.

마지막 일곱 번째는 종교인들에 대한 강력한 경고다. 염불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만 눈독을 들인다는 속담이나 연보 돈을 걷는 잠자리채만 바라보고 있다는 우스개는 우리나라에 예전부터 있어온 말이다. 인도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희생과 봉사를 생명으로 해야 할 종교인들이 신앙의 본질이 아닌 이권다툼으로 허송세월을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을 펴놓은 것이다. 간디의 무덤 앞에 쓰인 이 경구들은 오늘날 한국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아니 세계 어느 나라나 똑같다. 부정부패가 난무하는 세상이다. 박근혜정부도 여기서 벗어나려면 집권 초에 일벌백계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박근혜대통령은 원칙주의자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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