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사와 호평 받은 한독수교 130주년 기념 베를린공연
찬사와 호평 받은 한독수교 130주년 기념 베를린공연
  • 베를린=김 도미니카 기자
  • 승인 2013.05.20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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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무용단 ‘코리아 환타지’

 
1962년에 창단된 국립무용단(예술감독 윤성주)이 5월13일 19시30분 베를린극장 Theater am Potzdammer Platz에서 전통과 창작무용 공연을 펼쳤다. 한독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이 행사는 문화체육부, 주독한국대사관, 해외문화홍보원, 국립극장, 국립무용단과 독일외교부의 후원으로 성사됐다.

중요무형문화제 제92호 태평무(보유자 강선영)로 시작되어 강강술래, 동래학춤, 중요무형문화제 제97호 살풀이춤과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보유자인 이매방씨의 삼고무, 오고무로 막을 내린 이 공연은 생존해 있는 한국전통무용계 거장들의 작품과 민속춤, 창작 춤의 향연이었다. 황해도, 경기도, 호남과 영남지방에서 유래된 다양한 한국 춤사위가 돋보인 공연이기도 했다.

공연 전, 앞으로도 다방면에서의 양국 간 교류증진이 있기를 바라는 인사말과 축사가 있었다. 김재신 주독대사는 인사말을 통해 뜻 깊은 한독수교 130주년을 기념하는 이 행사를 후원해준 독일 외교부에 감사를 전하며 윤성주 예술감독을 비롯한 국립무용단원들의 노고는 한독간의 우호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단법인 독한협회의 명예회장인 하르트무트 코쉭 외무차관과 한스울리히 쟈이트 전 주한 대사는 축사에서 한독수교 130주년을 축하하는 한국 최고 수준의 춤 공연이 베를린에서 열리게 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김황식 전 총리를 비롯한 내빈들과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태평무는 왕과 왕비가 궁녀들과 나라의 풍년과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춤이다. 화려한 궁중의상에 경기도당굿의 낙궁, 터벌림, 섭채, 올림채, 도살풀이, 자진 도살풀이 장단을 바탕으로 한국전통 춤의 정·중·동이 화려하며 절도 있게 표현되는 태평무에서 무용수들이 절도 있는 한삼놀림과 의젓하며 경쾌한 발디딤새로 신명, 기량을 과시하였다.

주로 궁중의 연례악었던 아악 수제천의 광대하면서도 부드러운 리듬을 타며 당파나 서로의 대두된 주장을 내세우는 대신들이 악기 ‘아박’을 손에 쥐고 전통춤으로 키운 신체중심력 위에 현대적 동작으로 장내에 긴장감을 도출해 낸 창작 춤 ‘품’으로 이어졌는데, 이 춤의 의상색상 등이 고구려의 고분벽화 ‘무용총’을 연상하게 했다.

하늘을 날며 하계의 인간과 교류한다는 비천(천녀)을 형상화한 창작무용 여성군무 ‘천상화’는 양손에 든 연꽃으로 고귀함을 표출하고 상체의 몸매가 드러나는 서구적 의상에 섬세하고 우아한 춤사위로 여성스러움이 돋보인 안무로 전통과 현대가 공생하는 한국 춤 문화의 일면을 보여주었다. 학의 고고함과 자유분방함으로 창공을 날고자 하는 염원과 의지를 맺고 푸는 춤사위의 일품인 무용가 최혁의 ‘비상’을 무용수 조재혁이 노련한 춤사위로 무대를 장악하는 독무를 했다.

땅에 뿌리를 둔 인간이 북의 리듬과 여 무용수들의 춤으로 땅의 기운을 부르는 ‘태’로 1부의 막이 내렸다. 청과 홍색 치마와 흰 저고리에 머리를 길게 땋아 늘인 무용수들이 손에 손을 잡고 등장하여 여러 형태를 조성했다.

민요의 선율을 따라 경쾌한 춤사위로 엮어지는 이 민속놀이 강강술래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문화유산으로 선정된 중요무형문화재 제82호다. 해남, 완도, 진도에서 유래한 이 민속놀이는 인간들 간의 다정하고 조화로운 유대관계의 상징적 표현으로서 춤사위 중에 앞 사람이 채어 넘어지지 않게 바로 뒷사람이 앞 사람의 치맛자락을 잡아주는 모습이 이채롭다.

호남의 강강술래에 이어 무대에 올려 진 영남의 민속춤인 동래학춤은 1972년 부산광역시 지방무형문화재 제 3호로 지정된 춤으로서 동래지방에서 전승되어 오는 학춤이다. 자연과 조화롭게 유유자적하며 살아가는 훨훨 날아가는 학의 움직임을 갓을 쓰고 도포를 착용한 선비들의 모습을 남자 단원들이 경쾌하고 흥겹게 표출하였다.

부채춤은 부채와 의상의 화려한 빛깔과 다채로운 춤사위로 국제적 한국문화홍보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번에 공연된 부채춤은 춤의 흐름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다채롭게 변형된 춤사위가 도입되어, 건강하고 생동감 있는 공간을 연출한 송범이 교수의 안무이다. 황해도의 가면극에 기초한 봉산탈춤의 일곱 번째 마당인 ‘미얄할미’가 미얄할미가 젊은 여인과 바람을 피우는 미얄영감과 대면하는 내용이 탈을 쓰고 열연하는 무용수들의 몸짓으로 잘 표현됐는데, 미얄할미 역을 남자 무용수가 맡아 이색적이었다.

삼북과 오북을 세워놓고 사물놀이 팀의 협연으로 한국전통 북 가락을 박력 있게 두드리며 춤을 춘 국립무용단원들의 오고무와 삼고무는 이 기념공연의 절정이었다.

국립무용단의 베를린공연은 2004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국립무용단의 이번 공연에 대한 찬사와 호평의 여운이 독일 속에 남았다. 역동하며 번영하는 한국의 한 모습을 보여주는 춤과 맞물리는 궁중음악, 민속음악과 현대음악의 음률도 감상할 수 있는 이런 한국전통 무용계의 수준 높은 공연이 1회로 끝나지 않고, 더 많은 독일인들이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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