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유럽차세대에‘하회탈춤’가르친 안동시의 품격
[수첩] 유럽차세대에‘하회탈춤’가르친 안동시의 품격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3.07.22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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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방문때 문화의 정수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해야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어깨가 덩실거리는 게 우리 춤입니다.” 하회탈춤을 공연하던 이가 무대에서 내려오더니, 우리 춤을 가르쳐주겠다고 한다. 안동국악문화회관 2층 강의동에서는 7월18일 하회탈춤 한마당이 펼쳐졌다. 안동하회탈춤 전수자들이 직접 나와서 탈춤 공연을 선보이고는, 나아가서 춤을 가르쳐준 것.

재유럽한인총연합회(회장 박종범)가 주최한 ‘남북평화통일 기원 2013 재유럽한인차세대 국토대장정’에 참여한 이들이 대상이었다.유럽차세대 70여명은 이날 안동을 방문했다. 부산에서 시작해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9박10일간의 여정이었다.안동에서는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퇴계종택을 방문하고 국학문화회관에서 숙박을 했다.하회탈춤 공연은 이날 저녁에 이뤄진 것이었다.

“할미춤은 엉덩이를 뒤로 쑥 내밀어야 합니다.그리고는 예쁘게 흔들어야 합니다.” 강사가 시범을 보이고는 따라 하도록 했다.강사를 가운데 놓고 큰 원을 그린 참석자들이 할미춤을 추면서 신나게 한바퀴 돌았다.“병신춤은 한쪽팔은 힘을 빼서 늘이고, 한쪽 팔은 배꼽에 붙인 모양으로 시작합니다.”

하회탈춤에 녹아있는‘한국의 몸짓’은 참석자들의 흥미를 불러 일으켰다. 이들은 강사의 몸짓을 따라 하며, 웃고 즐겼다. “우리가 준비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안동시에서 유럽에서 차세대가 온다니까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해줬어요.”

박종범 회장도 흥에 겨운 표정으로 반문했다. 안동시가 유럽 차세대 방문을 맞아 ‘하회탈춤’을 선물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차세대들에게 탈춤에 녹아 있는 한국의 몸짓도 가르쳐줬다는 것이다.유럽총연이 주최한 국토대장정은 하나같이 좋은프로그램으로 이어져 있다.

하지만 이날 저녁의 탈춤교육 프로그램은 정말 두 손으로 큰 박수를 쳐도 모자랄 만큼 대단했다는 게 기자의 생각이다. 규모가 대단해서도 아니고, 흥미가 만점이어서도 아니다. 해외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이들에게 한국의 신명과 해학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것이 바로 그자리였기 때문이다.

안동은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라고 한다. 한국 양반문화의 본거지라고도 한다. 조선 유학 최고봉을 이루는 퇴계 이황이 있고, 징비록의 서애 유성룡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일제침략에 맞서 분연히 만주로 떠나 독립운동에 헌신한 석주 이상룡 등 애국지사들이 있는 곳이다.

이곳에는 학문과 애국의 엄숙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할미춤과 병신춤이 있다. 각시가 추는 춤이 있고스님이 추는 춤이 있다.해학과 풍자, 신명과 흥이 어우러져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 문화의 정수를 이루는 한 부분이다.

안동시가 유럽차세대를 위해 이 같은 우리문화의 정수를 ‘선물’한 것은 정말 대단한 결정이라 하겠다. 권영세 시장과 안동시 담당 공무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7월과 8월은 해외 한인사회로 보면 모국 캠프로가득찬 달이다.

한인회를 비롯해 다양한 단체들이 이 같은 프로그램을 만든다. 이들은 서울뿐 아니라 우리 나라 구석 구석을 찾는다. 많은 지자체들을 방문한다. 모국을 찾는 차세대들에게는 이 한번의 기회가 가슴에 큰 기억으로 남는다.

이를 위해 지자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안동시가 한 것처럼 우리 문화의 정수를 소개해주는 일일 것이다. 우리 문화는 국토 곳곳에 깔려있고 녹아있다. 이를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도록 지자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안동시와 같은 기획이 곳곳에서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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