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마지막 길은?
[시론]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마지막 길은?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3.08.29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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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용틀임이 거세다. 8.15 패전일을 맞이하여 제국주의의 침략과 피해에 대한 최소한의 사과와 반성을 기대하는 것은 이미 물 건너 간일인줄 알지만 그래도 혹시 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미국에 대한 체면치레와 예의 때문이었다. 미주리 함상에서 무조건 항복한 일본은 패전 이후 미국의 절대적인 원조와 후원으로 겨우 먹고 살아야 했다. 미국의 지배 하에 들어간 일본이 기사회생한 것은 생각지도 않았던 6.26사변이 한국에서 터지면서부터다.

미군을 주축으로 유엔군이 참전한 이 전쟁은 무려 3년을 넘기며 제2차 세계대전에 못잖은 치열한 전투를 치러야 했다. 형식상 봉합으로 정전협정이 맺어졌으나 지금도 한국은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대결상태에 있다. 소련의 사주를 받은 김일성의 남침으로 이뤄진 6.25전쟁은 남북 공동으로 증오하고 사갈시하던 일본을 부흥으로 이끌어주는 효자노릇을 했으니 결국 김일성의 오판이 일본을 패전에서 건져준 셈이다.

일본은 모든 유엔군의 군수기지 역할을 하면서 전전(戰前)의 공장시설을 풀가동할 수 있었으며 미군 창녀촌에 모였던 수많은 여성들은 생산의 역군으로 고용되었다. 일본은 이를 계기로 경제대국으로 발전하는 기적을 이뤄냈다.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제품을 만들고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은 일제(日製)는 대환영을 받는 경제적 성과를 일궜다. 그것이 모두 미국의 덕분임을 그들은 잘 안다. 미국이 베푼 은혜는 일본으로서는 큰 절을 올리며 영원히 잊지 말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하지 못한다는 속담대로 그들은 이제 진주만을 폭격했던 그 당시의 오만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정권을 장악한 아베총리와 아소부총리는 모두 전범(戰犯)의 자손들이다. 아베의 외조부는 A급 전범으로 맥아더사령부에 체포되었다가 풀려났으며 아소의 집안은 조선 노동자 1만 명을 고용하고서도 전쟁이 끝난 후 1원 한 푼주지 않고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아소탄광의 주인이다.

이들의 머리 속에는 오직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던 제국주의 일본전범들의 피가 흐르고 있을 뿐이다. 그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동남아를 유린하던 일본의 영광을 그리워한다. 미국의 원자폭탄은 일본의 잘못이 아니라 피해자로 둔갑한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현장이 평화공원이다. 전쟁을 일으켰던 당사국이 오히려 피해자가 되기 위해서는 평화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민족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평화공원에 들어가면 방명록이 있다.

여기에는 미국의 원자탄 투하에 대한 원망과 수십만의 희생자에 대한 위로로 가득 차 있다. 원폭투하는 미국도 원하지 않았던 일이다. 이미 독일과 이태리가 항복한 마당에 일본은 태평양의 섬을 옥쇄(玉碎)의 기지로 만들며 미군의 희생을 강요했다. 재래의 전법으로 일본을 제압하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가야 함은 물론 인명의 피해가 많을 수밖에 없는 전쟁구조였다. 희생을 줄이고 하루라도 빨리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의도에서 원폭투하가 결정된 것은 역사의 증언이다.

현재 일본의 정치지도자들은 이를 교묘하게 위장하면서 과거에 집착한다. 자위대를 군대로 개편하고 평화헌법을 고쳐 교전(交戰)이 가능하도록 하며 해병대 신설로 상륙작전을 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려 한다. 한 마디로 제국주의 일본시절로 돌아가겠다는 태도다. 상당수의 일본 양심세력은 이에 반대하고 나선다. 그러나 정권전체가 움직이는 일본우익은 끄떡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류 드라마나 케이 팝에 빠진 친한 세력을 경멸하고 혐한(嫌韓)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국인에 대한 테러도 종종 발생한다.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난 후 연합군 사령부는 전쟁범죄자에 엄중한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사형이 집행된 자는 겨우 7명에 불과했다. A급 전범들도 모조리 풀어줘 정치지도자로 변신할 수 있었다.

사형 당한 7인은 태평양전쟁의 총책임자 도조 히데키를 비롯하여 중일전쟁을 기획한 히로타 고키, 만주를 식민지화한 도이하라 겐지, 남경대학살 주범 마쓰이 이와네, 만주사변 주모자 이타가키 세이시로, 버마의 도살자 기무라 헤이타로, 필리핀 포로를 학대한 무토 아키라 등이다. 이들의 위패는 야스쿠니신사에 있다. 그러나 뼛속까지 극우인 일본세력들은 몰래 이들의 유골을 감춰뒀다가 순국칠사묘(殉國七士墓)를 만들었다.

일본 아이치(愛知)현 산가네산 정상에 이들의 묘소를 조성한 것이다. 이 사실은 극비에 붙여져 있던 것을 JTBC가 취재하여 공개했다. 순국칠사묘라는 비명글씨를 아베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가 썼다. 전범이 전범의 비명을 쓴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묘소의 조성은 세계를 향해서 전쟁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행위가 아니고 무엇인가.

이처럼 일본의 우익화가 깊숙하게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외교부는 이들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 심지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일본 국회의원들의 명단조차 발표를 꺼린다. 물론 외교의 기법 상 몰아붙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러나 최소한 우리 국민의 대일감정에 맞춘 정보공개와 대응책은 정부가 해야 할 몫이다. 반성하지 않는 일본의 마지막 길은 멸망뿐임을 일깨워주는 것도 필요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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