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채동욱과 조희준의 혼외 아들
[시론] 채동욱과 조희준의 혼외 아들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3.09.16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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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은 대한민국의 법과 질서를 지켜내는 사정기관의 최고봉인 대검찰청 총장이다. 진부한 표현을 빌려 쓴다면 ‘나는 새도 떨어뜨릴’만한 권력이다. 그가 검찰총장 후보로 국회 청문회장에 나섰을 때 국민의 기대는 컸다.

총리나 장관으로 임명된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는 통에 본의 아니게 낙마하는 사태가 벌어져왔던 사실을 잘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은 채동욱의 깨끗함과 검사로서의 직무능력에 신선함을 느꼈다. 심지어 어떤 야당의 청문회 위원은 ‘보좌관에게서 채동욱 후보자의 뒤를 파볼수록 미담만 나온다.’는 보고를 들었다고까지 얼러댔다. 역대 검찰총장 어느 누구보다도 가볍게 청문회를 통과했다.

그는 총장 취임 이후 이른바 국정원 댓글 사건을 진두지휘하며 전 국정원장 원세훈과 전 서울경찰청장 김용판을 구속 기소했다. 그들에게 선거법 위반죄를 덮씌운 것은 무리가 아니냐하는 얘기가 관계기관과 법조계에 떠올랐으나 채동욱은 그대로 밀어붙였다. 이로 인하여 대선 불복 사태가 벌어지고 촛불집회가 열리기 시작하여 민주당까지 가세하는 정치적 사건으로 확대되었다.

게다가 국회에서 전두환 추징금환수법이 통과되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는 초토화되는 사태로 발전했다. 채동욱은 그 중심에서 이를 추진하였으며 16년 만에 무려 1700억에 이르는 막대한 추징금을 환수하기에 이르렀다. 그 여진으로 노태우까지 추징금 완납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모든 것이 채동욱의 소신과 배짱으로 이뤄낸 성과라는 평을 받았고 좌고우면하지 않는 뚝심 총장에게는 야당의 찬사와 국민의 성원이 이어졌다. 여당에서도 마지못해 응원의 발언이 있었지만 법무부나 국정원은 말은 못해도 퉁퉁 부었다. 이럴 즈음 청천벽력으로 조선일보에서 채동욱의 혼외 아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언론에서 취재한 사실을 1면 톱으로 기사화할 때에는 어지간한 자신이나 확신이 없으면 하지 못하는 일이다.

더구나 채동욱의 사회적 위상으로 볼 때 위험한 가십거리는 아니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에 대한 공방이 그치지 않는다. 채동욱은 처음부터 부인(否認) 일관이다. 유전자 검사를 받을 용의도 있다고 큰소리치며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그 이튿날 전광석화처럼 사표를 냈다. 혼외 자식을 두었다는 것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도덕적 흠결이다. 그게 사실이라면 검찰총장직을 유지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는 중론 속에 그의 강력한 부인과 유전자 검사, 소송 등 일련의 행동은 그가 주장하는 검찰 흔들기의 희생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법무부의 감찰 발표 한 시간 만에 전격적인 사퇴를 단행한 것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를 밑받침하는 꼴이 되었다. 물론 아직 진상은 정확하지 않다. 제기된 소송이 계속 진행된다면 유전자 검사가 시행될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채동욱 사건이 있기 직전에 우리는 사회적 지도인사 또 한 사람의 혼외 아들 문제를 접했다. 조희준과 차영 사이의 아들을 두고 친자 확인 소송이 벌어진 사실이다.

조희준은 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의 아들이다. 그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떠도는 얘기가 많았지만 논외로 하고 국민일보 회장이었다는 그의 경력이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이 만만찮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을 끌었다. 더구나 그와 사적인 인연을 맺었다는 차영은 아나운서 출신으로 김대중 정부에서 발탁하여 청와대 사회문화 비서관까지 올랐던 여인이다.

그에게는 남편과 자식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희준과 눈이 맞아 불륜을 저질렀고 그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 이른바 조희준의 혼외 아들로 등장한 것이다. 개인적인 가정생활의 내막을 발가벗긴 것은 차영이다. 차영은 비극적인 가족사까지 공개하며 혼외 아들의 뿌리를 찾아 주겠다는 일념으로 모든 명예까지도 던져버리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우리는 채동욱과 조희준 두 사람이 모두 사회 지도층 인사로서 국민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도층의 일거수일투족은 국민들에게 주는 영향력에서 일반 시민과 전혀 다르다. “나는 바담 풍 해도 너는 바람 풍 해라”는 서당에서의 속담이 있지만 채동욱과 조희준의 행동 기조는 ‘혼외 아들이 사실’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기대했던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말 할 수 있다.

남의 잘못을 제대로 밝혀서 벌을 주는 검사와 잘못을 저지르지 않고 회개하며 살아야 하는 순복음 교회의 교리가 몸에 배인 지도자가 하필이면 여인과의 스캔들에 휘몰린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소송으로 진실을 밝히기보다 본인들의 진실토로로 밝은 사회로 가는 것이 그나마 땅에 떨어진 윤리의 가닥을 바로 잡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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