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죽은 사람을 또 죽여?
[시론] 죽은 사람을 또 죽여?
  • 전대열<大記者>
  • 승인 2013.10.3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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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으로 태어나서 좀 오래 사는 사람은 있지만 영원히 사는 사람은 없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읽었다는 성경에 따르면 7,8백 살까지 산 사람들이 많다. 사실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그렇게 오래 살면 별로 할 일이 없어 지루한 나날을 보내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괴로울 것 같다. 요즘 우리나라도 고령화 사회로 치달아 올라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15%를 육박한다고 난리법석이다. 머잖아 20%를 넘으면 노동인구의 감소로 노인네 치다꺼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장수가 집안의 경사였던 시절은 이미 지나가고 이제는 골칫거리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쓰름하기만 하다. 정부에서는 노령연금이다, 기초연금이다 하면서 재원을 조달할 방법이 없어 쩔쩔 매는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필자는 일찍이 노인연령을 70세 이상으로 올려 수혜자를 대폭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부에서는 헛바퀴만 돌리고 있다.

이러한 나이 타령 속에서 사형이 집행된 사람이 이튿날 다시 살아났다고 해서 시끄럽다. 물론 우리나라 얘기는 아니다. 원자폭탄을 만들려고 온갖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눈총을 받고 있는 이란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란 북부 코라산주에서 마약밀매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알리레자는 서른일곱 살에 사형이 집행되었다.

우리나라도 마약범죄는 중형으로 다스리고 있지만 극형까지는 아니다. 그러나 영국과의 아편전쟁으로 치욕을 맛봐야했던 중국에서는 마약사범은 사형이 원칙이다. 이슬람 국가인 이란도 마찬가진데 교수형으로 집행된 12분이 지난 후 참관의사가 검시를 통하여 죽었음을 확인했다.

교도관들은 사형수의 시신을 교수대에서 분리하여 시체보관소로 옮겼다. 절차와 순서가 적법하게 이뤄졌다. 다음날 시신을 가족들에게 인도하기 위해서 보관소에 갔을 때 분명히 죽은 것으로 확인되었던 사형수가 의식을 회복하여 멀뚱멀뚱 눈알을 굴리고 있었으니 교도관들만 기절초풍했다.

그의 부인과 두 딸은 ‘기적’이라며 기뻐했다. 그러나 교수형을 선고했던 법원은 재 집행을 명령했다. 판결을 번복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제 엠네스티본부에서는 “사형집행을 중단하라” 요구하고 나섰다. 원래 이 단체는 정치범에 대한 사형집행을 중지하라는 캠페인을 벌여왔지만 요즘은 한 발 더나가 전반적인 사형폐지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해 왔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해서 “사형의 고통을 이미 맛본 사람에게 다시 형을 치르게 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울 만큼 끔찍하고 반인도적인 처사”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다른 나라에서도 있었을까.

또 사형 집행이 정당하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살아난 경우에 살려준다는 법을 가진 나라가 있을까. 아직까지 그런 나라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사형이 집행되었는데 다시 살아난 사람이 없지만, 살아나면 살려준다는 법도 없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작년 한 해에만도 312명이나 사형을 집행했던 이란에서도 이번 ‘부활사건’은 매우 특이한 케이스로 받아들였던지 그에 대한 사형을 면제하기로 결정했다는 후문이 들려왔다. 매우 잘한 결정이다. 나는 물에 빠진 고등학생을 건져내 인공호흡을 시도했으나 의사가 와서 항문을 들여다보더니 “이미 항문이 열려 사망했다”고 하면서 왕진료만 챙겨가는 것을 목격한 일이 있다.

의사의 사망진단이 내려졌지만 입 가장자리에 실낱같은 거품이 보이고 있어 인공호흡을 그칠 수 없었다. 그 덕분인지 그는 춘천도립병원으로 이송된 후 살아났다. 기적이었다. 그 뒤 아버지를 따라 내 사무소로 고맙다는 인사까지 왔었는데 그 때 저승사자가 데려가지 못한 것이었던지 이듬해 기어코 세상을 떴다는 말을 들었다. 1년 전에 죽었어야 할 사람을 억지로 살려낸 꼴이 되었다.

이처럼 우리가 기적이라고 생각하는 부활사건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부활의 대표주자는 예수다. 그의 부활은 사전에 예고되었던 것이고 2천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전 세계민의 사랑과 믿음의 대상으로 살아 계신다. 이란에서 강간이나 간통을 저지른 죄인은 목 부위까지 신체를 땅에 파묻은 뒤 주민들의 돌팔매질을 맞게 한다.

대부분 죽음으로 이어지지만 다행히 목숨이 끊어지지 않았으면 풀어주는 관용도 베푼다. 호주에서는 강도죄로 교수형이 집행된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목을 맨 끈이 두 차례나 끊어졌다. 세 번째는 발이 땅에 닿는 통에 죽일 수가 없었다. 이를 지켜보던 주지사가 집행을 중단시켰다. 그는 기실 진범이 아니었다. 나중에 진범이 잡혔다.

까딱했으면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 죽을 뻔 했는데 하늘이 돌봐준 사람이라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영국 옥스퍼드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유아 살해범인 앤 그린은 교수형이 집행되어 사망이 확인되었다. 그의 시신은 의학연구용으로 기증되어 시신을 해부하려던 의사는 그녀가 살아있음을 발견했다. 그는 석방되어 애를 셋이나 둔 엄마가 되었다.

미국 오하이오에서는 약물주사로 사형집행을 하려고 했으나 의료진이 두 시간동안 주사할 정맥을 찾지 못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에 대한 처분은 연방법원에서 현재 심의중이다.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은 지극히 확률이 낮다. 더 살라는 하늘의 명령이다. 또 죽여서 뭘 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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