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취재] "쿠웨이트의 북한 노동자 4천명, 처우 열악해"
[현지취재] "쿠웨이트의 북한 노동자 4천명, 처우 열악해"
  • 쿠웨이트=이종환 기자
  • 승인 2013.11.22 02: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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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은 북한노동자 고용 못해...북한붕괴 대비 매뉴얼 필요

“쿠웨이트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4천명이나 나와 있습니다. 북한 대사관도 있고, 우리나라보다 수교가 빨라요. 걸프지역을 커버합니다.”

신광철 민주평통 쿠웨이트 대표위원

쿠웨이트 시티의 크라운 플라자 호텔 일식당에서 신광철 민주평통 쿠웨이트 대표위원이 얘기를 꺼냈다. 중동에 온지 35년이 됐다는 신대표는 쿠웨이트에서 액세서리 유통이 메인인 알리 알 아라디 트레이딩사를 경영하고 있다. 그는 새벽인력시장에 가면 적잖은 북한 노동자들이 삽을 들고 일자리를 구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면서, 이들은 손재주가 좋아 일을 빨리 잘 한다는 평판이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 노동자들은 집단으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15년 전부터 쿠웨이트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중국기업에 고용돼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쿠웨이트 인력회사에 직접 소속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함께 자리한 현봉철 회장이 덧붙여 소개했다. 현회장은 전전임 한인회장을 지냈다. 그 역시 중동생활이 33년이라고 했다.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알 알가님 앤드 선즈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이날 모임의 화제는 쿠웨이트에 나와있는 북한 노동자들이었다. 북한 노동자 수가 4천명이나 되는 가운데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이들이 고립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인가가 화두였다. 신대표는 “우리 정부에서도 비상상황에 대한 매뉴얼이 수립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민주평통 중동협의회에서라도 매뉴얼 수립을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봉철 전임 쿠웨이트 한인회장

걸프지역에 나와 있는 북한 노동자 수는 쿠웨이트 4천명을 포함해 모두 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북한내 이상상태로 이들이 고립되면 의료와 주거, 식품 공급에 문제가 생길 텐데, 이 경우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게 이야기의 단초였다.

“북한 노동자들을 길거리에서 종종 만납니다. 안타까울 정도입니다.” 심현섭 쿠웨이트 한인회장도 얘기를 거들고 나섰다. 논의는 북한 노동자들의 실상으로 이어졌다. 이들이 처해 있는 환경이 극히 열악하다는 것. 일은 열심히 해도, 처우는 인도나 중국인 노동자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북한노동자들이 중국기업을 통해 우리회사 프로젝트에 참여한 일이 있어요. 하지만 곧 모처에서 연락이 왔어요. 북한노동자를 쓰면 곤란하다고요.” 이렇게 말하는 현봉철 회장은 한국기업의 프로젝트에 북한노동자가 투입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한다.

“쿠웨이트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의 프로젝트에서 일하는 외국노동자가 4만명이 넘습니다. 북한 사람들이 와서 일하게 된다면, 서로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통일비용을 줄이는 일도 되고요.” 이렇게 말하는 신광철 대표는 외국 노동자보다는 북한사람을 쓰는 게 향후 통일을 대비한 포석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신대표는 내년 2월 쿠웨이트에서 민주평통 중동협의회 모임이 열린다고 말하면서, 이때 북한노동자 문제를 의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평통 중동협의회 간사를 맡은 강동진 바티디자인 대표도 함께 했다. 그는 미군부대에 T셔츠를 공급하면서, 의류에 문양을 넣는 실크스크린인쇄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백부의 권유로 쿠웨이트에 왔다가 독립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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