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선거법에 묶여버린 '해외 참정권'
현행 선거법에 묶여버린 '해외 참정권'
  • 조규일 특파원
  • 승인 2010.11.1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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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2년 재외국민 선거 시행을 앞두고 재외국민 모의선거가 1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서 비상한 관심 속에 치러졌다.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 관할지구는 해당지역 거주의 재외국민 규모로 볼때 단일 공관으로는 전 세계를 통틀어 가장 크다. 이에따른 총 유권자수만도 20만명을 헤아린다.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도 그만큼 향후 해외참정권 시대를 맞아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 관할지역 유권자의 규모가 타지역에 비해 월등히 크다는 데 있다.

그러나 정작 투표율은 저조했다. 실질적인 투표 효과가 없는 모의선거인데다 각종 선거법 관련 규제로 인해 투표에 나서는 게 여의치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모의투표 신청자 수도 835명에 불과했지만 이 가운데 실제 투표자수 역시 이날 최종 집계결과, 전체 투표 신청자수의 11%에도 못미치는 90명으로 조사됐다.

참정권 시대의 긍정적인 미래도 엿보였다. 참가자들은 비록 모의선거지만 본국 선거에 한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는 데에 자못 흥분된 감정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현행 제도의 문제점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네바다주 리노에서 차를 몰고 10시간 가량 운전해 총영사관을 찾은 리노 한인회의 노승길(네바다-리노 주립대 의대교수) 수석 부회장 등 지역 한인인사 2명은 “리노 지역 사회 유권자 가운데 절반이 투표에 나서겠다는 사람들”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생업을 무시하고 800Km나 떨어진 곳을 찾겠다는 사람은 이 가운데 아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참가하지 않으면 해외동포들이 선거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국회나 정부에 비쳐질까봐 온갖 개인적 희생을 무릅쓰고 이번 투표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모의선거에 참여한 LA지역 거주의 한 남성도 “아무리 LA에 산다고 하더라도 총영사관을 찾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면서 미국처럼 우편투표가 가능해졌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이번 재외국민 선거 모의투표에는 미국 등 세계 21개국 26개 공관을 통해 사전 등록한 1만여명 가운데 30~40%가 15일(각 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모의선거에서 모아진 투표용지는 외교행낭을 통해 외교통상부로 반송된 뒤 중앙선관위에 전달되며 다시 투표자의 거주지에 따라 전국의 해당 구·시·군 선관위로 보내져 최종 집계에 포함되는 절차를 밟게 된다.

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부터는 영주권자, 해외 잠정체류자 등 자격조건을 갖춘 해외 거주 한국인들이 선거에 참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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