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기] 세계 최대의 석불 '낙산대불'을 찾아서
[방문기] 세계 최대의 석불 '낙산대불'을 찾아서
  • 중국 낙산=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5.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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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이상해요. 사천성 대지진 때 낙산시에는 피해가 전혀 없었어요. 시민들이 낙산대불이 이 지역을 보호해준다고 더욱 믿게 되었지요.”

5월16일 오후. 낙산대불 옆으로 구곡잔도(九曲棧道), 길고 긴 계단 길이 이어져 있었다. 까마득한 아래를 보니 현기증이 일 정도였다. 높이 70미터에 달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석불인 낙산대불.

그 옆으로 파도가 만들었다고 하여 붙여진 구곡잔도를 타고 내려오는데 오금이 저린다. 계단 내려가기를 포기하는 중국인 할아버지도 보였다.

“여기서 멀지 않은 사천성 이빙에서 화재사고가 몇 일 전에 났어요. 고속버스가 불에 탔는데 중국TV는 이 사고를 세월호와 비교하더군요.”

5월12일부터 일주일간 중국 사천성 성도, 중경직할시 등을 취재했는데 세월호 참사에 대한 뉴스가 재중한인들의 관심사였다. 중경에서는 노란 리본 그림이 그려진 배지달기 운동이 있었고, 분향소가 만들어진 성도에서도 세월호를 주제로 한인들이 의견을 나눴다

낙산대불을 동행한 임재현 재중국한국인회 중서부연합회 사무총장은 낙산에서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중국인 손님들도 세월호에 대해 묻는다고 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TV가 이빙의 한 고속버스 화재사고를 세월호 참사와 비교했다는 것.

고속버스 사고가 발생한 이빙은 영화 와호장룡의 배경이 됐던 곳. 세월호 선장이 자기배를 버리고 동망 간 것과 달리, 운전사는 손님들을 탈출시킨 뒤 맨 마지막에 나왔고 방송은 ‘용맹’하게 표현했다는 것.

“낙산시는 예로부터 홍수의 피해가 컸습니다. 도시를 보호하기 위해 낙산대불을 세웠다고 합니다.” 민강, 대도하, 청영강 세 줄기의 강물이 합쳐지는 낙산시. 물이 범람하기에 쉬운 조건이었다. 낙산대불은 당나라 현종 713년에 시작돼 90년 동안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리고 귀 길이만 7미터, 어깨 넓이만 20미터, 높이 70미터에 달하는 대불이 세워졌다. 한쪽 발등에 200여명이 앉을 수 있는 초대형 석불. 땀을 한차례 식힌 뒤 계단을 올랐다. 이종직 재중국한국인회 중서부합회장이 앞장을 섰다.

“이 지역 흙이 알카리성입니다. 붉은 색 토양인 것이 특징인데 특이하게 조각을 하면 겉 부분이 딱딱해져요.” 이날도 수많은 관광객이 민강에서 배를 타고 낙산대불을 관람하고 있었다. 낙산대불은 이 도시의 주요경제기반이 된다고 임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내 눈은 도려낼 수 있으나, 부처님의 재물은 얻기 힘들 것이다. 자목완가 불재난득(自目可剜佛财难得).”

낙산대불이 만들어진 유래와 관련해 이런 대목이 나왔다. 713년 해통화상에 의해서 대불공사가 시작됐는데 20여년의 시주금을 모은 끝에 혜통화상은 마침내 계획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모았다. 하지만 어느 관리가 해통화상이 시주로 받은 재물을 탐냈다고 한다. 그 때 해통화상이 탐욕스러운 관리에게 자신의 두 눈을 빼서 관리에서 주었다는 것.

낙산대불 뒤편으로 가니 동방불도가 있었다. 거대한 와불상이 있는 곳인데, 해통화상의 이 같은 헌신을 기리기 위해서인지 현지인들은 분향을 올리고 두 손을 모으며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해통화상이 자신의 두눈을 버리면서 대불을 세웠기 때문일까? 낙산시는 1천300년이 지나도록 큰 자연재해가 없었다고 한다. 심지어 7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천성 대지진도 이곳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 중국 TV가 이빙 고속버스 화재사고를 보도하면서, 자기배를 팽개치고 떠난 세월호 선장을 비교한 것은 이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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