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우리사회 통합 이룰 이목지신(移木之信)의 상(賞)은 없을까?
[칼럼] 우리사회 통합 이룰 이목지신(移木之信)의 상(賞)은 없을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4.08.19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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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의 날 포상 예정자 명단 발표를 보고 느낀 단상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외교부가 10월5일 ‘세계한인의 날’에 포상될 예정자 명단을 발표했다. 세계 각 지역 한인사회에서 음으로 양으로 기여하며,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이고 한인커뮤니티에 기여한 사람들에게 정부가 주는 상이다. 이날 행사에는 국민훈장인 무궁화장, 모란장, 동백장, 목련장, 석류장 등과 대통령, 국무총리, 외무부장관의 표창이 각기 수여된다. 경사스런 일이고, 영예스런 행사다.

사실 정부가 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의 하나가 잘 한 사람한테 잘 했다고 포상하는 일이다. 딸린 부상품이나 부상금액을 떠나 ‘당신 정말 잘하셨다’ 하는 것을 정부가 인정해주는 것이니만큼, 받는 사람으로서는 '가문의 영예'라 할 것이다.

언론의 입장에서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시상을 하는 김에 광고라도 크게 해서 상을 주고 받는 사실을 더 널리 알려,  상 받는 사람을 더 자랑스럽게 하는 일 정도라고 할까?

한자의 어원을 설명한 ‘설문해자(說文解字)’에 따르면 상(賞)은 공이 있는 사람한테 주는 것(賞, 賜有功也)이다. 중국에서는 흔히 상을 장(奬)이라고 하는데 ‘장은 권한다(奬, 勸也)’ 는 뜻이다. 이렇게 보면 상을 주는 것은 공이 있는 사람한테 주되, 다른 사람들이 배워서 따라 할 수 있도록 권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하겠다.

중국에서 상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한 사례라면 사기(史記)에 나오는 이목지신(移木之信)의 고사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전국시대 진나라 재상 상앙의 고사다. 

당시 진나라는 새로운 법률을 실시해서 부강한 나라를 만들고자 했다. 하지만 문제는 백성들이 나라의 정책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새로운 법령을 반포했다고 해도 곧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백성들이 믿던 국론분열의 시대였다.

상앙은 나라가 약속한 것이 지켜진다는 것을 백성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해 간단한 방안 하나를 짜냈다. 성 남문 앞에 나무 하나를 세우고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자에서 십금(十金)을 상으로 주겠다”는 방을 붙였던 것이다.

하지만 백성들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상앙은 상금을 다시 오십금으로 올렸다. 그러자 어떤 사람이 나서서 나무를 북문으로 옮겼다. 옮기면서도 긴가민가 했을 것이다. 하지만 상앙은 두말않고 그에게 약속한 오십금을 줬다. 이 소문은 삽시간에 입을 타고 퍼졌고, 사람들은 상앙이 내뱉는 말을 믿기 시작했다. 이게 이목지신의 고사다.

상앙은 상을 통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이끌어냈다. 나라에 대한 이같은 신뢰의 기초 위에서 진나라는 국력을 쌓아, 소모적인 전쟁이 반복되던 춘추전국시대를 끝내고 처음으로 통일 차이나의 시대를 열었다. 진시황의 천하통일이 그것이다.

우리도 상을 통해 해외한인사회의 통합, 나아가 대한민국의 통합을 이뤄보면 어떨까?  여야와 좌우로 갈려서 소모적인 갈등을 반복하고 있는 우리 사회를 그 갈등의 구렁텅이로부터 구해줄 수 있는 묘책은 없을까? 이를 만들어줄 상은 없을까?

정부와 사회를 믿게 하고, 나아가 한반도 통일까지 이뤄낼 수 있도록 할 이목지신의 상을 만들어보자는 것이다. 세계한인의 날 행사 포상 예정자 명단 발표를 보고 느낀 단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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