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대통령 방문때 해외에서 시위하는 게 옳을까?
[칼럼] 대통령 방문때 해외에서 시위하는 게 옳을까?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4.09.13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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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방문 때 시위 준비 소식...한인사회 눈은 냉담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법륜공(法輪功, 파룬궁)은 중국 지도자의 해외순방때마다 화제가 된다.지난해 10월 방콕 APEC회담 때의 일이다.당시 태국 정부는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기간동안 중국 법륜공회원들의 입국을 불허한다고 밝혔다. 또 APEC 정상회담 기간 항의시위를 주도키 위해 이미 태국에 들어온 법륜공 핵심 인물 2-3명도 강제 출국시켰다.

태국 정부는 국제 비정부기구(NGO)들을 환영하나, 태국을 다른 나라 정부를 규탄하는 장소로 악용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태국 정부가 이렇게 움직인 배후에는 중국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 숨어있다.시진핑 주석 등 중국의 지도자들이 해외를 방문할 때 중국 정부가 크게 긴장하는 부분이 법륜공의 항의시위다.

리홍즈라는 사람에 의해 창시된 법륜공은 1992년부터 전파되기 시작한 기공수련 단체로, 기공에 뿌리를 두고 불교, 도교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법륜대법(法輪大法)’은 법륜공의 수행체계인데, 일반 기공처럼 사람의 병 따위를 고치는 정도가 아니라 ‘높은 단계로 사람을 데리고 올라가는 것’이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법륜공을 수련하면, 초월적인 정신세계를 소유할 수 있으며, 보통 사람들이 걸리는 질병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제는 중국 정부가 1999년 법륜공의 천안문 시위 이후 이를 사교(邪敎)로 지정하면서, 법륜공이 사실상 반체제단체로 바뀌어버린 데 있다. 이들은 중국 지도부가 방문하는 곳마다 항의집회를 갖고, 대자보 전시 등으로 중국 정부를 비난해 중국 지도부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법륜공과 중국 정부는 질긴 악연을 갖고 있다고 하겠다.

국가 지도자 해외방문때 종종 시위가 벌어진다는 점에서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대통령의 해외 방문 때 현지에서 방문반대를 주장하거나 나아가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 시위가 일고 있는 것. 과거 군사독재 정부시절 때부터 시작된 이 같은 시위의 전통이 박근혜 정부 들어서 더 굳건한 명맥을 잇는 느낌이다.

지난해 유럽순방때도 시위가 일어났다.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일부 파리 교민들은 ‘대선 무효’와 ‘재선거 실시’를 주장하며 촛불시위를 벌였다.이들은‘박근혜는 한국의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닙니다’는 플래카드까지 내걸고 대통령의 방문을 희화화했다. 독일 방문 때도 마찬가지였다. 독일 베를린 중앙역과 총리관제 앞에서 박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가 공공연히 준비되기도 했다.

이달 하순 박대통령의 캐나다와 미국 방문을 기해서도 시위가 준비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박대통령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토론토와 뉴욕을 방문한다. 이때 현지에서 시위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뉴욕에서는 일부 교민들이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촛불시위를 벌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할 때 시위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뉴욕타임즈나 해외 언론에 정부비난 광고를 크게 싣는 것도 자유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세계한인사회의 눈은 그리 편치만은 않다. 시위에 호의적이지 않은 시각도 많다는 것이다. 세월호 사건때 뉴욕타임즈에 실린 정부비난 광고를 보고, 세계한인사회에서 질타와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온 것도 이를 입증한다.

이번 뉴욕에서 이뤄지는 시위를 두고도 비슷한 질타가 나올 게 분명하다. 해외한인사회를 한국 정치화시킨다고 비난할 수도 있다. 어쨌든 박대통령의 해외 방문 기간, 해외한인사회가 또 한바탕 의견이 갈리고 시끄러워질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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