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보림사, 내분사태 심각
워싱턴 보림사, 내분사태 심각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4.09.15 1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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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암스님 입적 후 사찰운영 등 후계권 마찰

30년 전통의 워싱턴 보림사가 주지 김경암스님의 입적 후 심각한 내분 분규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찰운영 등 후계권을 둘러싸고 신도회 측과 전임 상좌스님(해인스님) 측과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것. 신도회 측은 최근 본지에 “보림사 불상이 도난당하는 등 미주초유의 훼불사건이 일어났다”며 “조계종단에 진상조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반면 전임 상좌스님 측은 미주한국일보에 ‘보림사의 진실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하며, 신도회 측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림사 사태는 지난 5월 시작됐다. 보림사 경암스님이 입적을 하면서다. 보림사 경암스님의 사망원인을 놓고 전임 상좌스님 측은 버지니아주립대학 병원에서 공식적으로 발부한 사망진단서에 ‘수술 후 2차 감염’ ‘불규칙한 심장박동’ ‘혈관수축’이라고 명시됐다고 밝혔다. 이에 신도회 측은 경암스님이 지난 4월25일 성공적으로 담도암 수술을 마치고 회복돼 병원에서 퇴원이 허가 된 5월2일 돌연 입적했는데, 전임 상좌스님 측이 부검 결과서를 공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전임 상좌스님 측이 쇼크사를 주장한 신도회 측 주장은 허위라고 다시 반박하고 있는 것.

신도회 측이 홀로 보림사를 지키던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문기성씨를 보는 양측의 견해가 특히 엇갈린다. 전임 상좌스님 측은 문기성씨가 경암스님 입적 후 스스로 법적 상속인이라고 주장하며, 보림사에서 거주를 시작해 CCTV 카메라를 설치하고 신도들의 출입을 통제했다고 주장했고, 신도회 측은 전임 상좌스님 측이 조카를 사칭한다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이루 말할 수 없는 인격적인 모욕을 했다고 주장했다.

전임 상좌스님인 해인스님에 대한 시각도 다르다. 신도회 측은 해인스님이 5년 전 스스로 상좌가 아니라고 부인하며 경안스님과의 모은 인연을 끝냈는데, (경안스님의 입적 후) 갑자기 맏상좌라고 우기며 상속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신도회 측은 해인스님이 지난 8월17일 주불 부처를 훔쳐서 모처로 이동시키는 천인공노할 훼불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고, 관련 뉴스는 한인언론 뉴시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임 상좌스님 측은 “해인스님이 미국의 아이비리그 명문 가운데 하나인 펜실베니아 대학을 이수한 불교계의 보물”이라면서, “경암스님이 맏상좌가 조계종 승려로 남아 있는 한 맏상좌를 경암스님 사후의 법적 상속인으로 지정한다는 유서를 남겼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경암스님의 상속권이 양측이 대립하고 있는 큰 이유로 보인다는 것. 신도회 측은 “경암스님은 2007년 보림사와 관련한 모든 개인재산을 비영리법인 보림사재단에 한 푼돈 받지 않고 매각 기증하여 이관했고, 보림사는 현 재단 임원진들이 모든 법적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임 상좌스님 측은 해인스님이 경암스님의 유산상속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5월 입적한 경암스님은 1984년 워싱턴에 보림사를 개원, 30여 년간 불교 포교에 전념했다. 경암스님은 미주불교신문을 창간하고 워싱턴 불교사원연합회장, BBS 불교방송 워싱턴지사장을 역임하며 한국불교를 미국사회에 알렸다. 경암스님은 한국의 피카소 중광스님에게 추상화를 가르친 주인공으로도 알려졌다. 경암스님의 장례식과 다비식은 지난달 29일과 30일에 봉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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