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갑옷을 벗는 외교관 이야기
35년 만에 갑옷을 벗는 외교관 이야기
  • 부에노스아이레스=박채순 기자
  • 승인 2014.11.1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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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길 아르헨티나대사 이임식 11월10일 산마르틴 궁전서 열려

“오래 전에는 최전방 군인 막사에서 근무하는 장교들이 군화를 벗지 않고 무장을 풀지 않고 취침까지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비상시 등 위급 상황이 닥치면 완전무장을 하는 데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외국에서 대사로 근무하는 것은 언제나 좋은 곳에서 최고의 대접을 받으면서 아주 유유자적하게 생활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정작 국가를 대표하여 타국에서 생활하는 그들의 일상이 늘 전투 시에 갑옷을 입고 생활하는 최전선 군인들과 같이 긴장과 중압감 속에서 생활합니다.”

한병길 주아르헨티나한국대사가 이같이 이임인사를 하고 35년간의 외교관 생활을 마감했다. 11월10일 아르헨티나 산마르틴 궁전(Palacio San Martin). 한 대사의 이임식이 열렸다.

현장에는 아르헨티나 외교부 고급 공무원들과 중국, 인도, 스위스 등 대사 그리고 한인회 이효성 이병환 전·현직 회장과 김경애 부인회 회장, 공관의 전조영 공사와 공무원, 코트라 박종근 관장 등이 참석하여 한대사의 마지막 공식 기념행사를 지켜보았다.

35년 전에 외교부에 첫발을 디딘 한 대사는 중남미 과장, 중남미 국장, 워싱턴 총영사, 국회의장실 담당관과 페루 대사를 역임했다. 그리고 아르헨티나 대사를 끝으로 공직을 마무리한 것이다.

이날 아르헨티나 외교부 까롤리나 페레즈 콜만(Carolina Perez Colman) 차관보는 한대사의 그 동안 양국관계의 증진에 노력한 기념으로 감사장을 수여했다.

한병길 대사는 천연 자원이 풍부하고 환경이 수려하고 문화와 예술이 발달한 아르헨티나에서 대과 없이 직무를 마친 것에 대해 외교부와 공관직원 그리고 한인회 관계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비록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현실에서도 열심히 정진하는 교민 여러분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도 인사했다.

그는 “이 나라 정부 정책 상, 임기 동안 한국과의 큰 진전은 없었다고 하더라도, 정부와 지방 자치 단체들의 협조아래 전국을 돌면서 한국 기업과의 교류를 위해 노력했고, 아르헨티나와 한국 정부는 국제 외교무대에서 언제나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했다”고 자평했다.

한 대사는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수교를 맺은 지 53년이 됐고, 2015년에는 아르헨티나에 한인 이민이 도착한 50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해인만큼 곧 도착하실 훌륭한 신임 대사와 함께 한국과의 교류 발전과 한인 사회가 더 큰 발전 있기를 기대한다”고 인사했다.

모든 참석자들이 한 사람씩 이임하는 한대사 내외와 석별의 인사를 나누었고 35년 동안 입었던 무거운 갑옷을 벗는 한병길 대사의 앞길에 행운이 가득하길 기원했다.

이에 앞서 노인회 등 한인 단체들은 대사와 각각 회합을 갖고 감사의 뜻을 전했고 석별의 정을 나누었으며 특별히 7일에는 한인회에서 한인회 주최로 한대사의 송별연을 가졌다. 한병길 대사는 11월11일 아침 일찍 한국으로 출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병길 대사의 이임 인사
 
▲ 공관과 한인회 관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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