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쿠바 국영통신사 아르헨티나 지국장
[인터뷰] 쿠바 국영통신사 아르헨티나 지국장
  • 박채순<정치학 박사, 존에프케네디 대학>
  • 승인 2015.01.06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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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 외교관계 맺지 않은 국가는 이스라엘과 한국뿐”

“대부분 쿠바 주민들처럼 저도 우리나라 쿠바와 한국의 정치 외교관계가 하루 속히 복원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쿠바 국영 통신사 라티나(Prensa Latina)의 마르틴 학토운(Martin Hacthoun) 지국장

지난해 12월17일 미국 정부가 오랫동안 견지해왔던 쿠바에 대한 봉쇄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한 후, 아르헨티나 주재 쿠바 국영 ‘통신사 라티나(Prensa Latina)’ 지국장 마르틴 학토운(Martin Hacthoun)씨는 이렇게 말했다. 구랍 29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Sarmiento 2,100대)의 통신사 라티나의 사무실 겸 지국장 자택을 찾아 그를 인터뷰했다. 

쿠바(공식적으로 쿠바 공화국)는 남한보다 조금 큰 면적인 110,860km²에 1천124만2,628명(2009년 통계)의 인구를 가진 카리브 해의 섬나라로 사회주의를 표방한 국가다.

마르틴 지국장에 의하면, 미국과 쿠바와의 관계는 풀 헨시오 바티스타(Fulgencio Batista) 독재를 전복시킨 쿠바혁명(1953년 7월26일~1959년 1월 1일)으로 1959년 피델 카스트가 정권을 잡자, 미국이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시절인 1961~1962에 쿠바에 봉쇄 정책을 펴기 시작했고, 1966년과 1992년 아버지 부시 시절 봉쇄정책을 강화하기 시작했으며, 1996년 빌 클리턴 대통령 시절에 현재 같은 완전 봉쇄 정책을 완결했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러한 긴 역사의 봉쇄 정책을 풀고 외교관계를 복원하게 되는 것이다. 마르틴 지국장은 “현재 쿠바와 외교 관계를 맺지 않고 있는 나라는, 아주 작은 국가나 신생 국가들을 제외하고 미국 외에는 이스라엘과 한국이 유일하다”고 한다.

쿠바가 한국과의 외교관계가 없는 이유는 미국을 의식해서인지 북한의 눈치를 보기 때문인지를 묻는 질문에 “쿠바는 자주 독립적인 국가로 어느 나라를 의식하거나 눈치를 보면서 국가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한국과의 현재의 관계를 묻자, 쿠바에 있어서 한국은 상업, 체육, 문화 부분 등 정치와 외교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오래 전부터 이미 실제적으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의 KOTRA가 2005년 9월 쿠바의 수도 아바나(Habana)에 무역관을 개설하여 활동 중이라고 한다. 한국 기업인들의 물품이 오래 전부터 쿠바에 직·간접으로 판매되고 있어서, 삼성 핸드폰을 비롯하여 컴퓨터 제품 등이 쿠바에 다량으로 유통되고 있으며 현대 자동차, 삼성 자동차도 아바나 거리를 질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르틴도 한국의 소형 자동차를 가지고 있는데 관광청에서 수입하여 일정 기간이 지나 개인들에 불하한 현대차 아토스(Atos)를 3,500불에 구입하여 운행하고 있다고 자랑한다. 중남미에서 불고 있는 한류에 대한 질문에 “쿠바에서 한국 드라마가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설명한다.

함께 한 비서 겸 아내인 소냐씨는 “쿠바에 한국 배우가 왔는데 사람들이 바로 알아보았다”고 소개한다. 특히 처음 소개 된 ‘내조의 여왕(La reina de las esposas)’이 아주 인기를 끌었다는 것이다. 국영 TV 방송에 일주일에 네 차례씩 한국드라마가 방영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도 한국의 드라마와 K-POP 등 음악도 쿠바의 국민 특히 많은 청소년들의 관심을 끌어 아바나 채널에서 인기리에 방송한다고 설명한다. 국영 통신사 아르헨티나 지국장에 의하면 쿠바에 종전까지는 브라질과 콜롬비아 연속극이 주를 이루었는데, 콜롬비아 드라마는 너무 폭력적이어서 인기가 줄어들었고, 현재는 브라질과 한국의 드라마가 대종을 이룬다는 것이다. 

▲ 한국 드라마를 소개한 사이트를 가리키며 설명하는 마르틴.

드라마 분야뿐만 아니라 양국의 체육 분야도 상당한 교류가 있어, 쿠바의 야구팀이 베이스캠프를 서울에 친 예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즉 한국과 쿠바 사이는 외교와 정치 분야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걸림돌이나 제약이 없이 자연스런 교류가 진행되고 있으며, 많은 한국인들이 쿠바 여행을 한다고 설명한다.

미국의 봉쇄 조치가 해제되면 인민들의 삶이 훨씬 나아질 것인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제까지 54년 동안 독자적인 노선을 걸었던 쿠바에게는 다소의 도전이 될 수 있겠으나, 앞으로 미국 기업인의 투자와 상품 거래에 따라 그 변화의 폭이 달려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에게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자유의 물결이 물밀듯이 밀려오면 쿠바의 전통적인 사회전반에 큰 혼란이 있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쿠바에는 오래 전부터 TV프로그램 75~80% 가량이 미국 프로그램이 점유했으니, 이번 봉쇄해제 조치가 커다란 문제는 없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한국과 쿠바의 교류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국은 비록 쿠바와의 교류가 활발한 북한과 대치하고 있지만, 미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가 한국과 쿠바의 관계 정상화로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되묻고, 쿠바 국민은 한국과의 교류협력 증진을 바란다고 강조했다.

마르틴 학토운 지국장은 쿠바인에 대한 선입관과는 다르게, 매우 쾌활하고 자기의 의사 표현에 거침이 없었다. 그는 2006~2007년에 베트남, 2008~2009년에 인도에서 통신사 지국장으로 그리고 2011~2012년 9개월 동안 시리아 에서 특파원 생활을 했다고 한다. 

▲ 인터뷰를 주선하고 동행했던, 아르헨티나 아시아TV 제작자와 Latina 사무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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