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미주총연의 페어플레이를 기대한다
[수첩] 미주총연의 페어플레이를 기대한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5.01.23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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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분열과 대립도 부르지만, 단체를 건강하게 만들어"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미주총연이 시끄러운 모양이네요?” 김성곤 의원이 일본 동경 한 호텔의 커피숍에서 질문을 했다. 재일민단 신년하례회 행사를 마치고, 재일본한국인연합회 신년회 시작을 기다릴 때였다.

그는 본지에 실린 미주총연 관련 기사에 눈길을 주면서 뭐가 문제냐고 물었다.김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는 4선의원이다. 세계한인민주회의는 새누리당의 재외국민위원회처럼 해외동포정책을 총괄하는 당내 조직. 

김의원은 2009년 12월9일 민주당에서 재외국민사업단이 발족하면서 단장을 맡은데다, 이듬해 10월4일 이 기구가 세계한인민주회의로 개편되면서 지금까지 줄곧 수석부의장으로 일해왔다. 새누리당이 안경률 의원에서 조진형, 홍문종, 서병수, 원유철, 심윤조 의원으로 재외국민위원장의 바통을 수시로 바꾼 것과 대조적이다.

그런 김의원이 최근 미주총연의 동향을 과연 모르고 있었을까? 미주총연 회원들은 곧잘 이메일을 통해 소통한다. 미주총연 집행부도 그렇고 이를 비난하는 ‘미주총연을 사랑하는 모임(총사모, 대표 국승구)’도 그렇다. 이 같은 이메일들이 김의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김재권 전 미주총연 이사장이 회장에 출마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현 미주총연 집행부는 애써 김재권 회장의 출마를 막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얘기입니다.”

이 같은 대답에 김의원이 말을 흘렸다. “페어플레이를 하는 게 좋은데….” 김의원과 얘기를 나누면서 불현듯 떠오른 게 LA한인회였다. LA한인회는 경선 없이 단독후보로 회장을 낸 것이 이미 10년째다. 제28대 남문기 회장 이후부터 지금의 32대 제임스안 회장이 되기까지 선거를 치러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선거를 준비하지 않았다는 것은 아니다. 선거는 준비했으되, 어떻게 하든 단독후보로 만들어 무투표 당선을 시키는 일을 반복해 왔다는 것이다. 29대 스칼렛 엄회장 당선때는 남문기 회장이 연임에 도전한다고 하면서 다른 후보의 출마를 막고는 막판에 포기해 엄후보를 무투표 당선시켰다.

30대 회장 선거때는 연임에 도전한 엄회장과 박요한 후보의 경선체제로 갔으나, 선관위가 선거부정을 이유로 박요한 후보의 후보자격을 박탈하면서 무투표 당선시켰다.이때 박요한 후보는 10만불에 이르는 공탁금만 고스란히 날렸다.

이어 31대 배무한 회장 당선 때도 박요한 후보가 또다시 공탁금을 걸고 출마를 했으나, 박후보는 다시 후보자격이 박탈당했다. 선관위가 과감하게 박후보의 후보자격을 또다시 박탈해 버린 것. 이때도 박후보는 공탁금만 날렸다.

그리고 지난해의 32대 제임스 안 회장을 선출할 때도 선관위가 LA한인회장을 결정하는, 무투표 전통이 이어졌다. 경선 후보로 출마했던 케니박 후보의 입후보 서류를 선관위가 물려쳤던 것. 이와 관련해서는 선관위가 케니 박후보의 입후보 등록을 방해할 목적으로 고의로 트집을 잡아 실격시켰다는 얘기도 있고, 케니 박 후보가 실제로 선거를 치르지 않을 것이면서도 마치 경선에 참여하는 척 바람잡이 역할을 했다는 소문도 있다.

역대 LA한인회장들의 모임인 한우회도 들고 일어나 문제를 제기했다. 선관위가 제임스 안후보를 당선자로 발표한 직후, 한우회는“제32대 한인회장 선출은 선관위에서 선거세칙에도 없는 법을 적용하여 회장 입후보 등록시 특정인을 탈락시킨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불법”이라고 발표했던 것. 이처럼 무투표 회장만 내다보니 LA한인회의 위상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LA한인회는 미주총연의 반면교사다. 미주총연도 앞으로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미주총연은 이미 몇몇 회장을 거치면서 이미지에 큰 손상을 입었다. 오죽 하면 대통령이 “미주총연 회장은 미국 법원이 임명하느냐”고 푸념했을 정도였을까.

선거는 민주주의의 요체다. 분열과 대립도 부르지만 사회를 건강하게 만든다. 민주주의의 강점이 그것이다. 미주총연은 지난번 단독출마한 회장을 뽑았다. 오는 5월의 선거에는 그런 일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미주총연의 페어플레이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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