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바스티유국립오페라극장 첫 한국인성악가 노현종씨
[인터뷰] 바스티유국립오페라극장 첫 한국인성악가 노현종씨
  • 파리=정주희 해외기자
  • 승인 2015.03.0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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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째 활동··· 올해 페피뇽극장 무대에도 올라

▲ 바스티유국립오페라극장 정식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노현종 성악가.
프랑스대혁명의 파도가 휩쓸고 간 바스티유광장에서 테너 노현종 성악가(42세)를 만났다. 2002년, 바스티유국립오페라극장 첫 한국인 정식 단원으로 첫발을 내딛고 13년째 활동하고 있는 노현종씨. 오페라에서 보여주는 절제된 모습만큼이나 신뢰 있는 목소리로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는 한편의 ‘아리아’같았다.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누구나 노력하면 될 수 있어요.”

그는 끊임없이 자기점검을 하는 연습벌레로 정평이나 있다. 안 되는 부분은 될 때까지 연습했고 치열한 노력이 있었기에 성악가라면 한번쯤 욕심내어 보는 바스티유오페라단의 단원이 된 것이다. 그런 노력과 열정은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유학시절의 버팀목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이탈리아 파르마 국립음악원을 다니면서 유럽의 대표적인 오페라극장 10여 곳에 직접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주변사람들은 답이 안 올 거라 했어요.”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바스티유오페라극장에서 오디션을 보러 오라는 연락이 왔다. 정식 단원으로 있으면서 파리 블로뉴국립음악원 전액 장학생으로 선발됐고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리고 최고연주자 과정도 마쳤다. 노현종씨는 국제대회에서도 다수 입상을 한 경력이 있다.

연 100회 정도의 공연을 하고 있는 그는 외부연주도 하고 있다. 개인독창회도 프랑스에서 4회, 모로코에서 1회를 했다. 올해는 프랑스 페피뇽시립극장, 알비국립극장에서 오페라 춘희의 주인공 Alfredo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 노현종 성악가는 올해 프랑스 페피뇽시립극장, 알비국립극장에서 오페라 춘희의 주인공 알프레도 역으로 출연하고 있다.
여름처럼 밝은 역할을 하고 싶지만 초겨울 같은 어둡지만 비장미가 있는 역할이 본인의 음색과 잘 어울린다는 그는 이 같은 마음으로 무대에 선다고 했다. “내가 감동하지 않으면 관객도 감동받을 수 없습니다. 내가 음악으로 관객에게 무언가를 주면 관객이 내게 감동을 주고 그 감동으로 내가 더 큰 감동을 돌려줄 수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푸치니의 오페라 ‘일타바로’를 꼽았다. 그는 이 오페라에서 음악가 역할을 맡았다.  “2페이지 가량을 혼자 부르는 아리아였습니다. 같이 작업했던 분들이 평상시 존경했던 분들이라 행복하게 공연을 했지요.”

2013년 바스티유오페라 첫 공연에서 베르디합창곡 솔로리스트 부분을 맡았을 때도 영광스러웠다고 회상했다. “좋은 극장에서 일할 때 좋은 점은 훌륭한 지휘자, 연출가, 성악가들이 어떻게 작업하는 지를볼 수 있다는 겁니다.” 그는 그가 얻은 것들을 후배들에게 나누어 주려고 한다고 했다.

“바스티유에서는 60세까지 일할 수 있습니다만 좀 일찍 은퇴를 해서 오래 떨어져 지낸 부모님과 함께 지내고 싶습니다. 기회가 되면 후배 양성에 힘쓰고, 학생들과 함께 무대연출도 해 보고 싶네요.”

성악가 노현종 씨의 목소리는 강하면서도 부드럽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문턱에 있는 듯한 목소리라고 자신의 목소리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기자가 만나본 노현종씨는 이봄에 맞는 이해인 시인의 ‘봄과 같은 사람’을 떠오르게 했다.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긍정적인 사람… 희망과 용기를 새롭히며 나아가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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