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만평(三江漫評)-65] 비푸졘 사건
[삼강만평(三江漫評)-65] 비푸졘 사건
  • 정인갑<중국 전 청화대 교수>
  • 승인 2015.04.16 09: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중국 언론과 대중은 이른바 ‘비푸졘(畢福劍)사건’에 휘말리고 있다. 중국 관영 CCTV의 유명한 PD 비푸졘이 마우저둥(毛澤東)을 모욕하는 말을 했다가 궁지에 몰린 사건이다.

4월6일 온라인에 유포된 70여초 분량의 동영상이 발단이 됐다. 동영상의 내용은 이랬다. 비푸졘은 4~5명의 지인들과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문화혁명 때의 이른바 ‘본보기극(樣板戱)’이라는 경극 <지취위호산(智取威虎山)>에 나오는 한 단락의 노래 <우리는 노동자-농민의 자제병(我們是工農子弟兵)>을 부르면서, 노래가사의 악구와 악구 간 이음새마다에 마우저둥을 모욕하는 말을 끼워 넣었다.

가사 ‘반동파를 소멸하자’가 나타날 때 “싸워서 이길 수 있는가?”고 비아냥거렸다. ‘인민의 군대여, 인민과 고락을 함께하자’가 나타날 때 “허풍 떠네”라고 말했다. ‘공산당, 마우주석’이 나타날 때 “그 늙은 XX는 꺼내지도 말라. 그는 우리를 괴롭혔다”고 지껄였다. 자리를 같이 한 모 서예원의 사무총장이 스마트폰으로 이 장면을 찍어 온라인에 유포했다.

관련 동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되자 그를 비판하는 대중의 목소리가 커졌고 대다수 사이트에서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 물론 비푸졘을 두둔하고, 양해하거나 비푸졘을 아끼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유명인일수록 더욱 자중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고, 신화통신사는 “상스러운 행동을 개성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CCTV는 8일 저녁 성명을 내어 “온라인에서 확산되고 있는 동영상 속 CCTV PD 비푸졘의 발언이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끼쳤다”며 “성실히 조사하고 관련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CCTV는 부득불 비푸졘의 PD자격을 박탈하고 말았다.

이 사건은 중국사회의 한 단면을 반영한다. 첫째, 비푸졘은 확실히 큰 실수를 했으며 이는 중국 연예·운동계의 실상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중국의 대부분 유명 연예인과 선수들은 3~4살 때부터 예술과 운동에 뛰어들어 평생 그것만 해왔다. 그들이 고등학교, 대학을 졸업했다 하더라도 그의 문화수준은 초등학교, 중학교 졸업생에 불과하다.

둘째, 중국인은 권좌를 떠났거나 죽은 지도자에 대해서 ‘관대’하다. 되도록 그의 장점을 많이 생각하고 결점은 적게 생각하여 시대의 연속성과 사회의 안정을 도모한다. 한국인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등 역대 대통령을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욕만 하는 것과 다르다.

마우주석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덩샤우핑은 마우주석의 장점이 70%, 결점이 30%라며, 마우저둥 사상을 계속 계승하자고 했다. 마우저둥의 결점은, 특히 그의 만년 문혁 10년간의 결점은 거의 100%이지만 중국인의 ‘관대함’ 기질 때문에 덩샤우핑의 결정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금 중국에서 마우주석을 모독했다가는 만민의 증오를 받는다.

셋째, 중국인은 시비관념이 모호하지 않고 그릇된 결정을 맹종하지 않는다. 비푸졘은 CCTV ‘성광대도(星光大道·Avenue of Stars)’ 프로의 창시인 및 PD이며 이 프로는 많은 천재적 자질이 잠재해 있는 자들을 데뷔시켜 유명연예인으로 육성시켰다. 그의 공로는 엄청나며 그의 PD로서의 이미지 가치는 2억여위안(400억 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공정부 수립 60여 년 동안에 이런 유명 PD는 몇 안 된다.

이렇듯 재주가 뛰어난 유명인이 하루아침에, 수다를 몇 마디 떤 탓에 매장되고 만다는 것은 중국인들에게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며, 그러므로 많은 해학적인 반항정서가 온라인을 통해 나오고 있다. 아래에 몇 가지를 예로 든다.

비푸졘을 거지처럼 그리고 목에 “제발 직업 찾아주세요”라고 쓴 자판을 건 만화가 등장했다. 여러 사람이 식사하러 갔는데 식당종업원이 스마트폰을 몽땅 거두어들였다가 식사가 끝난 후 나누어 주었다는, 그래서 손님들이 불편하고 시끄럽다며 식당에 항의했다는 ‘기사’가 온라인에 떴다. 또 어떤 식당에서 식사 전에 스마트폰을 몽땅 거두어들였는데 식사 후 알고 보니 식당종업원의 행위가 아니라 어느 도둑놈의 짓임이 밝혀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 (한신잠실코아)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1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