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독산업전사총연합회 “왜 파독광부박물관 또 만드나?”
파독산업전사총연합회 “왜 파독광부박물관 또 만드나?”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5.05.1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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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파크 추진위원회, 한국문화교류운동본부에 공개질의서 전달

“파독광부단체에는 일언반구도 없이 마치 비밀군사작전을 하듯, 또 하나의 파독광부박물관을 추진하는 진정한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 고창원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장.

파독산업전사 세계총연합회(회장 고창원, 이하 파세연)가 아리랑파크 추진위원회(위원장 강성구)와 한국문화교류운동본부(이사장 조남철, ICKC)에 5월13일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지난 4월29일 국내 언론의 ‘파독광부 처음 배치된 딘스라켄에 기념공원 꾸민다’라는 기사를 접한 후 “크게 놀라게 됐고 아연실색할 뿐”이었다는 파세연은 “이미 파독광부기념회관이 5년 반 동안 존재하고 있는 바, 또 하나의 광부기념회관을 비밀리에 세우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파세연이 질의서를 전달한 ICKC는 원래 태권도와 한국어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11년에 출범한 단체. ICKC는 지난달 29일에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딘스라켄시 로벡 광산 부지에 조성된 6만㎡ 규모 공원에 '딘스라켄 아리랑파크'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딘스라켄시와 MOU를 체결했다.

ICKC는 3층짜리 광산본부 건물을 인수해 파독광부·간호사 관련 물품을 전시하고 한국의 경제성장 과정에 대해 소개하는 기념관도 만들 예정. 광부들을 지하갱도로 내려 보냈다가 다시 끌어올렸던 철탑도 잘 보존해 줄 것을 딘스라켄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산본부 건물이 기념관으로 바뀌는 작업은 1년 뒤쯤 끝날 전망이다. 기념관 설립에 필요한 60억원을 독지가들의 기부와 기업후원으로 충당한다는 게 국내언론의 보도다.

“에센에 파독광부기념회관을 마련한 지난 2009년 11월 이후, 지난 5년 동안 온갖 어려움 속에서 파독광부와 간호사들의 정체성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한 저희 파독광부와 간호사들 앞에서 한마디 논의도 없이 한국에서 큰돈을 가져와 광부기념관을 짓고 파독근로자들의 피땀과 역사를 관광 상품화하려는 저의가 무엇인가요?”

문제는 이미 독일 에센에 파독광부기념관이 들어서 있다는 것. 에센 기념관은 독일 동포들이 오랜 기간 성금모금 운동을 벌여 어렵게 설립됐고 파독광부, 간호사들의 업적을 기리는 전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파세연은 “ICKC가 지난해 12월20일 경, ‘뒤이스부르크 함보른 광산지역에 박정희 대통령 기념관을 짓는다’며 독일한인사회를 한바탕 소란스럽게 한 바 있다”며 이번 사업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냈다. ICKC는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파독 광부·간호사들을 대상으로 ‘눈물의 연설’을 했던 독일 함보른의 강당에 기념관을 만드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이 강당의 소유권이 복잡하게 나뉘어져 있어 인수를 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파세연은 이번 공개 질의서를 통해 딘스라켄시에 건설되는 기념관 사업이 극비사항으로 비밀리에 추진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묻고 있다. 다음은 파세연이 ICKC에 보낸 다섯 가지 질문.

▲ 파세연이 5월13일 아리랑파크 추진위원회와 한국문화교류운동본부에 공개질의서를 보냈다.

◇ 첫째, 이미 파독광부기념회관이 5년 반 동안 존재하고 있는 바, 또 하나의 광부기념회관을 비밀리에 세울 정도로 우리 대한민국은 어수룩하며 그러한 불필요한 돈이 그렇게도 남아돌아가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 둘째, 한국에서 수고하시는 한국국제문화교류운동본부는 진정으로 파독광부와 파독간호사의 역사를 이 땅에 남기고자 공원조성과 파독광부기념회관을 지으려 하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어떤 또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인지? 답을 주시기 바랍니다.

◇ 셋째, 한국국제문화교류운동본부 측은 파독광부들이 손수 건립한 파독광부기념 회관지붕이 낡아 비가 샌다는 얘기를 한번이라도 들어보셨습니까? 듣지도 보지도 못 했다면, 독일동포사회를 전혀 모르고 계신 무지이며, 알고도 모른 척 했다면 파독광부회관 이름조차 거론할 자격이 없다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이곳에 반세기 가까운 파독광부단체인 재독한인글뤽아우프회가 존재하고 있으며 아직도 생존해 있는 1천여 파독광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 넷째, 한국국제문화교류운동본부측은 현재의 상황을 이용,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면서 파독광부사회를 분열시키는 몇 분들의 과오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 다섯째, 귀 운동본부에서 재독동포사회, 그리고 파독광부와 파독간호사들이 주축을 이룬 재독동포사회를 사랑하셔서 베풀어 주신 축복이 오히려 동포사회의 분열과 폐해를 생산해 내는 일이 되지 않도록 필요한 조처를 해 주시기를 앙망하오며 모든 이들 앞에 공개해 주시길 바랍니다. 불가 시, 관계요로에도 진상에 따른 일을 문의하지 않음을 살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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