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서 새로운 길 개척하는 한인부부
아르헨티나서 새로운 길 개척하는 한인부부
  • 부에노스아이레스=박채순 해외기자
  • 승인 2015.07.14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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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오동희씨 아르헨티나 시민 창업 도와
성악가 아내 정안라씨 현지인들에게 한국음식 알려

장영철 아르헨티나이민50년사 편찬위원장은 “50년 이민사에서 우리 한인이 가장 많이 진출한 비즈니스 업종이 의복”이라며, “현재 약 3만 아르헨티나 한인 중 약 85%가 의류관련업에 종사한다”고 분석한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 한인들이 정치, 경제, 사회와 문화 등 새로운 분야에 진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한다.

장 위원장의 분석처럼, 아르헨티나 한인들은 의류원단 생산, 수입 판매, 의류 부자재 조달, 도·소매 등 업종에 종사한다. 의류 외 업종을 보았을 때, 현지에서 대학을 졸업한 변호사, 의사, 약사, 건축사와 통관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한인을 상대로 한 식품업, 식당, 선물점 등을 들 수 있다.

반면 농업과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인은 많지 않다. 현지 사회의 벽이 높고, 한인 2세들이 부모 세대들이 이룬 사업을 큰 부담 없이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인들끼리의 지나친 경쟁 △온세(Once), 아베자네다(Avellaneda) 등 지역 의류상가 밀집 지역의 쟈베(권리금) 또는 월세 인상 △인건비 인상으로 인한 제품 원가 상승 △볼리비아, 페루 출신들의 진입에 따른 경쟁력 감소 △의류 공장에 대한 세무나 노동 관련 단속 강화 등으로 한인 의류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오동희 대표가 창업 세미나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중국산 제품의 낮은 가격과 물량 공세로 한인들이 운영하는 아르헨티나 상품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도 큰 문제다. 이런 현실에서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창업 아이템을 개발하는 한인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세계한인 벤처네트워크(INKE) 남미 본부장을 맡고 있는 오동희씨가 주인공.

부에노스아이레스시는 최근 창업 부서(Economia Creativa)를 만들고, 시민들의 창업을 돕는 일을 시작했는데, 오동희씨가 부에노스아이레스시와 협력하여 창업 관련 업무를 하고 있다. 오동희씨는 1977년에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와서 경영과 IT관련 석사학위를 받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면서 BIZ Dragon이라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중소기업진흥공단 또는 여러 협회와 회사와 연계하여 한국기업의 현지 진출을 돕는다. 그는 지난 6월28일부터 8주간 계속되는 창업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한인 및 일본 동포를 중심으로 한 세미나 참석자들에게 창업을 위한 마음가짐, 각 분야별 창업 방법을 소개한다.

한인 2세들에게 의복 비즈니스에서의 경쟁력 확보방안, 효과적인 상품 판촉 등도 강의한다. 오동희 대표는 “1.5세 2세들이 창의력과 도전정신을 갖추고 아르헨티나의 경제 발전에도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말이나 2016년 초에 창업 경연 대회를 열 예정이다. 또한 우리 한인들이 일본인과 중국인들과 함께 ‘창조 경재 연구소’를 설립할 계획이다.

오동희씨의 부인은 한인 성악가 정안라씨다. 정안라씨는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 ‘한국노래(Una Canción Coreana)’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이 영화는 2014년 ‘부에노스아이레스 국제독립영화제(BAFICI)’에 초청된 바 있다.

▲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통령 궁 앞에서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성악가 정안라씨. 그녀가 운영하는 한국 식당은 현지인에게 한국음식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 영화는 주인공 정안라씨가 한국 식당인 ‘향가(鄕歌Una Canción Coreana)’를 운영하면서, 한국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모습을 다뤘다. 아르헨티나 감독 구스타보 타리오(Gustavo Tarrio)와 야엘 투스나이데르(Yael Tujsnaider)씨 등이 2년 동안 촬영했다. 이 영화는 독립 영화제에 BAFICI정식 경쟁부분에 선택됐고, 아르헨티나시 문화예술과학진흥원이 뽑은 우수영화에 선정됐다.

정안라씨는 30세가 넘은 나이에 정식으로 음악대학에 입학해 정규 과정을 졸업하고 성악가가 됐다. 그는 아르헨티나는 물론 인접국 우루과이와 미국 LA에서도 공연을 갖고 있다. 이민 50주년이 됐지만, 아직까지도 한국인들이 현지 주류 사회에 뿌리를 내린 경우가 많지 않은 현실에서 남편 오동희씨와 아내 정안라씨의 활약은 크게 돋보인다.

필자소개
정치학 박사·존에프케네디 대학, 국립 라플라타 대학교 KF 객원 교수
아르헨티나 외신 기자협회 소속 기자
 

▲ 박채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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