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훈포상 후보명단, 노출시간 줄인다고 논란도 줄까?
[수첩] 훈포상 후보명단, 노출시간 줄인다고 논란도 줄까?
  • 이석호 기자
  • 승인 2015.09.03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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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의 날 훈포상자 후보 명단을 언제 공개하나?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벌써 공개했다.”

-언제인가?
“2주 전이다.”

-홈페이지를 찾아봐도 명단이 없던데...
“이미 내렸다.”

-한달 정도 올려놓는 것 아닌가? 
“1주일간만 올렸다.”

-예전엔 안 그랬는데... 빨리 내린 이유가?
“(외교부의) 원칙이 그렇다.”

-그럼 이미 훈포상자 명단이 확정된 건가?
“아직 행안부(행정안전부)가 검토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올렸다 내린 명단을 알려줄 수 없나?
“알려줄 수 없다.”

- 무궁화장 후보 명단이라도?
“그건 더더욱 안 된다.”

8월 31일 오후 외교부를 방문했다가 관계자와 나눈 대화다. 오는 10월5일 세계한인의 날에 재외동포들에 대한 훈포장이 이뤄진다. 해외 공관에서 추천한 인물들을 대상으로, 외교부가 공시해 검증하는 절차를 거쳐서 세계한인의 날에 주는 것이다. 

세계한인의 날에 주어지는 국민훈장에는 무궁화장, 모란장, 동백장, 목련장, 석류장이 있다. 이와 함께 대통령표창, 국무총리표창, 외교부장관 표창도 이뤄진다. 그런 점에서 10월5일이 가까워지면 세계한인사회에서 누가 올해 훈포장 되는지에 대해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본지와 같은 언론도 당연히 이들 명단에 관심이 많다.

외교부는 매년 해외공관에서 올린 명단을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려 공시를 해왔다. 공개검증의 기회를 갖는 것이다. 그 기간이 대체로 한달 가량이었다. 그리고 본지같은 언론도 알아서 포상자에 대한 여론도 환기해왔다. 그런데 올해는 공개기간을 1주일로 하고, 본지같은 전문지조차 명단을 모르게 한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공개검증을 하자면 누가 후보자인지 알리는 게 상식이다. 외교부 홈페이지에만 올릴 게 아니라 관련 언론들에도 명단을 노출시켜 누가 어떤 훈장을 받고 어떤 표창을 받는 후보인지 알도록 하는 게 당연지사다. 그런데 왜 외교부는 그렇게 하지 않을까?

외교부는 홈페이지에 1주일만 게재해놓고 내렸다고 한다. 게다가 본지와 같은 동포전문지는 물론, 해외 한인언론에도 명단 한줄 공개된 게 없다. 이렇게 해서 무엇을 공개검증하자는 것일까?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올렸던 명단을 못밝힌다고 해서 행안부로 연락을 했다. 행안부라도 알려줄지 모른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행안부도 마찬가지였다.

-훈포상 처리과정은...
“외교부가 제안하고 행안부가 검증한다. 그리고 청와대의 재가를 받는다.”

-이번 세계한인의 날 훈포상 명단을 공개할 수 있나?
“어렵다.”

-외교부로부터 받을 수 있을까?
“외교부도 안 줄 것이다.”

외교부와 행안부는 왜 이미 공개한 명단을 제공하는데 주저하는 것일까?  언론에도 알리지 않은 채 외교부 홈페지에 후딱 올렸다가 내려서 무엇을 하자는 것일까?

훈장을 받는 것은 영광이다. 그리고 받을 사람이 받는 게 옳다. 그런 점에서 사전에 명단을 충분히 노출시켜서 받을 사람이 받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훈장을 주고 나서 나중에 이러쿵 저러쿵 하는 잡음이 이는 것을 막는 방법도 된다. 외교부가 홈페이지에 명단을 올리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그런데 왜 외교부는 과거 한달 공개하던 것을 갑자기 1주일 공개로 바꾸었을까? 왜 한번 공개한 명단을 다시 제공하는데 인색할까? 혹시 한달 공개하던 것을 일주일 공개로 공개기간을 줄이면, 논란도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정말 그런 생각이라면 한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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