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 동포재단 찾아가 피켓 든 사람들
[수첩] 동포재단 찾아가 피켓 든 사람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5.10.06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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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한인의 날 기념행사와 세계한인회장대회 개막식이 있던 날 미국에서 온 몇 분들이 대회장에는 오지 않고, 대신 서울 서초동의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조규형)을 찾아가 시위를 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들은 ‘조규형 이사장은 물러나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고 한다. 이들의 시위를 멀리서 찍은 사진도 있는데, 그 속에는 이정순 김길영 정재준씨 등의 얼굴이 들어있다는 얘기였다.

이들의 시위는 일찍부터 예고돼 있었다. 글로벌어린이재단(GCF) 행사 취재차 지난 7월 시카고를 방문했을 때, 김길영 전 미주총연 사무총장으로부터 10월 세계한인회장대회 때 재외동포재단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할 것이라고 미리 전해 들은 바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한 이유는 간단하다. 재외동포재단이 왜 이정순 회장을 회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미주총연을 분규단체로 지정했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재외동포재단이 이정순 회장을 왜 회장으로 인정하지 않는지는 ‘조규형 이사장은 물러나라’고 피켓을 든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게 분명하다. 미주총연을 분규로 몰아넣은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재외동포재단 앞에서의 피켓시위는 재외동포재단 창립 이후 처음이다. 그런 점에서 ‘사상 처음’이라는 타이틀을 달았다고 하겠다. 


이들의 피켓시위를 두고 여기서 잘잘못을 따지고 싶지는 않다. 단 꼭 말하고 싶은 것은 한인회장의 책무와 품격에 대해서다. 한인회장의 책무 속에는 차기 회장을 잘 뽑아내는 것도 들어있다. 당대만 잘 하는 것이 아니라, 한인회를 분규없이 차기 회장한테 물려주는 것까지가 당대 한인회장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차기회장을 뽑다가 분규가 발생하면 그 책임은 당대 한인회장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분규단체'로 된 현 미주총연의 상황에 대해 제 25대 미주총연 이정순 회장과 집행부는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들은 애초에 김재권 회장의 출마를 막기 위해 많은 애를 썼다. 아예 김재권 회장이 후보로 출마할 수 없도록 선관위에서 등록규정도 바꿔놓았다. 김재권 후보가 등록서류를 제출할 수 없도록 만들었고, 설령 등록했다고 하더라도 후보자격이 실격되도록 해놓았던 것이다.

그리고는 이정순 당대 회장 본인이 단독출마 형식으로 재선됐음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를 다수의 미주지역 회장들이 인정하지 않고, 다른 총회를 열어서 김재권 회장을 차기회장으로 뽑게 되면서 미주총연은 분규단체로 지정된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억울해서 피켓을 들어야 할 쪽은 이정순 회장보다는 김재권 회장 쪽일 것이다. 김재권 회장은 다수 회원의 지지를 받아 회장으로 선출됐으나, 재외동포재단이 미주총연을 분규단체로 지정하는 바람에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주총연의 전직 총회장들과 미주지역 8대 연합회, 회원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분규단체로 지정된 것을 항의해야 할 쪽은 김재권 회장이라는 얘기다.

차기회장을 뽑는 선거를 엉망으로 만들어 미주총연을 갈라지도록 해놓은 장본인들이 재외동포재단 앞에서 왜 자신들을 인정하지 않느냐고 시위를 했다는 얘기를 전해들으면서 참 딱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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