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트디부아르 교민 돕는 건 동포로 당연한 일"
"코트디부아르 교민 돕는 건 동포로 당연한 일"
  • 월드코리안
  • 승인 2011.01.03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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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달 라이베리아 한인회장 인터뷰

1990년대 초반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는 내전으로 몸살을 앓았다. 당시 300명이 넘던 라이베리아 교민 중 상당수가 내전을 피해 집과 사업을 모두 버리고 옆 나라 코트디부아르로 넘어갔다.

졸지에 집을 잃은 이들에게 따뜻한 밥과 잠자리를 공짜로 제공한 사람들은 다름 아닌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이었다. 그로부터 10여 년 뒤 이번에는 라이베리아 교민들이 이 은혜를 갚겠다고 나섰다.

대선 결과 불복으로 한 달 사이 17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는 코트디부아르의 교민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박정달 라이베리아 한인회장은 3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이 상황이 더 나빠져 라이베리아로 긴급 철수하면 무료로 숙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라이베리아 교민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이 도와준 것을 절대 잊지 않고 있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라이베리아 한인회는 공항에 나가 코트디부아르 교민을 맞이할 뿐 아니라 한인회장 자택과 선교회관을 숙소로 개방하고 음식도 제공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라이베리아 한인회가 비록 45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조직이긴 하지만 모든 교민이 돕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40~50명의 코트디부아르 교민을 받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160여 명의 교민 중 40명 가량이 이미 출국해 120여 명만 남아 있다. 이와 함께 코트디부아르와 역시 국경을 접한 가나의 한인회도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이 피난오면 숙소 등 필요한 도움을 주겠다는 뜻을 주코트디부아르 한국대사관에 전했다.

가나 한인회는 이미 2004년 코트디부아르에서 반프랑스 시위가 발생해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이 가나로 넘어갔을 때 숙식을 제공하는 등 도움을 준 바 있다.

주코트디부아르 한국대사관의 강유식 참사는 "아프리카에서는 국내 정세가 혼란한 경우가 많아서 그런지 이웃 나라 교민들끼리 서로 잘 알고 지낼 뿐 아니라 필요한 때 도움을 주는 경우가 많다"면서 "대사관도 이런 도움을 고맙게 생각하며 주변국 교민들에게 도움을 얻는 철수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문답.

--이번에 코트디부아르 교민을 돕기로 한 배경은

▲라이베리아에 1992년부터 2004년까지 내전이 있었는데 이 기간 많은 라이베리아 한국인들이 모든 재산을 다 버리고 빈손으로 코트디부아르로 넘어갔다.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은 내 가족을 포함해 그런 우리에게 숙식을 제공했으며 라이베리아로 돌아갈 비행기 표 값이 없는 사람에게는 비행기표도 사줬다. 또 코트디부아르 교민의 도움을 받아 코트디부아르에 정착한 이들도 많다. 이들은 모두 친척과 다름없는 사람들이라서 어려움에 부닥칠 때 돕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도움을 줄 계획인가

▲공항에 나가서 맞는 것부터 숙식까지 해결해 줄 생각이다. 내가 사는 집과 선교회관을 개방하고 식사도 무료로 제공할 것이다. 다른 교민들도 그렇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돈을 모아서라도 도울 생각이다.

--코트디부아르 교민들이 한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을 텐데

▲과거 라이베리아 교민도 피난해 본 경험이 있다. 자기의 재산을 다 걸어놓고 사업을 하는 사람은 쉽게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 또 교통비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맞을 준비가 됐다는 것이다. 40~50명 정도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대사관 직원들이 아프리카 교민들은 서로 잘 돕는다고 평가하던데

▲라이베리아와 코트디부아르에는 수십 년 동안 이들 나라에서 산 교민들이 많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옆 나라 교민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 받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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