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대한민국-99] 의병(義兵)
[아! 대한민국-99] 의병(義兵)
  • 김정남<본지 고문>
  • 승인 2015.11.28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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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남(본지 고문, 전 청와대 사회교육문화수석)

외적의 침입을 받았을 때 싸움의 주체는 대개의 경우 정규군이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역사에서는 정규군 아닌 의병이 전투에 나서 눈부신 활약을 벌여 적군을 격퇴한 일이 많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고려시대 대몽(大蒙)항전 때와 임진왜란 때, 그리고 한말(韓末)의 의병활동이다. 의병이 떨쳐 일어나 나라를 존망의 위기에서 구하는 일은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일이다.

1231년부터 1259년까지 7차례에 걸쳐 고려를 침입한 원나라에 맞서 싸운 대몽항전에서특히 제2차 침입 때인 1232년에 벌어진 처인성 전투와 5차 침입 때인 1253년에 벌어진 충주성 전투에서 의병들의 활동이 대단했다. 1232년, 몽고에 대항하려고 고려는 수도를 강화로 옮겼다. 그러자 장수 살리타가 이끄는 몽골군은 고려정부에게 개경으로의 복귀를 요구하면서 두 번째로 고려를 침입했다.

살리타가 이끄는 군대가 개경을 거쳐 경기도 광주성을 공격했으나 함락시키지 못하고 수주에 딸린 처인부곡에 이르렀으나 처인성은 승려 김윤후의 지휘 아래 온 백성들이 힘껏 싸웠다. 살리타가 어디선가 날아 온 화살에 맞아 죽자 몽골군은 고려에서 철수했다.

1253년 5차로 침입한 몽골군이 충주성까지 왔으나 김윤후가 여기서 버티니 70일간 싸워도 함락시키지 못했다. 김윤후는 전투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신분을 가리지 않고 벼슬을 내릴 것을 약속하고, 노비문서를 보는 앞에서 불태웠다. 마침내 적이 물러났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일본군이 수십일 사이에 국토와 백성을 도륙하며 북상하매 관군은 힘없이 무너져 도망가기에 급급하자 나라 곳곳에서 의병이 일어났다. 양반에서부터 천민에 이르기까지 신분 구별없이 스스로 모였고 이들을 앞장서 지휘한 사람이 의병장이었다. 전라도 지역에서 고경명과 김덕령, 나주에서 의병을 일으켜 진주성에서 일본군과 싸운 김천일, 경상도 의령에서 의병을 모은 곽재우, 합천에서 의병을 모은 정인홍 등이 곳곳에서 일본군을 괴롭혔다.

황해도에서는 이조참의 벼슬을 했던 이정암, 함경도에서는 정문부가 의병을 일으켜 일본군을 몰아내는데 공을 세웠다. 또 충청도에서는 조헌과 의병 700명이 금산에서 일본군과 싸우다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700의총이 그래서 생겨났다.

여러 의병장 중에서 곽재우는 임진왜란이 터진 지 10일도 안된 1592년 4월 22일에 의병을 일으켜 여러 차례 일본군과 전투를 벌여 승리했는데 5월 18일에 의령의 기강나루에서, 24일에는 정암진에서 일본군을 물리쳤다.

이후에도 현풍, 창녕 등지에서 일본군과 전투를 벌여 승리하였고, 10월에는 진주성 전투에 참가하여 승리에 힘을 보탰다. 그는 붉은 옷을 입고 의병을 지휘하여 홍의장군(紅衣將軍)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말(韓末) 을사늑약 이후 벌어진 의병투쟁은 한민족의 의기(義氣)를 보여준 처절하지만 장엄한 투쟁이었다.

곽재우가 의병을 일으킨 4월 22일을 양력으로 환산, 한국에서는 호국 보훈의 달 첫째 날인 6월 1일을 ‘의병의 날’로 정해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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