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정체성 지키며 아이들 잘 키워 감사”
“한민족 정체성 지키며 아이들 잘 키워 감사”
  • 월드코리안
  • 승인 2011.01.06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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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한인학교서 울어버린 김총리

김황식 국무총리가 4일(현지 시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의 한국학교에서 재학생들의 학예회, 재롱잔치 등이 담긴 영상물을 보다가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대목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남미를 순방 중인 김황식 국무총리가 4일 오전(현지 시간) 파라과이의 한국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눈물을 보였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파라과이의 수도 아순시온에 있는 한국학교를 방문했다. 김 총리는 학교를 둘러본 뒤 학생들의 학예회와 재롱잔치 장면이 담긴 비디오를 시청했다. 아이들은 한국의 전통무용과 태권도 시범을 선보였고 한국 노래도 불렀다.

비디오 시청이 끝나고 인사말을 해야 할 김 총리는 아무 말이 없었다. 그는 조용히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지만 울음은 한동안 계속됐다. 김 총리를 수행한 총리실 직원들과 현지 교직원들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잠시 후 김 총리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국만리에서 교사들과 학생, 학부모가 합심해서 한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도 대단한데, 뜻을 모아 자녀들을 멋지게 키워나가신 데 대해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체성 유지와 함께 파라과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아야 한다”며 “정부도 재외동포, 특히 한국학교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1992년 문을 연 이 학교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76명이 재학 중이며 한국어로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대부분 교민과 현지주민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다. “교민들이 자녀들에게 한국인의 정체성을 심어주기 위해 이 학교에 보내는 것”이라고 총리실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총리는 이어 교민간담회에 참석해 “어렵고 고단한 가운데 초등학교를 훌륭히 운영하는 상황에서 어린이들의 학예회 장면을 보자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토로했다.

1962년 한국과 수교한 파라과이는 1965년부터 한국인 농업이민을 받아줬다. 지금까지 파라과이를 거쳐 간 한인은 약 2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현재 5000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파라과이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350달러에 불과해 교민들도 대부분 어렵게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김 총리는 한국이 어려웠던 시절에 외국에 나가 고생한 사람들에게 각별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총리실 관계자는 전했다. 김 총리는 지난해 9월 3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파독(派獨) 광원과 간호사 이야기가 나오자 “그들의 임금을 담보로 차관을 얻고 그것을 종잣돈으로 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는데 그 사람들을 잊을 수 있겠는가”라며 눈물을 보였다.

김 총리는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인 13일 파독 광원과 간호사로 일하다 귀국한 20여 명을 총리 공관으로 초대해 오찬을 함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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