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로 나뉘어 분란을 겪어오던 뉴질랜드 이북5도민회가 새 회장단을 선출하고 하나로 뭉쳤다.
지난 3월19일 오클랜드 북쪽의 한 식당에서 열린 임시총회에 모인 50여명의 회원들은 새 회장으로 최근영씨를 선출했다.
2014년 2월 창립된 뉴질랜드 이북5도민회는 지난해 12월부터 두 개로 갈라져 내홍을 겪어왔다. 창립 때부터 주도적으로 관여해 온 A 총무 쪽과 갈등을 빚은 회원들이 새 회를 만들어 창립식을 열었던 것이다. 새 회는 회장으로 B씨를 선출했다.
갈등의 중심에는 한국 이북5도민회가 초청하는 고국방문단 선정이 놓여 있었다. 최근 A 총무 쪽은 고국방문단 5명을 선정해 B 회장 쪽에 통보했다. 이에 B 회장 쪽은 “절충해서 명단을 함께 만들 수는 있지만 고국방문을 원하는 분들의 신청과 심의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개인적인 친분을 쌓기 위한 지명식 명단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이런 상황을 알게 된 한국 이북5도민회는 ‘이북5도위원회 위원장’의 명의로 공문을 보내 “내부 화합을 이뤄 단일 도민회를 만들고, 초청대상자 선정심의위원회 개최 후 회의록을 첨부해 모두가 인정하는 추천대상자 명단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A 총무는 통합을 위한 임시총회를 3월19일 소집했다. 이 자리에서 B 회장은 “문제의 중심에 있는 A총무 쪽과 제가 모두 자리를 내려놓고 임시의장을 선출해서 회의를 진행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모두 동의해 회원들은 나이가 가장 많은 김인명 씨를 임시의장으로 선출했고, 그의 진행으로 새 회장을 선출한 것이다.
최근영 신임 회장은 부회장에 방성주씨, 총무로 최성자씨를 지명했고 각 도 위원장도 임명했다. 최 회장은 “여기서 우리가 싸우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이북5도민들을 만나러 나올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회장 선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회비 납부 제도를 없애고, 한국 방문 때 A 총무 쪽에 기부 명분으로 내야했던 돈도 안받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매달 모임 때 점심값으로 내고 있는 20달러 중 절반은 본인이 부담하겠다고 약속했다.
1·4후퇴 때 피난 나왔다는 최 회장은 “분란 속에 화합을 이뤄낸 뉴질랜드 이북5도민회를 즐거운 모임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60대로 보이는 82살 최 회장의 의욕있고 희망찬 인사에 많은 회원들은 환호로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