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4월25일은 뉴질랜드 안작데이
[해외기고] 4월25일은 뉴질랜드 안작데이
  • 이혜원<한뉴문화원장>
  • 승인 2016.04.25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전 베트남전 등에 참가한 뉴질랜드인을 추모하는 날

▲ 이혜원<한뉴문화원장>
4월25일은 뉴질랜드의 안작데이(ANZAC DAY)다. 이날은 우리의 현충일에 해당되는 날인데, 안작은 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호주 뉴질랜드 연합군)의 약자다. 원래 이날은 한 세기 전인 1915년에 제1차 세계대전 중 터키의 갈리폴리(Gallipoli) 반도에 상륙해 큰 피해를 입었던 호주와 뉴질랜드연합군을 추모하는 날이다.

1차 대전 당시 영국과 프랑스, 러시아는 동맹의 한 축이었으며, 오스만 투르크의 후예인 터키는 독일과 동맹을 맺고 있었다. 보스포러스 해협을 막고 있는 터키는 러시아에게는 큰 압력이어서 러시아는 영국으로 하여금 터키의 갈리폴리 반도 상륙을 요구했다.

영국은 무려 46만8,000명에 달하는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상륙에 나서고, 당시 영국 식민지였던 호주와 캐나다, 그리고 뉴질랜드도 참전하게 된다. 당시 캐나다는 3만명을 참전시켰으며, 호주군은 2만명을 동원해 1만명의 뉴질랜드 군과 함께 역사상 최초로 양국 연합군인 ANZAC을 편성했다.

4월25일에 터키와 격전을 벌이며 안작군은 어렵게 상륙에 성공, 8개월 동안 상륙지역을 효과적으로 방어한다. 그러나 전열을 정비한 터키와 바다로부터 가해진 독일군의 압력에 못 이겨 결국 철수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안작군 8,000명이 전사하고 1만8,000명이 부상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당시 식민 종주국이었던 대영제국에 역시 3만3,000명의 전사자와 7,600명의 실종자, 그리고 7만8,000명이라는 대규모 부상자가 생겼다. 이후에도 안작군은 프랑스와 중동에서 계속 전투를 치렀는데, 그 당시 인구 100만명에 불과했던 뉴질랜드는 1차 대전 동안 11만명이 참전했으며, 그중 1만8,000명이 전사하고 5만5,000명이 부상을 당했다.

뉴질랜드는 인구 비례로 볼 때 앵글로 색슨 민족 국가 중 가장 큰 인명 피해를 입었으며, 이웃 호주 역시 당시 인구 500만명 중 33만명이 참전, 59,000명이 전사했다. 현재 안작데이는 2차 대전과 한국, 베트남 전쟁을 포함해 최근의 걸프전과 보스니아 내전에 이르기까지 뉴질랜드가 참전했던 각 전쟁에 참가한 이들을 추모하는 날로 바뀌었다.

안작데이에서는 뉴질랜드 각 지역의 도시마다 퍼레이드와 기념탑 헌화를 포함한 기념행사가 개최된다. 시민들은 안작데이 며칠 전부터 참전용사들은 거리와 슈퍼마켓 등에서 붉은 양귀비 꽃 조화를 팔아 도네이션을 모금을 하며 시민들은 가슴에 그 포피(poppy, 양귀비 꽃)을 꼽고 전몰용사들의 희생을 기리게 된다.
각급학교 학생들도 모금함을 들고 거리로 나서서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이 꽃을 꽂아주기도 한다. 뉴질랜드 전국의 모든 영업장은 오전에 문을 열지 못한다.

포피는 갈리폴리를 비롯해 용사들이 숨진 유럽 전쟁터에서 흔한 야생화이며, 또 빨간색을 보며 피 흘리며 숨져간 전우들을 기억하는 등 전쟁을 상징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 1922년경부터 전쟁 관련 기금 마련의 상징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또한 현재도 모금용으로 쓰이고 시중에서도 팔리고 있는 안작 비스킷은 안작군 결성을 기념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 비스킷이 만들기 쉽고 경제적이며 영양가가 높고 저장이 용이하기 때문에 참전 군인들의 가족이 외국으로 보내는 구호 물품으로 많이 쓴 데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안작데이에는 오클랜드 시장 랜 브라운을 비롯해 각계 인사들이 참여하여 고인들의 명복을 기린다. 또한 매년 오클랜드 영사관의 총영사(차창순 총영사)가 헌화를 하고 뉴질랜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과 뉴질랜드 해병전우회와 재향군인회의 회원 등이 마치에 참여한다. 많은 시민들이 새벽 6시와 오전 10시 행사에 참여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