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을 떠나 멀리 외국에 이주한 한인들도 한국 문제에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다. 특히 북한의 반인권 정책,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에 대해서는 한국에 거주하는 국민 이상으로 염려한다. 아르헨티나 한인사회에서도 이와 관련된 행사가 많고, 그 행사에 많은 교민이 참여한다.
아르헨티나에 약 1,200세대의 이북 출신 실향 한인들이 거주한다. 장영철 이북5도민회 아르헨티나연합회장(이하 이북5도민회)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이민이 시작된 1965년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아르헨티나에 이주한 한인들의 70%가 실향민 출신이다.
이북5도민회는 아르헨티나 한인 이민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9월20일 열린 ‘한인의 날’ 행사에서 ‘북한인권 사진전’을 개최했다. 수많은 현지인들이 북한의 인권 유린 참상을 확인했다. 당시 사진전은 아르헨티나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1980년 아르헨티나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돌포 페레스에스 키벨(Adolfo Pérez Esquivel)씨는 자신의 홈페이지인 ‘평화와 정의를 위한 봉사’(SERPAJ: Servicio Paz y Justicia)에 “이산가족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는 것은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지적하며 아르헨티나에 살고 있는 1,000세대 북한출신 실향민들이 마련한 북한인권사진전의 의미가 크다고 격려했다.
아르헨티나의 유력지 라 라시온(La Nacion)지는 지난해 10월14일 북한과 드라마(Corea del Norte y su drama)란 제하의 사설에서 사진전을 언급하며 “김정은이 집권한 3년 동안 70여명의 고위직을 처형하고, 8만명을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하는 등 현대사에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인권유린을 자행했다”고 썼다. 라 나시온은 그 후에도 한 차례 더 사설을 쓰며 북한인권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통신사인 Télam은 지난 4월20일에 ‘독재자 김정은: 사람의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취급하는 나라의 도전(La dictadura de Kim Jong-Un: el desafío de duraren un paísdonde la vida no vale)’이라는 글을 통해 김정은 집단이 자행하고 있는 인권참상을 신랄하게 고발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북한인권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군정 때에 경험한 인권침해 실태를 아직 기억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회는 세실리아 데 또르레(Cecilia de Torre) 시의원과 후안 페트레야 두 의원이 유엔의 인권 결의안을 지지하는 법안을 지난해 12월3일 채택했다. 비록 의회 차원이기는 하지만 중남미에서 북한인권과 관련해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아르헨티나가 유일하다.
이곳 언론과 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회, 인권운동가로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에스키벨씨 등 각계각층에서 북한인권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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