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구마모토 지진과 '북한 붕괴', '대비'가 관건이다
[칼럼] 구마모토 지진과 '북한 붕괴', '대비'가 관건이다
  • 이종환 기자
  • 승인 2016.05.06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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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연합조보 기고문 '북한 붕괴의 가능성과 방식'에 대한 단상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북한의 붕괴는 마치 지진처럼 일어날 것인가? 최근 중국 연합조보에 실린 한 기고문을 보면서, 얼마전에 일어난 일본 구마모토와 에콰도르의 대지진을 떠올렸다.

기고문은 ‘북한 붕괴의 가능성과 방식’이란 제목으로 중국 차하얼학회(察哈尔学会)의 한 연구원이 쓴 글이었다.차하얼은 지금 중국 베이징 북쪽에 있는 장자커우 일대를 지칭하는 지역의 옛이름이다.

이 기고문이 눈에 띈 것은 ‘북한 붕괴’의 ‘가능성’과 ‘방식’을 공공연히 다뤘기 때문. 중국은 그간 북한의 붕괴에 대해 극히 말을 아껴왔다. 한때 중국 언론에서는 북한 붕괴라는 말이 금기시되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공공연하게 기고문으로 실려서 논의되고 있다는 건 큰 변화인 셈이다.

기고문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예상하는 것은 고생을 하고서도 성과가 좋지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이 문제에 대해 깊게 토론해야 할 때”라면서, “북한이 제4차 핵실험을 실시한 후 유엔으로부터 엄중한 제재를 받아, 제재 기간은 2개월도 안 됐으나 이미 북한 경제와 민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첫째, 유엔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국제사회는 북한 핵실험을 제재하기 위해 대북 식량원조를 줄였으며, 이로 인해 북한 어린이 4분의 1이 영양실조 및 발육부진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북한은 이달 열리는 노동당 제7차 대표대회를 경축하기 위해 평양의 각 가정마다 100달러(11만5천원)를 의무적으로 헌납하도록 했으며, 이는 북한의 외화수입이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

셋째, 북한 엘리트로 탈북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국 통일부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의 탈북자 수는 34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91명보다 17.5% 증가했으며 이 중 엘리트 계층이 상대적으로 증가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저장성(浙江省) 닝보시(宁波市)의 류경식당에서 여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한국에 귀순한 사건이 있었고, 이는 최근 10년간 발생한 탈북사례 중 가장 엄중한 탈북사례로 기록됐다. 지난해에는 주필리핀북한대사와 대남업무를 책임지고 있는 북한 정찰총국 대좌(국군의 준장급)가 한국으로 망명해, 북한 인민군 탈북자 중 최고위급 기록을 갱신하기도 했다.

기고문은 “완고한 요새는 내부의 공격으로 무너지기 쉽다”면서, 북한 정권의 수혜자들이 언제든 도망갈 준비를 한다면 북한의 균열과 와해는 그리 멀지 않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기고문을 쓴 연구원은 "북한 경제가 개선되지 않고 인민은 극도의 빈곤의 수렁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붕괴는 도화선만 필요할 뿐"이라면서, "그간 북한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외부세계의 인도적 원조 및 중국, 러시아, 한국 등 국가와의 무역 때문"이라고 밝혔다.

2014년 북한의 대외무역 총액은 68억1천만달러(7조8천669억원)으로 특히 중국에 많이 의존해 왔다. 북중무역은 북한의 대외 무역의 90%를 차지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에 식량, 화학비료, 석유를 주로 원조해왔다. 특히 중국은 매년 북한에 50만톤의 원유를 공급했는데, 이는 북한이 수입하는 석유의 80%를 차지한다는 것.

북한이 중국에서 수입하는 석유는 가격이 국제시장가보다 매우 저렴했으며 대금도 1~2년 뒤에 지불하곤 했다. 북한은 중국에 석탄, 철광석 등을 판매했다. 이같은 중국의 북한 원조와 무역이 북한 정권을 지탱했다는 것. 하지만 유엔의 제재 이후 인도적 원조 외에 북중간의 석유, 석탄, 철광석 등 무역 전체가 중단되고 한국, 러시아 및 다른 국가와도 무역을 진행할 수 없게 됨에 따라 북한은 외화수입이 없는 지경으로 빠져들었다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만약 북한정권에 정책적 실수 또는 모종의 돌발적 어려움이 발생하거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다면 스스로의 역량으로 버티기는 매우 어렵고, 나아가 내부 정변이나 외부의 군사적 간섭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기고문의 견해다.

이 기고문을 보면서 정확한 시점만 모르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지진과 같은 게 아닐까 생각했던 것이다. 일본과 에콰도르 등은 태평양을 에두르는 ‘불의 고리’에 위치해 있다. 언제든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지역이다. 하지만 지진에 대비해 건물을 어떻게 짓고, 어떻게 대피하며, 어떤 것을 준비해두어야 하는지를 알면 피해도 줄일 수 있듯, 북한의 붕괴에 대해서도 이같은 준비가 필요하지 않을까? 과연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민주평통 해외지역회의들을 앞두고 얼핏 드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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