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고] 5월15일은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 나신 날
[해외기고] 5월15일은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 나신 날
  • 최기호(울란바타르대학교 석좌교수/전 총장)
  • 승인 2016.05.17 14: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5월15일은 스승의 은혜를 되새기는 뜻으로 만든 스승의 날이다. 우리는 오늘의 교육을 말하면서 선생이 존경받기는커녕 학부모와 학생에게 매를 맞는 교육 현실에 절망하기도 한다. 그리고 “선생은 있지만 스승이 없다”고 말하기도 한다.

오늘날 참 스승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 현실이다. 스승은 단순히 지식만을 가르치는 선생이란 뜻만이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도 가르치는 진정한 선생님을 가리키는 말이다.

옛날 무당을 나타내는 말로 무격(巫覡)이란 말이 있는데 무(巫)는 여자 무당을 말하고 격(覡)은 남자무당을 말한다. 옛 문헌에는무(巫)를 스승 무라고 하고 격(覡)을 ‘화랑이 격’이라고 하였다. 결국 스승이란 여자 무당을 말하는 것으로 보이고, ‘화랑이 격’은 신라시대의 화랑을 나타내는 말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스승은 원래 중을 높여 부르는 말이었다. 15세기의 문헌 <월인석보>에는 ‘법(法) 치닌 스승이오’라는 말이 나오고, 최세진의 <훈몽자회>에서는 불교의 중을 스승(師)이라고 기록하였다. 그러니까 스승은 중을 높여 부르는 말에서 온 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율곡의 <학교모범(學校模範)>은 “스승을 쳐다볼 때 목 위에서 봐서 안 되고, 선생 앞에서는 개를 꾸짖어서도 안 되고, 웃는 일이 있더라도 이빨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또 성균관 <학칙(學則)>은 “길에서 스승을 만나거든 두 손을 머리 위로 쳐들고 길 왼쪽에 서 있어야 하고, 말을 타고 가거든 몸을 엎드려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처럼 우리 전통은 스승을 우러러 보며 존경하였다.

▲ 세종대왕 표준 영정
우리나라의 ‘스승의 날’은 1958년 충남 강경여자중고등학교의 청소년적십자(JRC)에서 시도하여, 1963년 5월26일을 은사의 날로 정하면서 시작됐다. 그리고 1965년에는 겨레의 위대한 스승이신 세종대왕 탄신일을 기념하여 5월15일을 스승의 날로 다시 정하고 전국적으로 기념하게 됐다.

스승을 공경과 교권 신장을 위하여 제정된 이날에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을 생각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세종대왕은 1397년 5월15일(음력 4.10) 아버지 태종과 어머니 원경왕후의 아들로 경복궁 영추문밖 준수방에서 태어났다. 세종대왕은 32년간 왕으로 재위하면서 경제, 국방, 외교, 과학, 음악 등 많은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이루었다. 특히 훈민정음 창제는 인류사에도 빛나는 놀라운 업적이었다.

세종대왕은 1443(세종25)년에 경복궁에서 훈민정음을 음양오행(陰陽五行)의 철학 사상을 바탕으로 음성(音聲)기관을 본 따서 오직 백성들이 쉽게 쓰도록 친히 창제했다. <조선왕조실록>은 “계해년 겨울에 세종대왕이 친히 언문 28자를 만들었다(癸亥冬上親制諺文二十八字)”고 기록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에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어떻게 창제했는지 그 창제 원리가 자세히 기록돼 있다. 그래서 <훈민정음> 해례본의 가치가 높게 인정되어 1962년 12월에 국보 제70호로 지정했다. 그리고 1997년 10월, 유네스코(UNESCO)는 국제자문위원회 제3차회에서 <훈민정음(訓民正音)> 해례본(解例本)을 세계기록문화 유산으로 등록했다.

훈민정음은 세계 여러 석학들이 극찬하고 있다. 소설 <대지>의 작가이며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벅(Pearl S.Buck)은 저서 <살아 있는 갈대(The Living Reed)>의 서문에서 “한글은 전 세계에서 가장 훌륭하고, 가장 단순한(the best and the simplest) 문자이다. 24개의 기호가 조합될 때, 그것은 인간의 목청에서 나오는 어떠한 소리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 세종대왕은 천부 재능의 깊이와 다양성에 있어서 한국의 레오날드 다빈치라고 할 수 있다”라고 극찬했다.

콜롬비아 대학의 레드야드 교수는〈1446년의 한국의 언어 개혁〉이라는 저서에서 “세종대왕은 한국 사람의 자랑일 뿐만 아니라 온 세계의 자랑이다. 발성 기관과 문자의 형체를 연관시키는 개념이나 그것을 전개시켜 나가는 과정을 살펴볼 때 우리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고 변화무상한 인류 문자사에서 이러한 사실은 다시 찾아 볼 수가 없다”고 했다.

▲ <훈민정음> 해례본: 간송미술문화재단(이사장; 전성우) 소장
메릴랜드대학의 로버트 램지 교수는 <The Korean Alphabet>에서 “어질고 인자한 임금인 세종대왕은 또한 여러 제도의 이론적 창설자였다. 그는 이성과 질서의 사람이었으며, 그의 종국적인 창조물인 한글은 그의 인품을 잘 나타내고 있다. 한글의 순화된 우아함과 수학적 일관성에서 우리는 세종 그 사람을 보게 된다. 한글이 위대하듯이 세종도 위대했다. 단순하고, 가식이 없고, 효율적인 한글은 그가 남긴 최고의 유산이다”라고 극찬했다.

영국의 역사학자 존 맨은 <세상을 바꾼 문자, 알파벳>에서 “한글은 모든 알파벳이 꿈꾸는 최고의 문자이다. 아주 오묘하고, 기능적이면서도 인간의 감성을 담아 낼 수 있는 최고의 문자이다”라고 했다.  아름답고 고귀한 우리 한글을 창제한 겨레의 스승 세종대왕을 다시 한 번 우러러 보는 스승의 날이 되었으면 한다. 좋은 교육이 나라의 힘이다.

필자소개
상명대학교 교수, 몽골 울란바토르대학교 총장, 캐나다 앨버타주립대학교 객원 교수, 한국방송심의위원, 한국몽골학회장 역임
<몽어노걸대의 형태론적 연구>, <국어학서설>, <역사언어학의 원리와 방법>, <한국어 변천사>, <한국어와 몽골어의 관용어 대조사전>, <언어와 사회>, <토박이말 쓰임사전> 등 집필
대한민국 국무총리 표창, 몽골 오치르바트 대통령 은성평화훈장, 국제몽골연구협회(IAMS) 공로상 등 수상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35가길 11(한신잠실코아오피스텔) 1214호
  • 대표전화 : 070-7803-5353 / 02-6160-5353
  • 팩스 : 070-4009-2903
  • 명칭 : 월드코리안신문(주)
  • 제호 : 월드코리안뉴스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다 10036
  • 등록일 : 2010-06-30
  • 발행일 : 2010-06-30
  • 발행·편집인 : 이종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석호
  • 파인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월드코리안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k@worldkorean.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