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산책] 엔츠지(圓通寺) 정원과 차경
[정원산책] 엔츠지(圓通寺) 정원과 차경
  • 박경자 (사)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 승인 2016.07.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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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토시 좌경에 있는 엔츠지(圓通寺)는 17세기 초기 고미즈노오(後水尾) 천황 산장에 있던 어전이며 황실의 기도장소다. 고미즈노오(後水尾) 천황은 에도(江戸) 초기의 천황으로 생전에 천황위를 양위하고 천황을 보좌한 상황인 치천(治天)의 군(君)이다.

엔츠지 정원은 고산수 정원으로 일본 명승에 지정돼 있다. 마당에 이끼를 깔고 전정된 나무들, 크고 작은 40여개의 돌을 배치했다. 특히 전정된 키 큰 교목이 액자틀이 되어서 그 뒤로 조망되는 히에이산(比叡山)의 장엄한 풍경을 담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이다.

이 액자틀 안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중국에서는 광경(框景)이라 하여 문틀, 창틀 안에서 건너편 풍경을 볼 수 있고, 흔히 자주 사용되고 있는 정원기법이다.

고미즈노오 천황의 고요제이 상황(上皇)은 가장 히에이산 조망이 좋은 곳을 구하여 번지(幡枝)에 산장을 지었고, 쿄토의 슈가쿠인 수학원리궁(修学院離宮)도 17세기 중엽에 고미즈노오 상황 지시로 조영된 이궁(離宮)이다.

차경에는 올려다보거나 내려다보거나 가까운 곳이나 먼 곳 등의 경치를 끌어들이는 기법들이 있다. 엔츠지의 히에이산 차경은 멀리 있는 히에이산의 경치를 끌어들여 절 내부의 기도처에서 볼 수 있도록 차경 대상으로 삼았다.

동북아 전통정원에서는 차경기법이 많이 사용되었고, 엔츠지의 히에이산 아름다운 차경은 특히 유명하다. 현재 고층 맨션건설 등 급속하게 진행하는 도시개발에 의해서 이 귀중한 차경들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쿄토시는 엔츠지정원 등 차경보호를 위한 조망조례(쿄토시 조망경관창생조례)를 만들었다. 이 조례에 따라서 엔츠지의 경우 주변구역은 높이뿐만 아니라 건물기단형식 등까지도 제한받고 있다.

현재 이러한 차경훼손을 막기 위한 조망권을 보호하는 추세는 세계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차경을 이용한 현대 건축설계도 활발하며, 특히 세계적인 일본 현대 건축가 안도 다다오는 그의 작품에서 일본 전통 차경기법을 도입한 건축표현으로 명성이 드높다.

엔츠지(圓通寺) 정원 소재지: 쿄토시 左京区岩倉幡枝町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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