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재일동포 백진훈 의원, '참의원 3연임' 쾌거에 갈채를!
[칼럼] 재일동포 백진훈 의원, '참의원 3연임' 쾌거에 갈채를!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 승인 2016.07.1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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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민단행사도 빠지지 않아...재일동포사에 새로운 획 그어
▲ 이종환 월드코리안신문 발행인

-(일본) 헌법개정에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
“반대한다.”
-헌법 9조(전쟁과 무력행사를 영원히 포기한다)를 개정하는데 관해서는?
“개정에는 반대다.”
-유사시나 대규모 재해때를 대비해 ‘긴급사태조항’을 삽입하는 것으로부터 헌법개정을 시작해야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찬성인가 반대인가?
“반대.”

재일동포 2세 백진훈(白眞勳, 일본명 하쿠신쿤)의원이 일본언론에 답한 선거 앙케이트 내용이다. 백의원은 이처럼 '개헌반대'의 정치적 견해를 분명히 하면서도 이번 참의원 선거에 당선돼 재일동포 출신이 일본 국회에서 3연임하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그는 자민당과 공명당 등 ‘개헌 세력’이 압승하고 민진당 등 견제세력인 야당이 고전한 이번 선거에서 민진당 비례대표로 나서서 3연임을 달성해 재일동포사에서도 새로운 획을 그었다.

일본은 참의원과 중의원의 상하양원제를 취하고 있다. 참의원 의원의 임기는 6년이며, 3년마다 의원 정수의 절반씩을 선출하는 개선(改選)방식을 취하고 있다. 백진훈 의원은 2004년에 처음 당선된 이래 2010년 선거에서 연임했고, 이번 선거에서 다시 3연임에 성공했다.

백의원의 3연임이 눈에 띄는 것은 특히 두가지 때문이다. 하나는 백의원이 재일동포 2세라는 점이다. 그는 재일한국인이라는 자신의 가계를 전혀 감추지 않고 활동하면서도 내리 3회째 당선에 성공했다. 백의원의 아버지는 한국인, 어머니는 일본인이다. 특히 백의원의 할아버지는 ‘핏줄 지키기’에 완고했다. 백의원의 조부는 아들이 일본인 여성과 결혼하는데 결사 반대했다. 이때문에 백의원이 친할아버지의 얼굴을 처음 본 것이 조부의 임종 3시간 전이었다고 한다.

그런 할아버지의 영향이 백의원 본인한테도 미쳐서인지, 백의원은 일본 국회 입성 직전인 2003년 일본 국적을 취득하면서도 자신의 성과 이름을 그대로 쓰기로 했다. 우리말 백진훈을 일본식 발음인 하쿠신쿤으로 바꿔 불리게 했을 뿐이다. 이처럼 이름에서 한국인임이 드러나도록 하면서도 3선에 당선됐다는 것은 놀라울 따름이다.

사실 백의원은 재일민단 행사는 물론 재일동포사회의 중요행사에 빠지지 않는다. 참석해서 자신을 소개할 때면 ‘하쿠신쿤입니다. 백진훈입니다’ 라면서 우렁찬 목소리로 인사한다. 그리고 자기 소개도 우리말로 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본 국회에서도 ‘원폭피해자문제’ ‘일본식민지 사죄문제’ 등 한일간에 민감한 문제에 대해 진보적 입장을 취해왔다.

▲ 3선에 성공한 백진훈 일본 참의원 의원

참고로 백진훈 의원이 올초 출판한 ‘일한혼(日韓魂)’이라는 단행본에 자신을 소개한 내용을 적어보자.  “백진훈, 1958년 일본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동경 신주쿠에서 태어났다. 일본대학 대학원 생산공학연구과 박사 전기과정 건축공학 전공 수료. 한국연세대학교 어학연구교육원 졸업. 1985년 조선일보 일본지사 입사. 1994년 조선일본 일본지사 지사장 취임. 2003년 일본 국적을 취득. 조선일보 일본지사장 퇴임후인 2004년 7월 참의원 비례대표로 첫 당선. 북한에 의한 납치문제 등 특별위원장, 내각부대신 등을 역임.”

그의 3연임이 눈에 띄는 또 하나의 이유는 그를 뽑아준 일본 국민들의 성숙함 때문이다. 우리 한국사람들한테 일본은 흔히 ‘섬나라’ ‘폐쇄사회’ 같은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그리고 이번 참의원 선거는 아베 정권이 ‘개헌’을 공약한 신임투표 성격의 선거이기도 했다.

이런 선거에서 ‘개헌반대’를 건 재일동포 백의원이 당선했으며, 일본 국민들이 그가 입후보한 민진당에 기꺼이 표를 던졌던 것이다. 과연 우리 사회도 그런 의원을 국회에 진출시킬 정도로 성숙해 있을까? 다시 한번 백진훈 의원의 일본 참의원 3연임 성공에 박수를 보내며, 일본 국회에서의 그의 눈부신 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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