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에서 귀국한 교민 증언
카이로발 KE954편으로 2일 오전 10시께 인천공항에 도착한 교민들은 카이로가 심각한 치안공백에 빠지면서 사실상 무법천지로 전락했음을 현장감있게 증언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카이로 탑승객 248명 가운데 한국인은 221명이었으며 일부 교민은 공항에 마중나온 가족과 포옹을 하며 무사 입국에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카이로에서 6개월간 체류했다는 고성현(38)씨는 "통행금지가 시작되면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깨달았다. 사람들이 고함치고 하는 함성이 계속 들려 무서웠다"고 털어놨다.교민들은 또 카이로 시내에서 경찰이 사라지면서 무질서에 약탈과 방화마저 횡행해 현지인들이 몽둥이나 큰 칼을 들고 직접 치안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카이로 '마디'란 지역에서 혼자 살았다는 김정민(30)씨는 "밤에 총소리, 공포탄 소리가 들려 무서웠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는 소리도 들린다. 이들은 각목, 야구방망이, 식칼 등을 들고 다닌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입국자들에 따르면 카이로의 한인 상점인 '토마토 슈퍼'도 약탈을 당했고 화약 냄새가 풍기는 거리에서는 약탈자들이 활보하고 있다는 것유학생 신민경(24)씨는 "마트뿐만 아니라 작은 채소가게 앞에서도 차를 세워놓고 사재기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집트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래 경찰서가 시위대의 방화로 불에 타고 일부 폭도들이 상점을 약탈하는 등 정정불안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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