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신중함과 안정이 우여곡절 끝의 외교적 교훈?
[칼럼] 신중함과 안정이 우여곡절 끝의 외교적 교훈?
  • 이종환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7.01.15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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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파(風波)를 일으키는 무의미함'이라는 아사히신문 사설을 보고
▲ 이종환 객원논설위원

'풍파(風波)를 일으키는 무의미함'이라는 일본 아사히신문 사설을 본 것은 하네다공항에서 김포로 오는 귀국길에서였다.재일민단 신년회에 참여해 오공태 민단 중앙단장이 신년사에서 부산주재 일본총영사관 앞에 선 소녀상이 철거돼야 한다고 호소하는 얘기를 들은 뒤여서인지 그 사설에 더욱 공감이 갔다.

재일민단은 1월12일 동경 뉴오타니호텔에서 신년하례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일본 국회의원 수십명을 포함해 민단과 일본, 한국측에서 약 800명이 참여했다. 이날 오공태 단장은 작심한 듯 소녀상 문제를 거론했다.

“안타깝게도 작년 연말 주부산일본총영사관 앞에서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됐습니다....이번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은 없애야 한다는 것이 100만 재일동포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오단장은 “지금이야말로 한일간의 합의가 성실한 태도로 이행되지 않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시 냉랭한 한일관계가 시작된다면 (일본에 사는) 우리 동포들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또다시 목소리를 죽이고 살아가야 하겠습니까....”라고 흐느끼듯 호소했다.

‘풍파를 일으키는 무의미함’이라는 아사히신문 사설을 본 것은 그 이틀 뒤였다. 미국과 중국, 대만의 관계를 논한 사설이었다. 대만해협을 둘러싼 정세가 불안하다는 말로 시작한 사설은 대만에 독립지향적인 민진당 정부가 들어선 가운데 미국의 정권 교체라는 요인이 덧붙여서 미-중-대만간 긴장이 증폭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당선자는 12월초 차이잉원 대만총통과 전화회담이라는 이례적인 행보를 취했을 뿐 아니라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입장에 대해서도 의문을 던졌다. 이 시기에 중국군은 남중국해에서 미군 무인잠수기를 포획하는 소동도 일으켰다. 연초에는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호가 대만을 한바퀴 돌기도 했다.”

이렇게 소개한 사설은 “중-대만관계는 중대 위기를 초래하기 쉽다. 그렇기 때문에 풍파를 일으키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사자 그 누구도 긴장을 높이지 않도록 냉정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만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는 미국으로선 중국과는 체제 및 안보문제에서 잠재적인 적이지만, 무역과 투자에서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이런 모순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고 안정을 꾀해야 하며, 그것은 미중 양국이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깨달은 외교적 교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미국과 중국이 다투면 피해는 대만으로 집중되며, 특히 중국의 화살이 대만으로 향하게 된다는 지적이었다.

이 글을 보며 한국과 일본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일 양국은 한쪽으로는 역사적 모순으로 가득 차 있고, 또 한쪽으로는 체제와 경제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다. 그래서 양국은 신중하게 행동해야 하고, 안정을 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깨닫게 되는 교훈도 그것이 아닐까 싶다.

특히 한일관계가 냉랭해지면 맨먼저 곤란을 겪는 것이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들이다. 그것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래서인지 평지풍파를 불러일으키지 말고 신중하게 행동하자는 아사히 사설에 더욱 공감이 가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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