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카프카의 바벨탑
[칼럼] 카프카의 바벨탑
  • 류현옥 재독 칼럼니스트
  • 승인 2017.02.21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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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Stadtwappen(한 도시를 상징하는 표적 )

 
창세기 11장에 기록된 바벨 탑 의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통한 예술 문화 역사의 주제가 돼 많은 미술 조각 문학에 다루어져 표현된 성경 기록이다. 세계 고고학자들의 찾아낸 바로는 탑을 짓기 시작한 곳은 티그리스(Tigris) 와 유프라테스(Euphrates) 강이 만나는 지역으로 터키 시리아 이라크 세 나라가 만나는 지점이다. 이곳에다 하늘에 닿을 높은 탑을 지어 후 세에 남기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여러 나라에서 그곳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사람들은 기와와 벽돌을 굽기 시작했고 곧 기초공사를 착수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신은 인간들이 탑을 지은 후에는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탑을 짓지 못하게 막는 방법으로 그때까지 하나로 통일돼 다 통할 수 있었던 인간세계의 언어를 각기 다른 말을 쓰게 만들었다.

탑을 같이 지어야 할 일꾼들이 말이 통하지 않게 되자 완성 되지 않은 탑을 그대로 버려둔 체 다시 뿔뿔이 헤어져 갔다. 이것이 원본이다. 카프카는 바빌론 탑 성경 속의 역사를 근거로 하여 네댓 개의 산문을 작성했다.

그중의 하나가 시의 상징(Das Stadtwappen)이다. 태워버리라는 유언과 함께 남겨진 그의 작품을 태우지 않고 보관했다가 후세에 알린 친구 막스 부로트 씨가 이 제목을 붙였고 설화 속의 도시는 체코의 역사도시이며 카프카의 고향인 프락이라고 하는데 카프카 전문가들은 의혹을 제기했고 그기에 다른 여론이 분분하다.

불과 한 페이지 반 밖에 안 되는 짧은 작품 속에 담긴 해석은 현 대 인들에게 더 할 수 없는 깊은 의미를 전달하고 있다.

“바빌론 탑을 위한 공사는 좀 괜찮게 시작됐다. 이정표나 도표와 통역과 노동자들의 숙소와 연결거리 등에 중점을 두고 시작했다. 다가올 백여 년의 일자리가 확보됐다고 보았다. 지배적인 의견은 더 할 수 없이 아주 천천히 탑을 짓자는 것이다. 우선 기초공사를 하는 것이고 근본적으로는 그 아이디어 하늘을 찌르는 탑을 짓자는 생각만이 중요할 뿐이라는 주장이었다.

탑을 짓자는 위대한 의견에 일치를 보았고 이미 발표돼 인정받았기에 이 아이디어는 살아지지 않을 것이란다. 뒤따르는 다음 세대들도 탑을 완성 하고자 하는 소망이 열열할 것이기에 서둘러 지을 이유가 전연 없을 뿐 아니라 탑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단다. 오히려 세월이 갈수록 건축기술이 발달하고 건축 기계도 나날이 새로워 질 것이기에 다음 세대에 가서 나은 기술로 더 튼튼하게 지을 수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100년 걸리는 일을 반년에 끝낼 수 잇을 것이란다. 이미 일자리는 안정하게 확보돼 있는데 좋은 아이디어들 제공하여 공사를 시작한 세대가 악착같이 공사에 집중하여 끝을 내야 할 이유가 없단다. 꼭 그래야만 할 의미를 구태여 찾자면 탑을 완전하게 완성할 수 있는 경우 일 것이지만 그것은 기대할 수 없는 일이었다.

탑의 완성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음 세대에 넘어갈 경우 다음 세대는 반쯤지은 건축이 마음에 들지 않다하여 시작된 탑을 허물고 다시 짓기 시작할 것이란다. 이런 생각들은 힘을 마비시켰다. 노동자들을 그들이 모여 사는 도시형성에 집중하게 만들었다. 모든 부역자들은 제일 좋은 집에서 살겠다고 다투기 시작하여 피나는 투쟁으로 발전했다. 이 싸움은 끝이 나지 않았다.

공사 책임자는 공사에 필요한 집중력 부족으로 아주 천천히 공사 진행을 하거나 아예 싸움을 끝낸 평화시대를 기다려서 공사 진행을 다시 시작하여 탑을 지어야 한다는 논증을 내놓았다. 그러나 싸움으로 시간만 낭비 하는 것이 아니고 싸움 도중 쉬는 시간이면 그들의 도시외면 장식을 닦고 가꾸는 일로 소일했는데 이것은 또 새로운 질투시기를 생산하여 새로운 싸움의 동기가 됐다.

이렇게 첫 세대들의 시간이 흘러가는데 그 결과로 상승되는 예술 기교의 발전이 현저하게 나타나고 뒤따라 투쟁의 욕망을 촉구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미 타기 시작한 투쟁의 불꽃에 부채질을 한 것이다. 다음 세대와 탑 공사의 삼대에 들어가서는 이 탑 공사의 무의미함을 인식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지만 그곳을 떠나서 헤어져가기에는 이미 너무나 결합돼 있었다. 이 시의 모든 전설과 가곡은 예언의 그날에 어마어마한 큰 주먹이 다섯 번을 쳐서 시를 파괴하는 갈망의 내용으로 표현 됐다. 그 때문에 이 시를 지키는 패에는 상징적인 큰 주먹이 들어있다.”

해설에 들어가면 인간들은 먼 길을 걸어 그곳으로 모인 목적이 탑을 짓기 위한 것이라고 망각한다. 그들 공동의 유일한 숙제인 탑 공사를 위해 힘과 마음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 제집보다 나은 집에서는 이웃을 시기 질투하여 시작한 싸움은 다음세대까지 계속되고 투쟁의 병적욕망의 노예가 된다.

전쟁이 잠시 없는 평화의 시간에는 살고 있는 집을 더 아름답게 꾸미는 일에 집중하는데 이것 또한 더한 시기질투의 원인이 돼 피 흘리는 투쟁으로 끌고 간다. 이미 마음의 평화는 사람들을 떠나갔다. 과연 인간의 존재가치는 투쟁 없이는 형성되지 않는가?

카프카는 주먹의 폭력으로 시작한 탑을 파괴하게 함으로써 인간들이 본마음을 되찾아 떠나온 곳으로 되돌아 갈 것을 시도하는 지도 모른다. 그들이 버리고 떠나온 곳은 어딘가? 그기에 두고 떠나온 상징적인 존재가치가 무엇인가를 알게 하여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은 투쟁의 원인이 된 물질적인 것이 아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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