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교포가 말하는 한옥의 가치
러시아 교포가 말하는 한옥의 가치
  • 월드코리안
  • 승인 2010.07.1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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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이요? 한옥은 한국 문화를 정말 잘 살린 것 같아요. 종이, 나무를 만들어서 자연 친화적이고, 사람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 인간적이잖아요.”

러시아에서 건너와 한옥에 산지 어느덧 2년이 다 돼간다는 러시아 유학생 김안드레이씨(23)의 이야기다. 겉모습은 영락없이 한국인의 모습인 그는 러시아 교포 3세. 하지만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옥에 매력에 빠진 이후로 그는 한옥예찬론자가 됐다. 무엇이 이토록 그를 한옥에 푹 빠지게 한 걸까. 김안드레이씨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옥은 한국인의 역사와 문화가 ‘한눈에’
김안드레이씨가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러시아를 찾은 할아버지의 지인을 통해서라고 한다. 그는 교포 3세지만 한국문화를 접할 일은 없었다.

하지만 일주일간 할아버지 친구로부터 들었던 한국이야기는 너무 재미있었다. 이후 할아버지 친구의 초대를 받아 며칠간 전북 전주에 머물렀는데, 그때 한국에 반했다. 2007년 2월 한국에 유학 온 이유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땐 ‘가,나,다,라...’ ‘안녕하세요’ 인사말이 그가 아는 전부였다. 전북 전주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친구를 사귀며 처음 전통 가옥 한옥을 알게 됐다. 하룻밤 묵으며 한국의 전통가옥을 처음 접하고 보자마자 한옥과 사랑에 빠졌다고 한다.

학교를 마치면 일부러 한옥마을을 찾아 구경을 할 정도였다. 그는 공부하다 알게 된 한옥체험장 원장에게 한옥체험장에서 살 수 있도록 부탁했다. 이때가 2008년의 일이다. 그는 이때부터 한옥체험장에서 살며 한옥체험 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다.


전주한옥마을에서 느낀 ‘한옥’의 가치
그는 현재 전주한옥마을의 한옥체험장 ‘동락원’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에게 한옥체험장 소개를 부탁했다.

“한옥은 흙과 나무로 만들어요. 서양에는 없는 온돌방부터 기와의 단아함 등 한옥에선 지혜롭고 멋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어요. 특히 한옥이 계절마다 자연과 함께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모습을 보면 정말 환상적이죠.”

그는 이어 “먼저 한옥을 보시면 여름을 나기 위한 대청마루, 겨울을 위한 온돌,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마당이라는 공간으로 나뉘는데 이런 공간들은 옛날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청마루의 툇마루는 뚫려 있는데, 그 이유가 뭔지 아세요? 바로 통풍을 위해서예요. 실내의 바닥을 지면보다 높게 지을수록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는 원리를 이용한 거랍니다.”

그는 한국 사람보다 한옥의 가치와 의미를 더 많이 알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한옥에 대해 잘 아느냐’고 묻자 “처음 한국에 방문했을 때에는 전통가옥이 있는 줄도 몰랐다”는 답이 돌아왔다.

“하지만 한옥을 알게 되면서부터 한국의 문화에 큰 관심이 생겼고, 인터넷도 찾아보고 책도 많이 읽어봤어요. 궁금한 게 있으면 한국 친구들한테 물어보고요, 그러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귈 수 있었고, 한옥으로 인해 한국에 대해 서서히 알 수 있었어요.”


한옥 매력은 ‘인간적’이고 ‘자연친화적’
그에게 ‘한옥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그는 ‘인간적’이고 ‘자연친화적’인 한옥의 구조를 손꼽았다.

“한옥은 흙과 나무, 돌, 종이, 기와 등 전부 다 자연에서 재료를 얻어 인간이 직접 손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한옥에 살다보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기분이 들어요. 특히 머리 아픈 콘크리트 냄새가 아닌 상쾌한 나무 냄새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어 좋거든요. 한옥은 더운 여름에는 바람이 잘 통해 시원하고 추운 겨울에는 구들장이 따뜻해, 계절마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좋답니다.”

그가 한옥 중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처마’와 ‘기와’였다. 한옥은 흙과 나무로 돼 있기 때문에 자칫 물에 닿으면 썩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처마로 보완했다는 것이다. 또 처마는 직사광선을 막고 햇빛을 반사시켜 방안을 따뜻하게 하는 기능도 있다고. ‘기와’는 한국의 전통문양을 집안 곳곳에서 볼 수 있어 한옥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기 때문이란다.


한옥은 왜 '침대'랑 '신발장'이 없는 거죠?
20년 넘게 러시아에서 아파트에 살았다는 그에게 ‘한옥에 사는 게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처음에는 침대가 없어서 허리가 너무 아팠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다”며 “특히 겨울에는 온돌방이 있어 추위를 잘 타는 저에게는 안성맞춤”이라고 말했다.

“한옥에는 신발장이 없고, 화장실이 밖에 있는 게 처음엔 조금 불편했어요. 그래서 갑자기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는 신발을 재빨리 안으로 들여놔야 된다는 게 조금 어색했죠. 이제는 순발력이 생겨 괜찮아요. 또 화장실은 잠자는 곳과 떨어져 있으니깐 오히려 더 청결한 것 같아요.”

친구들이 한옥에 사는 그에게 힘들어 보인다고 하지만 그는 오히려 살다보면 옛날 사람들의 지혜를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한옥체험을 권했다.

“요새는 한국 사람들도 한옥에 살아보지 않은 사람도 많은데, 꼭 한옥체험을 통해 경험해 봤으면 합니다.”


한옥은 2000년 넘는 세월 동안 전해 내려오는 한국 문화유산이다.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옥은 우리 조상들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의 문화유산 한옥, 이번 주에는 가족들과 함께 한옥체험을 해보는 건 어떨까. 에어컨 없이도 시원한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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