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주열의 동북아物語-12] 송무백열(松茂栢悅)의 韓日관계
[유주열의 동북아物語-12] 송무백열(松茂栢悅)의 韓日관계
  •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나고야총영사)
  • 승인 2017.11.0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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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차원에서 보면 한일 양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나고야총영사)
유주열(외교칼럼니스트, 전 나고야총영사)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로 동아시아의 안정이 70여년 만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을 시작으로 한국 중국 등 동아시아 순방을 통해 북한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동아시아의 국제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일본과의 안보 협력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 취업이 늘어나고 일본 여행과 문화를 좋아하면서도 과거사 문제에는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진 한국인 중에는 앞으로 일본과 어떻게 지내야 할 것인지 혼란스러워하는 하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들 일본은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한다.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마음을 쉽게 열 수 없는 일본은 이렇듯 우리에게는 복합적으로 다가온다. 일본에서 외교관으로 6년간 활동해 본 경험으로 우리와 비슷하면서 다른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해 왔다.

미국의 석학이며 <총, 균, 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는 한국과 일본을 유년기를 함께 보낸 ‘쌍둥이 형제’로 비유하고, 동아시아의 정치적 미래는 한일 양국의 성공적 유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인류 문명차원에서 보면 한일 양국은 핏줄이 이어져 있는 ‘쌍둥이 형제’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임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과 우리가 교류한 것은 1500년 이상이 된다. 그 사이 임진왜란 7년 전쟁을 거쳤고 36년간 식민지 지배를 받아 그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일본과 잘 지내야 한다는 사람들은 1500년 이상의 긴 역사에서 불과 40여년의 짧은 불행의 역사인데 과거보다 미래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한일관계는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임진년의 잔혹한 전쟁과 악랄한 식민지 착취에서 한일 양국은 서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편견과 오해가 쌓이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일본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최근 ‘언더스탠딩 재팬(Understanding Japan 일본 알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일본 알기’는 친일(親日)은 아니고 지일(知日)이며 더 나아가서 극일(克日)이라고 한다.

사람은 이사를 갈 수 있지만 나라는 이사를 못 간다. 그렇다면 과거 우리 조상이 이웃해서 살았고 미래 우리 후손이 이웃해서 살아야 하는 일본을 대해 제대로 알아 두어야 한다는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를 진단하는 전문가들은 지금의 한일양국은 1965년 국교정상화이래 가장 어려운 관계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당시 가장 큰 현안이었던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합의를 달성하였으나 2016년 말 부산의 일본 총영사관 앞에 새로운 위안부 소녀상이 설치되면서 합의 이전으로 돌아갔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 정권이 바뀌면서 과거 정권의 합의를 검토하는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고 최근 선거를 통해 일강(一强)이 된 아베 총리는 트럼프 미국정부의 적극 지지로 동북아의 국제정세 변화에 대해 강력한 리더십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이면 일본의 메이지(明治) 유신의 150주년이 된다. ‘일본 알기’는 근대 일본의 굴기를 알아야 하고 여기에는 메이지 유신이 중심이 되고 있다. 1800년대 중반까지 한일 양국은 쇄국정책으로 조선통신사 왕래 등 선린우호 정책을 이어 오는 등 비슷한 은둔의 국가였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의 흑선(黑船)에 자극을 받은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키고 개혁 개방을 통해 선진 문물을 흡수하여 국력을 키워 열강의 반열에 오르는데 40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송무백열(松茂栢悅 소나무가 무성하면 잣나무가 기뻐한다)’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일본을 제대로 알고, 일본은 한국에 대한 배려를 통해 상호 부정적인 인식보다 존중과 이해의 노력으로 번성하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되어 미래지향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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