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밀라노 한글학교 좀 도와주세요"
"伊밀라노 한글학교 좀 도와주세요"
  • 연합뉴스
  • 승인 2011.03.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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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 교장, "비전공 학부모들이 교사"

 <사진 연합뉴스>

"이탈리아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우리말을 잊지 않도록 학부모들이 토요일마다 교사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학교를 운영하기가 너무 힘겹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지난 25일부터 사흘간 유럽 한글학교 교장, 교사 세미나가 열렸다. 유럽 17개국 41개 한글학교 관계자 120여명이 모여 한국에서 온 전문가들의 강의도 듣고 아이들을 위한 우리말 교육 문제를 토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 행사를 주관한 밀라노한글학교 서유미(48.여)<사진> 교장은 "고국을 떠나 유럽에 살면서 아이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려는 이곳 학부모들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1985년 성악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왔다가 26년째 머물고 있는 서 교장은 1년 간 학부모 대표를 맡은데 이어 2년째 교장 일을 보고 있다.

서 교장은 "한글 교수법 등 전문적인 강의는 매우 유익했지만, 정작 이곳에서 한글학교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재정 문제 해결이 요원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밀라노 한글학교에는 현재 유치반과 초등학교반, 초등한국어반, 중학생반을 합쳐 13개 반 90명의 학생을 13명의 학부모 교사가 맡아 가르치고 있다.

학생 중 절반은 상사 주재원 자녀들이고 나머지는 교민 자녀들이다. 초등한국어반에는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이탈리아 아빠들도 와서 배운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한글 교육을 하는데 드는 비용은 학교 임대료와 청소비, 그리고 학부모 교사들에게 지급하는 월 300유로(한화 약 46만원)의 급여 등을 합쳐 연간 6만5천유로에 이른다.

서 교장은 "한국 정부 지원금으로 총지출의 약 15%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학생 한명 당 월 50유로의 수업료와 학부모들이 수시로 여는 바자회 수입, 그리고 몇몇 잘사는 한인 교민들의 후원금, 삼성과 LG 등 기업체 기부금으로 가까스로 메운다"고 말했다.

어려운 것은 재정만이 아니다. 학교 시설이 열악한데다 교사들이 전원 비전공 학부모들로 구성돼 교육 시스템이 체계적이지 못하다 보니 아이들도 학교에 나오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서 교장의 딸도 마찬가지여서 속상할 때가 많다.

서 교장은 "그래도 지금의 수고와 희생이 아이들이 한국인임을 잊지않고 살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하기에 어떻게든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한때 번듯한 건물에 자리잡고 있는 일본 학교를 빌려 사용하려다 너무 비싼 임대료를 요구해 포기한 적도 있다고 한다.

서 교장은 "한글학교가 유령학교 취급을 받는 것이 싫어 얼마전 비영리단체로 등록하고 학교 계좌를 열었다"면서 "한국 정부가 지원금을 늘리고 이곳에 진출해 있는 다른 한국 기업들도 학교 운영에 도움을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교장 임기가 다 차 다음 사람에게 넘겨줘야 하는데, 선뜻 맡으려는 이가 없다"면서 "학교 재정이 좀 더 나아지면 교사들도 조금 더 나은 여건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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