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산책] 마당, 뜰
[정원산책] 마당, 뜰
  •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 승인 2017.12.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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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박경자 전통경관보전연구원장

원고 ‘마당, 뜰’을 쓰려다보니, 어릴 적 소낙비 쏟아질 것 같다며 황급히 뒷마당으로 내려가 빨래를 걷고, 장독대 항아리 뚜껑을 닫던 어머니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 집 뒷마당 담장 가에는 코스모스가 가득했다. 예부터 마당은 여성이 중심이 된 가족 쉼터였다.

마당은 우리뿐만 아니라 서양, 중국, 일본 등에서 중정(中庭), 뜰로 표현된 담으로 둘러싸인 공간이다.

요즘 정원 열풍이 불고 있다. 정부 각 기관의 지원으로 여러 곳에서 정원박람회 등 행사와 각종 모임이 활발하다. 옛 마을과 집안뿐만 아니라 현재의 각종 건축공간에는 마당이 있고 마당을 꾸미고 있는 정원이 있다.

옛 마을을 한 예로 들자. 마을 어귀에서 장승 솟대가 객을 맞이하고, 옛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몇 백년 된 정자목과 정자(누정)을 볼 수 있다. 다음에 나타나는 가옥은 문과 담장으로 둘러싸여있고 집 앞이나 별당 앞에는 연못과 돌로 쌓은 석가산이 놓여있다.

집안 사랑마당에는 연못대신에 석조, 석등이 놓이기도 하고, 안마당에는 우물, 장독대, 채마밭, 각종 꽃나무가 담장가에 심어져있다. 집 후면은 풍수 원리에 따라서 집의 위치를 정했다는 산을 등지고 물을 대한다는 배산임수(背山臨水)로 언덕이 된다. 여기에 여러 층의 층단을 만들어 화계를 만들고 굴뚝이 있고, 모양 좋은 돌을 배치하거나 주로 꽃나무, 작은 과실수를 심었다.

집안 정원에 만들었던 연못, 석가산, 석조, 화계 등은 현대 정원에서도 자주 쓰이고 사랑받는 소재가 됐다.

안마당에 두었던 채마밭은 도시공동 주택마당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도시농업이 어느새 아파트 마당에 들어와 올해는 모 국제조경대회에서 수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여름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에서 ‘17년 우승작인 양수인의 ‘원심림Centreefugal Park’를 만났다. 국립현대미술관은 매년 ‘쉼터’, ‘그늘’, ‘물’의 세 가지 키워드로 젊은 건축가 작품 공모를 한다. 원심림은 원심력과 원시림을 합성한 말이다. 더운 여름 한시적으로 도심에 세워지는 ‘팝.압 공원’을 구상했다. 가볍고 경제적이며, 설치가 용이한 친환경적 건축, 간단한 기계장치를 통해 나무 비슷한 모양의 ‘원심목’이 탄생했다.

원심력을 이용하여 부풀어 올라 펼쳐지는 나무 형태가 여럿 세워져 하나의 숲을 형성한다. 회전하는 속도에 따라서 납작한 우산 형상으로 변하면서 한여름 그늘과 쉼터를 제공한다. 바람, 물, 식물 등으로 가득 찬 공원과 그 안에서 휴식하며 즐길 수 있도록 제안했다. 사이사이에 작은 바위언덕, 모래놀이터, 연못으로 된 ‘원심림’은 모든 시민들에게 즐거운 여름 공원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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