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재일동포촌을 만들자는 구상이 동경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사실이 밝혀진 것은 12월 17일 도쿄 치요다 구 재일한국YMCA 9층 국제홀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였다. 40~50대의 재일동포 2, 3세 6명이 발기인이 돼 개최한 이 모임에는 모두 80명이 참가했다.
이 자리에서 발기인으로부터 '제주 재일동포촌 프로젝트'에 대한 구상이 소개됐다. 차세대의 젊은이들이 언어·문화 등의 민족적 소양을 배울 수 있는 학교를 제주에 만드는 것. 김상헌 씨(역사연구가·그림책 작가, 치바)가 대표로 추진해 왔다. 이 구상의 실현에 필수적인 재일건축가나 행정사, 교육 관계자들이 취지에 찬동해 가담했다.
왜 재일동포촌일까? 김 씨는 다음처럼 말했다.
"재일동포 아이들은 위기에 놓였다. 일본 학교에 다니며 사춘기에 들어서면 자신의 국적이 한국인 것을 느끼게 된다. 인터넷을 열면 증오 투성이다. 일본 사회에서 부정되고 비난을 받으며 참아야 할뿐이다. 정신 질환 또는 자살률도 일본인에 비해 3~4배가 높다. 아이들이 임시 대피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고 싶다."
부지는 김씨가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서귀포시 색달동에 있는 약 1만 5000㎡. 이 땅을 제공해 거기에 일본 고등학교를 졸업한 재일동포 자녀 200여명을 수용하는 학교와 숙박 시설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1년간 한국어를 배우는 동시에, 지역의 농가를 방문하면서 농사일을 돕기로 했다. 재일동포 젊은이가 안심할 수 있는 국제교류 마을 구상이다.
지역 발전을 위해 일본의 농업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파일럿 팜도 구상하고 있다.예를 들어 김 씨가 사는 치바의 명산품인 땅콩을 사용한 고추장을 제조하는 것도 아이디어 중 하나다. 일본 농학박사인 수경 재배의 대가가 지도 협력도 약속했다. 늘어나는 관광객들에게 하수도 설비가 필요 없는 바이오매스 화장실의 도입의 아이디어도 있다.
발기인인 재일동포 김웅기 씨(홍익대 조교수)는 "현지인과 교류할 수 있는 마을이라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이다. 제주인은 과거의 재일동포의 공헌을 기억하고 있다. 재일동포촌을 만든다고 생각할 때 적격인 장소"라며 지자체의 경제적 지원도 기대했다.
재일동포 차세대 교육 치유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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