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민단, ‘동포사회 대통합’ 등 올해 중점방침 결정
재일민단, ‘동포사회 대통합’ 등 올해 중점방침 결정
  • 동경=이종환 기자
  • 승인 2018.02.2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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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정기중앙위원회에서 개최··· 2월21일 동경 한국중앙회관에서

“학생회와 청년회는 다음에 우리 민단을 이어갈 세대입니다. 아무리 한반도 뿌리를 가졌다 할지라도 일본 국적자가 회장 등 중앙간부를 맡을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정몽주 조선장학회 이사장이 민단중앙 집행부가 제안한 학생회 청년회 간부 취임규정 개정안에 이같이 신중론을 폈다.

“지역 실정을 몰라서 하시는 말씀입니다. 민단 단원수가 적은 히로시마 같은 지역은 한국 국적만으로는 학생회도 청년회도 꾸리기가 어렵습니다. 히로시마 학생회는 이미 1년간 활동 정지된 상태입니다. 민단 장래를 생각해서 큰마음으로 일본국적자도 학생회와 청년회의 중앙 간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히로시마에서 온 중앙위원은 중앙집행부의 개정안에 찬성론을 입장을 밝혔다.

“나가노에서 청년회를 한국 국적으로만 만들자고 하면 사람 수도 적지만, 80%가 조총련계로 채워져야 합니다. 그들은 애국가도, 태극기에 대한 경례도 거부하지만 한국 패스포트가 편리하다는 이유로 한국 국적으로 바꾼 사람들입니다. 한반도 출신이면 일본 국적이라도 허용해야 합니다. 시대의 흐름입니다.” 나가노에서 온 중앙위원은 다시 찬성론을 주장했다.

“국적은 민단의 정체성입니다. 부회장까지는 일본 국적이 해도 됩니다. 단 회장은 한국국적으로 해야 합니다. 나는 개정안에 반대합니다.” 한재은 중앙감찰위원장이 나서서 반대의견을 밝혔다.

“우리는 일본에서 차별을 받아왔습니다. 그런 우리가 우리 조직 안에서 일본 국적이라고 차별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일본 국적한테 회원은 된다고 하고 회장은 안 된다고 하는 것은 차별입니다. 단비를 내고 열심히 하면 회장도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급기야 개정안을 제안한 집행부 수장인 오공태 중앙단장이 나서서 ‘차별론’을 펼치면서 개정안 통과를 호소했다.

여건이 중앙의장은 개정안 찬반토론은 진행시켰으나, 표결에는 붙이지 않았다. 심의를 더 깊이 진행하자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학생회 청년회 중앙간부에 한반도에 뿌리를 내린 일본 국적자도 취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개정안은 격론을 불러일으켰으나 결국 통과되지 않았다.

재일민단은 2월21일 동경 미나토구의 한국중앙회관 8층에서 제72회 정기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활동보고와 예결산, 올해 활동방침과 규약개정안 등을 심의했다.

재일민단은 이날 올해 민단단원 가정 2만호 방문을 결정함과 동시에 ▲재일동포사회 대통합 ▲민단정체성 확립운동 전개 ▲재일동포 생활지원 사업 확대실시라는 3개 항목을 중점방침으로 확정했다.

재일동포사회 대통합은 일본국적자, 다문화결혼 가정, 신정주자 등 구성이 다양화되고 있는 재일동포사회의 당면 현안. 재일동포사회를 대표하는 민단으로서 이들을 끌어안는 노력의 일환인 셈이다.

민족정체성 확립은 재일동포사회가 이미 3,4세시대로 돌입하면서 재일한국인들의 민족의식이 해마다 희박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응한 것. 민단 각지에서 우리말 한글교실 운영과 차세대 모국 수학여행, 10월마당을 통한 우리문화 확산 등을 시도해온 민단이 이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생각에서 올해 중점방침으로 확정한 것.

또 하나는 재일동포 생활지원사업의 강화다. 민단은 차세대 취업을 위해 취직페어를 개최해왔으며, 전문가들을 위촉한 생활상담센터도 운영해왔다. 올해는 이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양로원 등의 시설에 들어가 있는 동포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단 재산 보호 및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재산관리규정을 개정했고, 일본국적도 민단 중앙고문이 될 수 있도록 규정을 고쳤다.

오공태 재일민단 중앙단장(왼쪽)과 이수훈 주일대사.
오공태 재일민단 중앙단장(왼쪽)과 이수훈 주일대사.

여건이 중앙의장의 주재로 열린 이날 정기중앙위원회에는 오공태 중앙단장, 여건이 중앙위의장, 한재은 감찰위원장 등 민단중앙 3역과 각지에서 온 중앙위원 등 300여명이 참여했다. 개회식에는 이수훈 주일대사도 참여해 축사를 했으며, 재외동포재단에서는 이구홍 재외동포재단 자문위원장이 참여했다.

오공태 중앙단장은 “한국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돼 스포츠를 통한 우정을 쌓고 있다. 스피드스케이트의 이상화와 고다이라 선수가 우리의 가슴을 울렸다”면서 “북한도 참석해 남북대화 전진에 큰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소개한 후 “헤이트스피치가 아직 일본 각지 곳곳에서 크고 작은 규모로 행해지고 있다”면서 “헤이트스피치가 근절되도록 민단 지방본부들이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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