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있는 정원 이야기①] 조용덕 아프리카 말라위 전 한인회장(1)
[꿈이 있는 정원 이야기①] 조용덕 아프리카 말라위 전 한인회장(1)
  • 월드코리안뉴스
  • 승인 2018.02.2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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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아프리카에 첫발...수영장 건너에 시어머니집 있어

해외에 있는 한인들은 어떤 꿈을 꾸고, 이루면서 살고 있을까? 어떤 집을 짓고, 어떤 정원을 가꾸며 살아가고 있을까? 해외 한인들의 꿈과 정원 이야기를 모아서 연재한다. <편집자>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 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봄이면 씨앗 뿌려/ 여름이면 꽃이 피네…”

가수 남진의 노래에 빠져 춤과 노래를 따라 하던 소녀시절이 있었다. 소녀의 아버지는 친구분들이 놀러 오면 꼭 소녀를 불러 노래를 시켰다. 소녀의 노래와 춤에 빠진 아버지의 친구분들은 지갑을 열었고, 소녀는 그 재미에 노래를 더 좋아했다.

당시는 한국의 70년대 초반이었다. 서울 아현동 굴레방다리 옆 이층짜리 아파트에 살았는데, 화장실은 6개가 붙어 있는 공용을 사용했다. 초등학교 화장실에 빨간손이 올라오는 이야기가 돌아다닐 때여서 소녀는 혼자서 화장실을 가는 것조차 무서워했다.

두려움을 떨치고자 남진의 노래를 화장실에서 흥얼흥얼 부르면서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는 꿈을 화장실에서도 꾸게 되었다. 그 꿈이 결실을 맺기까진 그 후 30년이란 오랜 세월이 걸렸다.

내가 아프리카 말라위로 간 것은 대학을 졸업한 1987년이었다. 말라위의 공영토건 주재원으로 가셨던 아버지의 부름으로 현지 한국대사관에 행정원으로 1년 가량 일할 요령으로 아프리카에 첫발을 디뎠다.

처음 밟은 아프리카의 느낌.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좋고 마음에 들었다. 타잔 영화에서 나오는 나무줄기 타고 이 나무 저 나무 넘어 다니는 타잔도 없었고, 어슬렁거리고 다니는 사자도 없었다. 원숭이도 없었고 코끼리도 없었다. 이 동물들은 동물원이나 사파리에 가야만 볼 수 있었다.

대신 타잔 영화에선 없는 전기도 있고, 수도 꼭지를 틀면 뜨거운 물도 콸콸 나왔다. TV방송은 없었지만, 비디오 가게가 있어서 영화도 빌려 볼 수 있었다. 대사관저의 멋진 정원에서 여는 파티를 보면서 어렸을 적 불렀던 초원 위의 집을 생각했고, 멋진 집을 짓는 꿈이 다시 꿈틀거렸다.

나는 그후 결혼을 했고 남편을 따라서 미국과 케냐에 살다가 10년만인 2006년에 다시 말라위로 왔다. 나의 세례명은 클라라다. 시어머님은 남아공에 사셨는데, 2007년에 말라위로 오셔서 정착하시겠다고 하시길래 잠시 고민에 빠졌다. 친구들도 시어머님과 같이 살면 힘들지 않겠느냐면서 말렸다. 하지만 나는 시어머님의 입장에서 생각했다.

시어머님도 아들이 둘이고, 나도 아들이 둘인데, 이 다음에 내 아들이 장가를 가서 내 아들과 같이 살고 싶다고 했을 때 내 며느리가 싫다고 한다면, 얼마나 슬플까? 이런 생각으로 시어머님과 함께 살기로 했다.

시어머님이 오시면서 새로 집을 지었다. 11년 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던, 옥수수 밭이었던 땅에다가 집을 짓기 시작했다. 적은 돈으로 큰 기대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수영장을 가운데 두고 시어머님 집과 우리 집을 함께 지었다.

11년 전에 정원을 적은 돈을 들여서 했기에 평범했는데 최근 우기철을 맞아 부분적으로 새로 정비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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