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아주 어렸을 적에 익숙하게 들은 동화, 해님달님을 떠올려보자.
떡장수를 하는 엄마와 두 남매의 이야기이다. 아주 간단히 요약해보면 하루는 엄마가 떡을 팔러 가는데 호랑이가 나타난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하다 결국 잡아먹히게 된다.
오누이는 숨고 버티다가 그만 문을 열어 주고 가까스로 밖으로 피해 동아줄을 타고 하늘나라로 간다. 이 동화 중에 엄마 목소리 내는 호랑이, 손에 분칠하는 위장, 동아줄에 미끄러지는 호랑이는 각각 진동과 주파수, 지문의 생체화학, 윤활과 윤활계수의 과학영역이다.
이 전래동화를 각색하여 그림을 그리고 연극을 하거나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노래를 붙이면 예술의 장르에 들어간다. 또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실험을 하게 되면 아이들은 과학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과학과 기술을 구분하는 게 다시 필요하지만 여기에서 우리는 과학이라 표현하기로 하자. 또 음악 역시 예술에 포함하는 것은 별도로 한다.
과학과 예술이 구분이 안 된다. 그러면 뭐가 같고 뭐가 다를까? 본질성, 다양성, 축적성, 독창성이 같고 다른 것 하나라면 시간성이다. 예술은 점점 끝없이 쌓이는 반면 과학은 쌓이다가 도약을 하게 된다.
나는 이 현상을 마치 불도저로 흙을 밀어내는데 어느 순간 버켓을 확 넘어서는 그것에 비유한다. 전래동화 해님달님에서 우리는 과학적 요소와 예술적 요소를 구분하고 과학과 예술이 함께하는 연극을 꾸며낼 수 있다. 해님달님 얘기는 우화이다. 이를 과학으로 각색했으니 과학이다. 오늘날에 와서 융합이니 뭐니 하지만 사실은 원래 과학이나 예술영역은 구분이 없음을 알 수 있다. 본디 하나이었다.
필자소개
본지 편집위원, 공학박사, 전 국가과학기술위원, 평화통일시민연대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