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중국어는 ‘ 도구’ 아닌 ‘소통의 창구’
[기고] 중국어는 ‘ 도구’ 아닌 ‘소통의 창구’
  • 이재희 <중국문학박사>
  • 승인 2018.04.04 1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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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문화를 이해하는 도구....알면 마음의 문도 열려
이재희 중국문학박사
이재희 중국문학박사

몇 해 전까지 만해도 생소했던 4차 산업혁명이 어느새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왔다. ‘인공지능(AI)’은 이미 익숙한 용어가 됐다. 이 첨단 기능은 전통적인 어학 학습에 대해서도 변화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말로 하는 TV'를 통한 영어 학습은 가히 혁명적이다.

이 첨단 기술은 ‘이것을 영어로 뭐라고 하지?’라는 호기심을 가장 쉬운 방법으로, 가장 빠르게 우리에게 피드백해준다. 이렇게 기술이 진보하면서 사람들의 외국어 학습에 대한 열의도 더욱 높아졌다.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언어는 영어다. 하지만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놀랍게도 중국어다. 중국인이 전 세계 영어 사용 인구보다도 많기 때문이다. 또 중국정부가 엄청난 자본을 투입하여 공자학원을 공격적으로 세운 결과, 외국인을 위한 중국어와 중국문화도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사람들이 중국어를 배우는 이유는 중국과의 점점 긴밀해져가는 관계 때문이다. 이제 ‘중국 없는 한국’은 상상하기 어렵다. 우리는 이미 정치,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중국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영어와 중국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에는 아직 확연한 차이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의 이미지가 다르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은 매너 있고 세련되었으며 사회적인 성공을 보장받을 수 있는 능력과 성품을 가진 것으로 통한다. 그에 비해 중국어를 잘하는 사람은 그런 대우를 받지 못한다.

이는 물론 서구의 헤게모니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중국에 대한 인식 좋지 않은 탓도 있다. 이웃나라 중국의 놀라운 성장과 대륙의 거대함은 우리에게 두렵고 공포의 대상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여전히 시끄럽고 예의가 없다는 이미지가 있다.

이러한 인식에는 중국인을 얕보는 마음이 깔려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중국을 무시하는 유일한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한국인은 중국에게 심리적 거리를 둔 채, 단지 절실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마지못해’ 중국어를 배우지 않나 싶다.

국내 중국 관련 보도는 미국이나 일본의 뉴스를 그대로 받아쓴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그들의 시각으로 중국을 이해하게 된다. 넬슨 만델라는 “상대가 이해하는 언어로 대화하면 그 사람의 머릿속으로 들어갈 수 있지만, 그 사람의 모국어로 대화하면 마음속까지 들어갈 수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우리는 중국어를 배우기는 하지만, 여전히 중국인의 마음속까지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 같다.

혹시 우리는 중국을 부정적인 세계로 가둬놓고 우리의 사고의 폭을 제한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면에서 우리는 중국어를 배우는 자세를 바꾸어야 한다. 중국어를 단지 기술적인 ‘차가운 도구’가 아닌, 중국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따뜻한 ‘소통의 창구’로 여겨야 한다. 다시 말하면, 중국어를 단순히 어학이 아닌, 마음으로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어를 통해 중국 속에 들어가 중국을 제대로 들여다보자. 중국인의 입장에서 중국을 생각한 뒤, 다시 우리의 생각으로 중국을 바라보는 작업을 해보자. 그래야만 중국을 진짜 파트너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필자약력>
2013년, 중국화동사범대학교, 중국현대문학 석사졸업
2017년, 중국화동사범대학교, 중국현대문학 박사졸업
2014년~현재, 코리나교연, 연수프로그램 기획, 관리
2017년~현재, 한국방송통신대학, 중국어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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