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희의 본아페티] 스프 속 다양한 맛 찾는 재미가 솔솔··· 파리 AG레스토랑
[정주희의 본아페티] 스프 속 다양한 맛 찾는 재미가 솔솔··· 파리 AG레스토랑
  • 파리=정주희 해외기자
  • 승인 2018.06.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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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점점 맑아지고 밝아지고 있다. 눈부신 햇빛과 선선한 그늘을 다 즐길 수 있어 발걸음 닿는 대로 떠나고픈 날씨다. 햇살을 맘껏 즐길 수 있는 계절이라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 요맘때 시장에 나가면 야채들도 풍성하고 산과 바다에서 건너온 다양한 먹거리 재료가 널려있다. 레스토랑의 쉐프들도 가장 신날 계절이 아닐까 싶다.

이번엔 레바논 출신의 요리사인 Alan Geaam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중의 한곳인 샤틀레레 알에 위치한 AG레스토랑을 방문했다. Alan Geaam은 파리에 1구 3구 16구에 각각 다른 이름으로 레스토랑을 열고 레스토랑마다 메인 쉐프를 두고 본인의 아이디어에 각각 쉐프들 개성을 맞추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이 늘 북적거리는 샤틀레레 알 중심에 자리 잡은 AG레스토랑은 골목으로 살짝 들어가 있어 자칫 지나치기 쉽긴 하지만 조용히 테라스에서 식사 하며 햇빛을 즐기기에도 좋거니와, 실내에도 문화재로 지정된 유리지붕과 현재적인 장식들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조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음식에서도, 플래팅에서도 느낄 수 있다.

Amuse bouche(애피타이저)부터 손님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새집의 새알처럼 눈알 사탕만한 작은 브리오슈빵이 올라와 있고, 빵을 가볍게 찍어 먹을 수 있게 3종류의 오일과 양념 향신료가 나왔다.

이어서 나온 흰 아스파라거스 스프, 검은 곡류, 흰 곡류 가루를 이용해 만든 비스킷이 눈길을 끌었다. 모양에 비해 특별한 맛은 없었지만 다양한 칼라의 녹두 위에 올라간 비스킷의 어우러짐이 눈에 즐거움을 준다. 시작부터 재미있다.

전식으로 oeuf/petit pois/grenade/ail des ours(계란, 완두콩, 석류, 산마늘)이 나왔다.(메뉴판만 보아선 재료들만 적혀 있어 이해가 안 돼 물어 보았더니 스프류가 나온다고 했다.)

계절에 맞는 싱그러운 색깔이다. 우선, 눈으로 본 맛은 기분이 좋은 맛이다. 첫맛은 당연히 완두콩의 고소한 맛이다. 한번, 두번 수저가 내려갈 때 뭉클한 느낌이 든다. 휘저어 들어 올려 먹어보니 계란 맛이 난다. 어라? 숨바꼭질이네!

노른자의 맛 뒤에 씹히는 상큼한 맛은 뭘까? 석류알이었다. 계란의 비린 맛을 석류의 달콤새콤함이 숨겨줬다. 산마늘은 못 찾았다, 완두콩 맛 속에 마늘향이 나는걸 보니 완두콩과 함께 잘 갈린 듯하다. 전식을 먹는 내내 난 술래가 되어 스프 속 다양한 맛을 찾는 재미에 푹 빠졌다

본식으로는 pêche du jour/risotto/épinard/coquillages/beurre citronné(리조또를 곁들인 오늘의 생선)가, 생선으로는 대구가 나왔다. 흑미로 만든 리조또는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나서 약간의 느끼함 때문에 리조또를 싫어하는 내게는 뒷맛으로 남는 구수함이 느끼함을 금 새 잊게 만들었다. 소금간이 간간하게 되어있는 대구살은 레몬소스로 인해 텁텁함 없이 깔끔했다.

후식으론 이 식당의 대표 디저트인 No cheese cake/yuzu/praliné(치즈 없는 치즈케익)을 주문했다. 보기엔 아기자기한 장식과 함께 여느 치즈 케익과 다를 바 없이 보인다. 아래 시트는 견과류를 시럽에 조려 만들어져 있고, 맛 또한 여느 치즈케익 맛이다. 

단, 유자맛과 레몬맛 때문에 아주 많이 새콤할 뿐이다. 치즈 대신 다른 유제품들로 치즈의 역할을 대신한 듯하다. 식사를 마칠 무렵 쉐프가 나왔다. 손님들의 반응을 보기 위한 듯 손님들 테이블을 둘러보았다.

Sophie Rio

AG 레스토랑은 Sophie Rio 쉐프가 책임지고 있다. 넉넉한 엄마 같은 모습으로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2년 전부터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소피 리오쉐프는 식재료 간의 조화와 균형을 생각하며 조리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곳은 가격대비 눈과 입이 즐거운 곳이다. 특히 식감부터 향까지 접시 안에 다 들어있어 눈으로 향으로 입으로 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30유로에 전식본식 후식까지 다 맛 볼 수 있다.

햇살과 바람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는 요즘, 조용한 테라스에서 햇살과 마주하며 쉐프의 감각을 고스란히 담아낸 접시를 맞이해 보면 어떨까?

RESTAURANT AG LES HALLES
14 Rue Monétour 75001 Paris
Tel. 01 42 61 37 17

필자소개
프랑스 요리교육기관 ‘르꼬르동블루’ 졸업, 전 재불한인여성회장, 전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 프랑스지역본부 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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