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송칼럼] 미국이 NPO의 천국 된 비결
[이계송칼럼] 미국이 NPO의 천국 된 비결
  • 이계송<뷰티타임즈 발행인, 전 세인트루이스 한인회장>
  • 승인 2018.11.29 21: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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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기부문화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이 배경...우리도 NPO 육성해야
이계송 전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이계송 전 세인트루이스한인회장

미국은 NPO의 천국이다. 비영리시민단체가 NPO(Non Profit Organization)다. 미국내에 150여만개나 되는 NPO가 활동하고 있다.

역사적 배경도 특이하다. 미국은 건국 이전에 NPO가 먼저 생겼다. 영국의 식민지하에서 천시 당했던 미국시민들은 사회복지 문제해결에 스스로가 나섰다. 자체적으로 기금을 거두어 병원, 학교시설, 소방서 기타 사회복지 기관 등을 세워 운영했다. NPO의 출발이다.

초기 NPO의 중심은 교회단체였다. 성공회와 가톨릭교회가 대표적이다. 기독교정신은 우리의 유교의 전통처럼 삶의 문화로서 미국인들의 몸과 마음 속에 깊이 배어있다. 기복신앙과 거리가 멀다. 이타적 그리스도정신을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며 산다. 어느 곳이든 교회가 들어 서면 인근 마을은 훨씬 더 밝아진다.

특히 강한 정부가 싫어서 영국과 프랑스를 떠나온 사람들이었다. 정부는 정치, 외교, 군사에만 치중하고 사회복지 같은 문제는 시민들이 자치적으로 해결한다는 기본 정신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윌슨의 작은 정부가 그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미국정부는 NPO를 파트너로 삼아 복지 정책을 대폭 실시한다. 사실상 정부-NPO 연합 형태로 사회복지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 NPO의 수입은 주로 병원이나 교육에 사용된다. 특히 이 분야에 있어서는 정부 기능의 절반 가량을 NPO가 담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의 1개 NPO당 자산운용은 자체 수입 55%, 정부보조 35%, 타 재단 보조 10% 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물론 분야마다 그 수입의 비율이 다르며, 또한 정부가 분류하고 있는 NPO의 기준에 따라 정부의 보조 형태도 다르다.

NPO의 수입은 세금 공제혜택을 받는다. 이는 정부가 세금으로 어차피 실시해야 할 복지사업을 NPO를 통해 시민단체가 자체적으로 해결하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 NPO 중에서도 미국 국세청 카테고리 ‘501(c)3’에 해당되는 NPO의 경우는 기부자들의 기부금에 대해서도 전액세금 공제 혜택을 준다. 기부를 장려하는 좋은 시스템이다.

미국의 NPO는 2016년도 통계에 의하면 한 해에 3,900억 달러의 기부금을 받았다. 기부자는 시민(72%)이 다수이고, 재단(15%), 유산(8%), 기업(5%)순이다. 기부금 총액은 한국 정부 예산(2017년 3580억불) 보다 많다. 미국 GDP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액수이며, 150만개 NPO에 고용된 인구만 해도 총 고용인구의 9%에 이른다.

NPO 분야의 전공과목을 개설하고 있는 대학만 해도 300개가 넘는다. 많은 학생들이 NPO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다. NPO 하나를 창립하면 ‘Social Enterprises’, 즉 사회공익기업을 하나 세운 것으로 인식된다. 미국 청년들의 NPO에 대한 꿈은 우리 청년들의 벤처기업에 대한 꿈에 비유할 수 있다.

특히 변호사나 의사들이 NPO를 창립하거나 기존 NPO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고위 공직자들도 공직을 포기하면서까지 기꺼이 그런 일을 한다. 흑인 동네의 슬럼화를 막기 위한 NPO가 하나의 예다. 성공한 케이스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특히 큰 돈 버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영웅들은 대부분 NPO재단 하나씩은 운영하면서 사회에 공헌한다. 이는 돈을 벌면 기부를 해야 사회적으로 대접받는 미국문화 때문이기도 하다. 암 연구, 사회 및 과학 연구 NPO기관에 기부, 사회복지발전에 엄청나게 기여하고 있기에 이들을 영웅시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웬만한 NPO의 이사 자리를 하나 갖는 것을 최대의 명예로 여긴다. 정치인이나 유명 CEO자리보다 더 부러움을 사고, 사회적 신분을 높게 인정받기 때문이다. NPO가 정부의 그랜트(grant), 즉 국가 조보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저명인사를 영입하는 경우도 많다. 영입 받는 걸 또한 대단한 영광으로 여긴다. 사회봉사라는 명분과 자기 명예의 실리를 동시에 확보하는 미국문화의 긍정적 측면이다.

NPO 활동은 그 범위가 무한대이지만 정치활동만은 제한한다. 예를 들면 모든 교회는 501(C)3 NPO에 해당되는데, 교회가 특정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펴는 경우, 즉각 국세청으로부터 501(C)3 세금 감면혜택 자격을 박탈당한다. 물론 501(C)3 범주에 해당하지 않은 NPO도 있다.

미국 NPO의 성공의 배경은 살점 같은 아까운 돈을 아낌없이 내놓는 시민들의 기부문화와 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있다. 특히 가진이들의 솔선수범 그리고, 그런 그들에 대한 사회적 예우와 존경심이 대단하다. 기부문화의 촉매제인 셈이다.

NPO 역시 시민들로부터 가장 높은 신뢰를 받는다. 이어서 기업, 언론, 정부 순이다. 정부가 재정지원은 하되 간섭을 최대한 자제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운영의 효율성 측면도 그렇다. 관료들에 비해 일반 시민들의 능력과 사명감이 더 뛰어나다는 것이다. 정부 관료들의 개입을 가능한 한 최소화는 것이 성공의 또 하나의 열쇠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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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 2018-12-07 08:36:19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기부문화의 올바른 방향제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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