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양구 두타연과 고성 통일전망대 탐방기
[기고] 양구 두타연과 고성 통일전망대 탐방기
  • 김은주(중국 사천외국어대학교 한국어과 외국인교수)
  • 승인 2019.03.16 04: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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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한중문화가정이다. 양국문화를 같이 배우는 아들에게 엄마의 조국 대한민국을 알고 이해시키며, 최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한반도의 분단의 역사와 상처 등을 직접 체험하는 귀중한 시간을 선물로 주고 싶어서 아들과 함께 휴전선 지역을 찾았다. 엄마를 낳은 대한민국을 아들이 체험하는 것이 필연이자, 시대의 요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겨울방학에 아들과 함께 한국의 역사유적지 여행을 했다. 한국에서 북한의 핵보다도 더 무섭다는 중2가 된 아들에게, 사춘기의 호기심을 한국에 관한 역사의식에 대한 호기심으로 바꾸어 주고 싶어서 계획해 본 역사유적지여행이었는데, 아들이 원래 역사 방면에 흥미가 많아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최소한의 경비로 여행 겸 역사여행을 하려고 나름 많이 고민하다가, 양구에 있는 지인집에서 머무르며 양구의 6.25 격전지 등을 둘러보고, 또한 강원도 고성에 통일전망대까지 둘러보는 계획으로 했다. 물론 통일 전망대에는 아들이 아기 때부터 두세 번은 간 것 같지만, 이번에 DMZ박물관도 새로 오픈했다고 해서 더욱 여행일정에 넣게 되었다.

첫 행선지는 강원도 양구였다. 서울에서 새벽에 출발했다. 차에서 김밥과 컵라면을 먹으며 달리니 아침 9시에 양구 두타연에 도착했다. 두타연은 민간인 출입통제선 북방인 양구군 방산면 건솔리 수입천의 지류에 있다. 민간인 통제구역 안으로, 그동안 출입이 통제되어 오다가 관광객들에게 개방된 지 몇 년 안 된 곳이다.

두타연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먼저 이목정안내소에서 출입허가신청을 해야 한다. 신분증이 필수다. 두타연 계곡은 아직 겨울이라 눈이 쌓여 있었다. 설경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소지섭길, 두타사라는 절의 이름을 따서 지은 두타연 연못 등을 돌았다.

양구는 6.25전쟁 때에 치열한 전투가 벌여졌던 가슴 아픈 곳이다. ‘비극이 지켜준 아름다움’에 마음이 숙연해졌다. 양구에는 이외에도 펀치볼, 제4땅굴, 국토정중앙천문대, 박수근미술관 등이 있다.

우리는 양구에서의 첫 날 밤을 양구가 배출한 시인 조완묵님의 집에서 보냈다. 조완묵 시인은 작고하였으나, 그의 아들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우리는 시인의 ‘금강산 가는 길’ 시집도 선물로 받는 영광도 누렸다.

둘째 날 아침, 일찍 서둘러서 양구의 예술인 박수근미술관을 둘러보며 잠시 그의 예술의 세계에 빠져 보기도 하였다. 마침 양구민주평통협의회 임인순 회장님께서 함께 둘러보며 설명을 해주셨다. 임 회장님과는 평통해외지역회의 때에 만난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니, 너무 반가웠다.

양구에서 강원도 고성으로 출발해 저녁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일찍 통일전망대로 향했다. 이곳도 출입신고를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입장시간도 정해져 있었다. 우리는 일찍 도착해 첫 번 째 입장시간에 들어갔다. 출입신고를 마치고 차로 더 들어가니 통일전망대에 도착했다. 앞이 내려다보이는 고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전망대 안에서 해설을 들으면서 눈앞에 보이는 북한 땅을 보고 또 보며, 밀려오는 감회에 젖었다.

전망대를 나와 우리는 바로 옆에 새로 오픈한 DMZ(Demilitarized Zone)박물관에 갔다. 사실 통일전망대는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에 오게 된 건 바로 DMZ박물관을 보기 위해서였다. 새로 오픈한 곳으로, 아들이 한국의 분단현실과 통일의 필요성을 느끼기에 교육적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곳이었다. 또한 그 옆에 있는 6.25전쟁 체험전시관까지 돌아본 뒤, 우리의 고성 통일여행은 마침표를 찍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우리는 분단국가로서의 한국의 현주소를 확실히 느꼈다. 올해 3.1운동과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등 과거 우리 역사를 돌아보는 중요한 시점인 만큼 더욱 시의적절한 여행이었던 것 같다. 우리의 선조들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목숨을 바치고 많은 희생으로 오늘의 우리가 사는 만큼,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 더욱 부강한 통일한국을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되돌아보고, 잊지 말고, 교훈으로 삼아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금강산 가는 옛길인 31번 국도와 연계하여 금강산까지 갈 수 있는 가장 최단거리인 30여km의 육로개발을 계획, 추진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는 트레킹으로 금강산 육로관광을 갈 수 있을 것이다. 정말 꿈과 같은 현실이 눈앞에 다가올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한마음으로 꿈꾼다면, 이 꿈은 이루어지지 않을까 싶다.

필자소개
경희대 석사, 중국 사천대 박사과정 중. 현재 중국 사천외국어대학교(성도) 한국어과 외국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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