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코리안] 15년 전 4.3의 ‘겨울연가’ 돌풍
[비바 코리안] 15년 전 4.3의 ‘겨울연가’ 돌풍
  • 정길화(방송인, 본지 객원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4.04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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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말할 것 없이 4월3일은 제주4.3이 워낙 강렬하다. 올해로 71년을 맞이한 제주4.3은 올바른 정명(正名)과 역사적 진실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함을 여전히 일깨워 주고 있다. 그리고 한편으로 기억해야 할 또 다른 4월3일도 있다. 이날은 일본 한류의 기폭이 된 <겨울연가>(연출 윤석호/극본 윤은경, 김은희, 오수연/출연 배용준, 최지우, 박용하, 박솔미 외)가 일본에서 방송이 시작된 날이라는 것을 들 수 있다.

<겨울연가>는 먼저 2003년 4월에 NHK 위성채널(BS2)에서 방영됐는데 반응이 좋아 그 해 12월에 같은 채널에서 재방송이 됐다(일본에서는 <겨울소나타>(ふゆのソナタ)로 방영). 그런데 시청자들의 요청이 쇄도하자 이듬해 2004년 4월에 3번째 방영을 마침내 NHK 지상파 채널에서 하기에 이른 것이다. 공교롭게도 2003년 위성방송 첫방, 2004년 지상파 첫방이 모두 4월3일이다.

'겨울연가' 일본판 포스터[출처=NHK]
'겨울연가' 일본판 포스터[출처=NHK]

2004년 이날, <겨울연가> 지상파 첫 방송일에 맞추어 배용준이 팬초청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 '첫사랑에 대한 순정과 기억의 향수'를 불러일으킨 그를 보러 도쿄 하네다 공항에 일본 여성팬 5천 여명이 운집해 아수라장을 이루었다. 바야흐로 욘사마 신드롬이 폭발한 것이다. 그렇다면 4월3일은 일본에서의 한류가 본격적으로 개막한 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덧 15년 전의 일이다. 지금의 한일관계를 생각하면 실로 금석지감이 있기는 하다.

1997년 6월15일 중국 CCTV에 <사랑이 뭐길래>(박철 연출/극본 김수현/출연 이순재, 김혜자, 최민수, 하희라 등)가 방영되면서 이 날을 중화권에 한류가 점화된 날로 기념할 수 있다면 그 바톤을 일본에서의 <겨울연가>가 받은 셈이다. 2004년 세번째 방영의 경우, 관동지역 평균시청률이 14.4%고, 최종회 시청률이 20.6%라고 하는데 이는 그해 통산 상위 5위권에 든다고 한다. 2004년 12월20일부터는 한국어 원음, 일본어 자막으로 네번째 방송을 하게 된다. 한국어 OST 드라마가 일본 열도에 방송된 것이다.

<겨울연가>를 전후로 일본 사회에 ‘한류’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됐으며 <겨울연가> 이전과 이후의 한국 드라마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겨울연가>와 함께 한류 붐을 이끈 것은 배용준이라는 브랜드파워였다(KOFICE, 2012, <한류포에버>). 2010년 도쿄 거주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게 된 시기가 <겨울연가> 붐이라고 답한 비율이 44.9%로 이 드라마의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주고 있다(채지영, 2010, ‘일본인의 한국 대중문화 소비특성에 관한 연구’).

아마도 <겨울연가> 이후 한류에 대한 국내외의 본격적인 연구도 정립됐을 것으로 본다. ‘설계되지 않은 성공’, ‘어쩌다 얻어걸린 인기’ 등으로 치부되던 한류 콘텐츠에 대한 진지한 응시와 체계적인 연구 또한 <사랑이 뭐길래>와 <겨울연가>의 쌍끌이 효과로 인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드라마가 주도한 한류 1.0이 이렇게 진행되고 진화됐다.

이후 케이팝이 이끄는 한류 2.0 시대가 왔다. 서태지를 거쳐 HOT, 슈퍼 주니어, 빅뱅, 엑소, BTS까지 찬란한 스타의 대열이 전개되고 있다. 드라마 한류는 <별그대>와 <태양의 후예> 이후 조정국면에 있고, 주지하다시피 작금 케이팝은 희대의 사건 이후 심각한 시험에 들고 있다. 어쩌면 업계에서 학계에서 고대하던 한류 3.0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하기야 지금 한류 비즈니스를 걱정할 때가 아니다. 15년 전 4월3일 <겨울연가>로 시작한 한류 돌풍은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서’ 출발지의 모습을 성찰해야 함을 알려 주고 있다.

필자소개
정길화(방송인, 언론학 박사, MBC 중남미지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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