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칼럼] ‘레이와(令和)’ 시대의 일본, 동포사회의 변화도 기대된다
[김현중칼럼] ‘레이와(令和)’ 시대의 일본, 동포사회의 변화도 기대된다
  • 김현중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 승인 2019.05.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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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난 5월1일 126대 나루히토(德仁)일왕 즉위를 맞아 새 연호 레이와(令和)를 쓰기 시작했다. 7~8세기 만요슈(万葉集)의 시구에서 인용했다고 한다. ‘아름다운 조화’(beautiful harmony), ‘좋은 일이 많고 평화. 조화로운 시대’ 등의 의미라고 한다. 지난 주 일본의 도쿄 인근 치바현과 이바라기현에 다녀왔다. 중국인 등 외국인 단체관광객으로 붐비는 식당과 상점에는 ‘레이와’ 연호를 축하하는 배너를 내걸고 세일즈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작년에 3천만 명의 외국인이 찾아온 일본은 어디에 가도 여행 깃발의 물결이다. 헤이세이(平成)시대 31년을 끝낸 일본의 경제는 ‘전후 최장기 호황’이다. 레이와의 시대, 굵직한 일들이 이어진다. 다음달에는 G20회의(오사카), 10월 소비세인상, 내년 7월 도쿄올림픽, 2025년에는 오사카 박람회 등... 현해탄 건너 이웃의 재일동포사회도 더 변해가며 발전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진다. 

일본의 재일동포사회에는 ‘민단’이라는 훌륭한 조직이 있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48개 지방본부와 263개의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민단은 1945년 해방 후 결성된 재일조선인연맹(조련)에서 시작, 1946년 재일본조선거류민단-1948년 재일본대한민국거류민단-1994년 재일대한민국민단으로 바뀌었다. 모국과 가장 가까운 곳의 재일동포들은 남다른 애국심을 발휘해 왔다. 6.25때는 644명이 학도의용군으로 인천상륙작전에 참가했다. 그리고 모국투자 이외에 태풍피해나 IMF금융위기 등 어려울 때는 물론올림픽 등 큰 일이 있을 때마다 성금을 아끼지 않았다. 민단은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에 있는 중앙회관내에 재일한인역사자료관을 운영하고 있다.

민단도 일본사회의 고령화와 소자화(少子化)진행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동포 3-4세(전체의 54%)들의 민단 참여율이 극히 낮다. 동포 수는 연 5천여명의 귀화 등으로 해마다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여권 등 민원업무 대행도 없어져 동포들과 민단과의 소통의 기회도 뜸해졌다. 지난 10년 사이 특별영주자는 11만명 줄었고, 일반영주자(뉴커머)는 2배 늘어 6만 명을 넘었다. 민단의 위기로 볼 수 있다.

10여년 넘게 치바현 지방본부 모바라 지부를 맡아 고분군투하고 있는 김국경 지단장은 “현재 나오는 단원은 20명이 채 안 된다. 치바현의 경우 12개 지부가 7개로 줄었고, 7개 지부 가운데 2개 지부는 직할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지단장을 맡을 단원이 없기 때문”이라고, 이바라기현 지방본부 권민양 의장은 “아직 폐쇄된 지부는 없지만 어려움은 마찬가지다. 조직 활성화를 위해 양국 청년이 참가하는 포럼을 개최하고, 한글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글교실에는 동포는 안보이고 일본인만 나오고 있다”고 말한다.

금년 봄 취임한 여건이 민단중앙본부단장은 호별방문 등 단원들과의 소통 강화와 생활 편의 도모, 미래 세대 육성 그리고 일한친선증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기존의 성인식이나 청소년 모국방문 이외 어린이 볼링교실, 통일 골든벨, 모국유학생에 장학금 지급 그리고 일한친선협회와 공동으로 청소년 교류 등 신선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21세기 조선통신사 서울-도쿄 우정의 워크”행사에 참가해 우호 증진에도 일조했다. 

일본에는 2001년에 도쿄에서 출범한 재일한인연합회 이후 오사카, 요코하마, 나고야, 후쿠오카 그리고 히로시마에 한인회가 생겼다. 그 외의 지역에도 유학생, 자영업자, 직장인 등 다양한 부류의 New Comer들이 체류하고 있다. IT 등 기술직 이외 다른 분야도 개방됐고 청년 취업이 어려워져 일본행 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다. 민단에서 이들을 끌어들여 함께하면 좋을 것이다. 일본 열도에 뉴커머들의 민단 참여 활동이 눈에 띄고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도쿄민단 오영석 의장, 야마나시현 민단 이정형 단장, 도쿄민단 타이도 지부 염순택 지단장 등...

민단은 현재의 상황을 직시하고 미래에 대비한 혁신적인 변화가 요구된다. 무엇이 좋은 방안인지는 다 알 것이다. 실천이 문제이다. 소모적인 행사나 회의 중심의 문화는 과감하게 털어내고 생산적인 운영체제로 바꾸자. 또 정기적으로 경영진단을 시행하며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하자. 또 청년과 여성조직이 강화되도록 지원하고, 리더들을 운영에 참여시키자. CHANGE는 CHANCE다. 즉, 바꾸면 기회가 된다. ‘레이와’의 시대를 맞아 민단이 변화를 시작하여 도약, 융성하는 기회를 만들자. 일본에는 귀화자, 뉴커머 등 100여 만 명의 한인들이 함께하고 있다. 민단이 본국은 물론 전 세계 한민족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21세기 글로벌 민단’으로 성장해 나가기 바란다.

필자소개
대전시외국인투자유치자문관
(전)건양대학교 국제교육원장
(전)도쿄총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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