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 코리안] 책쓰는 외교관, 공부하는 공무원
[비바 코리안] 책쓰는 외교관, 공부하는 공무원
  • 정길화(방송인, 본지 객원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6.17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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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관 등 해외주재 공무원은 지구촌 곳곳에서 활동하는 안테나이자 전선(前線)이다. 자국의 국익을 추구하는 가운데 양국의 친선외교를 통해 현지에 주재하는 나라의 정치, 경제, 문화 등을 일선에서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해외주재 공무원들은 현지의 메인 스트림과 접촉하고 또 주재상사, 교민사회 등을 통해 누구보다 해당국의 사정을 잘 알 수 있다. 더러 선민의식이나 귀족주의로 인해 구설수에 오르기도 하지만 극히 일부라고 믿고 싶다.

주재 지역에 정통하다고 해도 개중에는 전문성을 축적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대체로 해외주재원의 견문과 정보자료에는 민간의 일반 독자대중과 공유할 만한 것이 많다. 외교상의 비밀로 분류된 것이 아니라면 이들의 경험과 지식은 국민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2010년 중남미 특파원을 부임을 앞두고 있을 때 <기회의 나라, 브라질>, <신이 내린 땅, 인간이 만든 나라 브라질> 등의 책은 S. 츠바이크의 <미래의 나라, 브라질>과 함께 많은 도움을 주었다.

최근 김학재 주볼리비아한국대사가 펴낸 책 '나의 멕시코'.
최근 김학재 주볼리비아한국대사가 펴낸 책 '나의 멕시코-깊숙이 들여다본 멕시코'.

최근 해외주재 공무원들의 저술물이 현저히 늘고 있다. 기존에 해외의 지역학, 지역사정 저술물의 경우 유관 학계 아니면 언론계의 관계자들이 쓴 책들이 많았다. 중남미의 경우 외교부, 코트라 등의 전현직 공무원들의 저작물이 늘어나고 있다. 전현직 대사, 코트라 관장 등이 필자로 눈에 띈다. 이들이 자신의 업무와 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고 저서를 출판하는 일은 매우 종요로운 일로 생각된다. 바람직한 기록문화, 출판문화 나아가 연구하는 공무원 사회의 문화를 보여준다.

내용은 대중적 저술물로서 아쉬움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일정한 콘텐츠를 갖추고 있다. 중남미 개관, 역사는 물론이고, 한국과 관련된 외교비화 등 개인적인 경험요소를 잘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나온 주볼리비아 김학재 대사의 <나의 멕시코-깊숙이 들여다본 멕시코>는 멕시코의 저변 역사와 문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호수 위에 세워진 멕시코시티와 아스테카의 붕괴 등에 대해 일찍부터 가지고 있던 고고학적 호기심을 저술물로 승화시켰다.

지구 반대편 중남미는 우리에게 여전히 낯설고 멀다.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담론이 기존의 학계 중심에 더하여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현지에서의 치열한 경험을 가진 외교관들이 필자로 나선다면 중남미 지역사정에 대한 이해는 훨씬 입체적이 될 것이다. 앞으로 FTA나 라틴아메리카와 미국, 중남미 역내의 지역갈등 나아가 치안, 환경, 에너지, 한류 등 특화된 주제별로 천착하는 보다 깊이 있는 저작물의 출현을 기대해 본다. 이제부터는 총론에서 각론으로, 스페셜리스트가 등장할 때다.

필자소개
정길화(방송인, 언론학 박사, MBC 중남미지사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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